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청소년 탐사보도단]우리고장 청소년, 즐길거리 찾아 타 지역 '원정'
[NIE 청소년 탐사보도단]우리고장 청소년, 즐길거리 찾아 타 지역 '원정'
옥천청소년수련관 만족도 조사 청소년 79% 불만족
오래된 시설, 위생 관리 부족 "별로 안 가고 싶어요"
  • 옥천여중 탐사보도단<티엠타임즈>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14.09.26 14:59
  • 호수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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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청소년들로부터 자유롭게 놀고 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7월 23일 옥천여자중학교 약 400명의 학생에게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로 '옥천에 청소년들이 놀만한 곳이 없다'라는 대답이 79%나온 것은 이 사실을 뒷받침 해 줄 수 있겠다. 옥천 청소년들은 즐길거리를 찾아 대전과 같은 인근 도시로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옥천에 청소년 시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청소년시설인 '옥천청소년수련관'이 위치해있다. 청소년들은 어떠한 이유로 '옥천청소년문화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옥천에 청소년들이 놀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학생들과 인터뷰 후 청소년수련관의 불편한 점과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

우선 8월19일 옥천여자중학교 2학년 금다윤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시설을 이용할 때 문, 마이크, 컴퓨터 등 고장 난 것이 많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시설이 썩 좋지 않아 친구들하고 자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대답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직접 현장을 취재하였다. 청소년수련관을 들어설 때 확연히 보이는 시설의 노후화. 심지어 화장실의 위생관리도 잘 되어 있지 않았다. 부서진 천장, 지지직거리는 스피커들을 보아 청소년수련관의 시설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춤 연습실을 취재하고 있는 동안에는 옆에 있는 노래연습실의 방음시설 문제로 노래 부르는 소리가 춤 연습실까지 들려왔다. 자기가 노래 부르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듣는 것을 원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적나라하게 듣고 있다면 기분 좋은 일은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시설 사용자들이 쓰고 치우지 않은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이로써 현장취재 결과 '시설의 노후화'와 '위생관리' 등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

▲ 옥천 청소년 수련관 내에 비치돼 있는 농구골대의 모습.
▲ 옥천청소년수련관 일부 공간에 비가 새는 탓에 세숫대야로 떨어지는 물을 받고 있는 모습.













 

 

 




■ 중·고생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부족

금다윤 학생에 이어 옥천여자중학교 3학년 전교부회장 박혜선 학생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박혜선 학생과 인터뷰를 한 결과, 박혜선 학생이 꼽은 청소년수련관의 최대문제점은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재 청소년 수련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는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지 않고 지루해 하는 것뿐이라고 하였다.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은 난타, 요가, 댄스, 요리수업 등이었다. 이는 타 지역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것들이다. 일례로 서울에 위치한 청소년문화시설의 프로그램에는 파티시엘(제과·제빵)수업, 마술수업 같은 것들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청소년들이 관심 있어 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면 청소년수련관의 이용이 원활해지고 청소년들의 갈 곳 없는 불만감과 서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의 실상과 해결방법을 묻기 위해 9월12일 체육시설 사업소 손성일 팀장과 박진수 담당자를 인터뷰하였다. 우선 박진수 담당자의 인터뷰에서 청소년수련관 시설의 위생관리에 대해 물었다. 박진수 담당자는 "기간제 근로자 한 분이 일을 해주시고 계신데, 그분이 퇴근하시고 나서 그 이후의 위생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수 담당자는 청소년수련관의 직원들이 그 부분을 특별히 신경 써서 해결하기로 약속했고 쓰레기통도 구비해놓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설의 고장 난 부분은 그때그때 말해 주면 즉각 고쳐놓겠다고 답했다.

