기사 (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은빛자서전] 산수연(傘壽宴)을 지난 범부(凡夫)의 짧은 고백 [은빛자서전] 산수연(傘壽宴)을 지난 범부(凡夫)의 짧은 고백 각혈(咯血)하듯이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전쟁과 현대사의 파도를 넘나드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편에 나의 호흡도 품을 더했다. 산업역군으로도 36년의 세월 속에서 무명인이었지만 가족을 건사하고 사회의 한 귀퉁이에 벽돌 한 장 올렸다. 세상의 무수한 유혹과 탄식들에서 지켜진 나의 삶이 승자가 획득한 전리품이기보다 묵묵히 인생길을 걸어온 범인(凡人)의 열매이기를 바란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잔설(殘雪)이 산자락 끝에 홀연히 존재를 지키고 있어 우리는 지난겨울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나의 인생도 사계절을 다 지나왔다. 얼마나 더, 붉은 진달래의 인물 | 김경희 시민기자 | 2024-04-05 13:51 [은빛자서전]안식의 시간, 깊고 넓은 바다를 항해하고 귀환한 승전병 [은빛자서전]안식의 시간, 깊고 넓은 바다를 항해하고 귀환한 승전병 ■ 봄날의 향연, 사랑으로 충만한 유년시절1937년 영동에서 출생하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에 소읍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건 집안의 여건이 풍족했다는 반증이다. 학교 졸업후에 고향으로 내려왔다가 옥천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남편과 결혼을 했다. 시골 태생인 내가 서울 유학을 한 것은 순전히 외할아버지의 교육열과 외손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었다. 2024년 우리나이로 88살이 되었다. 90년 가까이 살고있는 오늘이 나도 믿기지 않은 세월이다. 열세 살까지 동생이 없던 나는 중학교에 가서 여동생이 태 인물 | 김경희 시민기자 | 2024-03-08 14:28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43)] 이제 익숙한 수식어 ‘최고령’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43)] 이제 익숙한 수식어 ‘최고령’ 깊은 뿌리를 내린 느티나무는 비바람에도 요동치치 않고 한결같이 곁을 내준다. 그리고 내내 기억된다. 박한약방, 65년이 넘은 그 터에 깊게 뿌리내린 약방과 원장님은 닮아 있었다. 65년 세월은 한약방 외벽에도 고스란히 담겼지만 세월의 흔적은 오히려 품위 있었다. 결이거친 현관문을 열자 뜻밖의 낯선 장면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원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 마늘을 까고 계신 모습이 마치 정겨운 수채화가 그려진 화첩을 넘기듯이 푸근했다.원장님 부부는 청주 한약방과 사모님이 옥천의 여학교에 교사로 근무하셨던 추억을 못잊어 이원의 작은 시 인물일반 | 김경희 시민기자 | 2023-12-08 10:39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5)] 내 인생의 화단에서 피어난 믿음꽃, 소망꽃, 사랑꽃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5)] 내 인생의 화단에서 피어난 믿음꽃, 소망꽃, 사랑꽃 이번에 만난 사람은 옥천읍 상계리에 사는 정순임 씨(86)입니다. 정 씨와 그 자녀들은 자신과 어머니가 다수의 옥천 '1호'와 '최초' 기록의 보유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막내아들은 어머니와 관련해 "최초로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 여성 1호, 옥천군 피아노 교습소 1호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신여성'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셨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씨는 새댁 시절 화단 가꾸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화단의 맨 앞에는 채송화를 심었고, 맨 뒤에는 인물일반 | 구술정리 정지환 객원기자 | 2019-08-01 23:32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4)]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해주세요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4)]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해주세요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이번에 만난 사람은 옥천읍 구일리에 사는 이수일 씨(80)입니다. 죽향초, 옥천중, 옥천농고(옥천상고 전신)를 졸업한 그는 20대 젊은 나이에 이장이 되어 마을을 위하여 7년 동안 봉사했습니다. 그런데 마흔 살이 되던 해인 1979년 이장으로 3년 이상 활동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무원을 특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그는 늦깎이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안내면 산업개발계장, 옥천읍 사회계장이 그의 19년 공무원 생활의 마지막 임무였습니다. 1998년 지방선거에 옥천군의회 의원으로 출마해 채 100표가 되지 않는 근 인물일반 | 옥천신문 | 2019-07-05 00:31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3)] 남의 맘 아프게 할일은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은빛자서전-인생은 아름다워(33)] 남의 맘 아프게 할일은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동이면 적하리에 사는 신용란 씨(89)입니다. 신 씨의 장남인 김성장 충북문화재단 이사는 동이초, 동이중 재학 때 장래 희망란에 '화가'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희망과 달리 금오공고 기계과에 진학했고, 거기서 문학 하는 선배들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직업군인 생활을 마치고 공장에 취직해 용접공으로 살다가 스물일곱 살에 충북대에 합격해 늦깎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시, 소설, 평론 등 마음 가는 대로 그저 무언가를 '쓴다'는 행위를 좋아했습니다. 언제인가부터는 붓글씨 인물일반 | 황민호 기자 | 2019-06-14 00:08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