손성일 팀장과의 인터뷰에서는 프로그램문제와 청소년들의 의견반영에 관해 물어보았다. 이에 손성일 팀장은 "청소년들이 청소년 수련관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것만큼 청소년 수련관이 발전하는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이 배우고 싶은 것, 활동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알려주기 바란다.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수련관 내에 '할 말 있어요' 함을 구비해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결과, 청소년 수련관의 문제점에 대해 체육시설사업소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았다. 청소년들의 노력과 관계자들의 노력을 결합해 하루빨리 청소년수련관의 선진화와 옥천청소년수련관 이외에 많은 시설이 생겨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하! 이런사례도>
보은 청소년문화의집, '좀 부럽긴 하네요

우수 등급 보은 청소년문화의 집
'청소년 편의' 중시한 시설 눈길
쾌적한 환경에 주말 평균 100명 이용

보은 청소년 문화의 집(이하 보은문화의집)은 여성가족부에서 주최한 '2013년도 청소년문화의집 종합평가 우수등급'에 충청북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됐고 '최우수 청소년 자원봉사 터전상'을 수상한 곳이다. 보은문화의집도 옥천수련관처럼 예산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지만 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한참 앞서 있었다.

13일 보은문화의집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깔끔하게 정리된 신발장이었다.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진 건물도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쾌적하고 편리해보였다. 문화시설은 △공연연습실 △노래감상실 △동아리실 등이 있었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실과 반기별로 희망도서신청을 할 수 있는 △도서관도 있었다. 청소년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도서들과 디브이디(DVD)들도 옥천수련관에 비해 훨씬 많았다. 공연연습실 또한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고 노래연습실도 2개로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했다.

▲ 보은청소년문화의 집 입구 모습.
▲ 수요조사를 거쳐 반기별로 보충되고 있는 책과 DVD 보은문화의 집은 청소년들의 작은 쉼터가 되고 있다.
▲ 청소년들은 보은문화의 집을 방문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춤도 추며 학업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특히 음식물반입자체가 금지돼 있는 옥천수련관과 다르게 보은문화의집은 '먹거리 쉼터'를 두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핸드폰 충전기 거치대 △분실물 보관함 등 작은 것 하나부터 '청소년 편의'에 맞춰 운영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결 문제 또한 달랐다. 지저분하고 고장 난 것들이 많은 옥천과 다르게 깨끗한 시설들이 돋보였다.

 ■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청소년 찾게 만드는 비결 '관심과 애정'

옥천수련관과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시설만이 아니었다. 보은문화의집이 운영하는 동아리프로그램은 △댄스동아리 △청소년기자단 △연극동아리와 △밴드동아리 등 청소년들이 참여하기에 적합하고 다양한 동아리들이 많았다. 옥천수련관 프로그램의 경우 '초등학생'을 위한 것들이 많은데, 보은에는 '중·고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별도로 마련해 두었다. △청소년 자치 기구나 △청소년운영위원회의 활동도 다른 점이다. 옥천수련관에도 청소년운영위가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누가, 언제, 어떻게' 뽑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 보은의 경우 청소년운영위가 시설 모니터링부터 개선점 제시까지 문화의집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었다.

▲ '기타교실'은 인기만점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강사의 지도 아래 실습을 하고 있는 청소년의 모습.

보은 문화의 집 하루 이용자 수가 평일은 50명, 주말에는 100명인 이유는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된 것 같다. 옥천과 비슷한 예산 문제를 겪고 있는 보은은 플랫폼 공모 사업, 꿈다락 사업 등으로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더욱 늘려가고 있다.

보은문화의집을 방문한 결과 시설과 프로그램 등으로 많은 차이점을 느낀 것도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관리자가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이었다. 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었고 평소에 문자도 주고받으며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관리자의 모습과 사소한 행동도 이용자 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무관심과 규제뿐인 옥천'과는 다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옥천보다는 이곳을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사보도를 마무리하며>

강수현: 신문활용교육(NIE)을 하면서 내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기사쓰기와 시설 관계자 인터뷰 하기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활동을 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사진을 찍어보고 기사를 내손으로 직접 써보니 정말 기자가 된 것 같았다. 다음에도 신문활용교육(NIE)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 더 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활동은 정말 좋았고 재밌었다.

박수민:
이번에 처음으로 취재 해보고 인터뷰도 해보고 현장에 가서 직접 카메라(DSLR)로 사진도 찍어보니까 진짜 기자가 된 느낌이었다. 이번 기사로 문제점이 고쳐졌으면 좋겠다. 활동 하는 동안 재미있었다.

유 빈: 옥천신문과 함께하는 신문활용교육(NIE)을 통해 기자를 만나고, 기자들이 하는 일들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얻어서 좋다. 취재를 직접나간 일도 좋았고, 인터뷰를 하면서 기사를 쓰는 일도 내 꿈에 좀 더 다가간 것 같아서 보람찼다. 고등학생 때도 한 번 더 참여하고 싶다.

이슬이: 짧았다면 짧았고 길었다면 길었던 두 달 동안 많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우선 진짜 기자가 되어 현장취재도 인터뷰도 하고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쉬는 주말에 나와 신문사에서 기사작업을 하는 것은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훌륭한 기사가 나오기까지의 한 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리고 가장 기억 남는 점은 티엠타임즈 첫 단체사진 찍은 날! 체육시설에서 인터뷰 마친 후 단체사진 찍은 날 뭔가 소속감을 느꼈고, 티엠타임즈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고등학생이 돼서도 신문활용교육(NIE)에 참여하여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많은 다른 학생들도 이 좋은 찬스를 누렸으면 좋겠다.

이지현: 새로운 경험을 해봐서 정말 즐거웠고, 기자님이 재미있으셔서 활동을 하는 동안에 즐거웠다. 사전조사를 하러 갈 때, 인터뷰를 할 때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난감한 적도 있었다. 피피티 만들기는 처음 해 보는 것이라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조금 어려웠다.

이효빈: 처음에 탐사보도단 한다고 했을 때 하루만 가고 끝나는 줄 알았는데 한 달 반쯤 하는 거 알고 꽤 길게 하는구나 하면서 기분 되게 좋았는데 벌써 9월 달이 와버렸다.

진짜 한 것도 별로 없는데 벌써 9월이다. 탐사보도단 하면서 방학 때 나가서 조사하는 게 힘들었는데, 막상 또 그걸 하고 있거나 끝나면 재미있었다. 벌써 끝난다니 아쉽다.

별로 조사한 것도 없는데 이제 끝내야 한다니 믿겨지지가 않는다. 그동안 조사 가는 것 정말 재미있었고, 힘들었던 건 재미있는 일만큼 딱히 없었던 것 같다.

▲ 강수현(3학년)
▲ 박수민(3학년)
▲ 유 빈(3학년)
▲ 이슬이(3학년)
▲ 이지현(2학년)
▲ 이효빈(2학년)

<탐사보도를 심사하며>

오정오(청산중 국어교사)
'옥천의 청소년은 왜 갈 곳이 없는가'
옥천 청소년수련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은 청소년문화의 집을 직접 찾아가 현장 취재한 점, 옥천군체육시설사업소를 직접 인터뷰 한 점 등을 칭찬해주고 싶음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적절한 주제 선정, 옥천 청소년 문화의 집 현실을 고발한 점도 돋보임. 타 지역까지 취재를 가서 옥천과 비교해 본 점도 우수함. 청소년 이용시설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개선점을 제시한 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음

박성국(옥천신문 제11기 독자위원장)
청소년 관련 시설 개선의 필요를 주제로 한 점이 훌륭함. 주제 접근에서부터 설문, 인터뷰 및 직접 시정요청까지 학생들이 큰 일을 한 것 같음

황민호(옥천순환경제공동체 상임대표, 전 옥천신문 편집국장)

카카오톡 대화, 416명의 설문조사,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수렴을 하며 취재를 한 점이 돋보임. 선진지 견학 현장취재도 열심히 한 데 점수를 주고 싶음. 청소년들의 요구사항이 담겼다는 데 의미가 있는 기사

이안재(옥천신문 대표이사)

청소년의 갈 곳과 관련한 설문조사가 인상적임. 인터뷰를 통한 해결방안 마련에 점수를 주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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