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위해 두달을 뛰었다'
'오늘을 위해 두달을 뛰었다'
뜨거웠던 청소년 탐사보도대회 현장
  • 이창욱 기자 lcw@okinews.com;young@okinews.com
  • 승인 2014.09.26 14:59
  • 호수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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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토요일 오후 1시 반.

평소 조용한 옥천교육지원청의 주말 분위기와 달리 건물은 학생들로 북적북적하다. 옥천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 근처에 3~4명씩 짝을 이룬 학생들이 곳곳에 흩어져 손에 든 자료를 읽느라 정신이 없다. 30분 뒤 시작할 '청소년 탐사보도 경진대회'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표 연습에 여념이 없는 우리고장 중·고등학생들이다.

옥천신문이 주최하는 '청소년 탐사보도 경진대회' 발표회가 20일 오후 2시 옥천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을 위해 3~6명으로 구성된 우리고장 8개 청소년 탐사보도팀들은 각자 하나의 자유 주제를 정해 두 달간 취재활동을 펼쳤다.

옥천신문 이안재 대표이사와 정창영 편집국장의 인사말에 이어 드디어 발표순서를 뽑는 시간. 발표순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정했다. 두 달이란 긴 시간 동안 준비한 만큼 제비를 뽑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첫 발표에는 옥천여중 '원더우먼' 팀이 당첨됐다. 원더우면 팀은 심사위원 5명을 포함한 60여명의 청중 앞에서도 크게 떨지 않고 준비한 내용을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뒤이은 옥천중 '오엠알'(OMR) 팀과 옥천고 '햇관종', '뚫어뻥' 팀 역시 큰 실수 없이 발표를 이어갔다.

■ 두근두근 '내 머릿속의 지우개?'

다섯번째 발표는 청산고 '육사공' 팀 차례. 다른 팀에 비해 유독 응원 박수와 함성 소리가 크다. 육사공을 응원하기 위해 청산고 교사와 학생들이 청산에서 이곳 옥천교육지원청까지 직접 방문했기 때문이다. 열렬한 응원과 환호가 학생들을 긴장시킨 것일까. 후반부 발표를 맡은 청산고 김하영 학생이 순간 발표 내용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떡해, 잠시만요 1분만 시간 좀 주세요"라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발표를 매끄럽게 마무리지었다.

뒤이은 발표에는 유독 많은 관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옥천고 '옥고탈출' 팀이 학교 매점이 비싸다는 점을 주제로 잡았기 때문이다. 옥천고 학생들은 발표를 들으며 간간이 "맞아요" "비싸요" 등을 외치며 학교 매점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옥천고를 졸업했다는 박성국 심사위원은 "학생들에게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게 화가 난다"며 "이건 옥천신문이 취재를 해도 될 만한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탐사보도단 평가는 중·고등학생 팀을 분리하지 않고 평가하는 방식이라 애초 중학생이 불리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옥천여중 2~3학년 6명으로 구성된 '티엠(TM)타임즈' 팀의 일곱번째 발표는 이런 우려를 무색케 만들었다.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황민호 심사위원은 "오늘 들었던 발표 중 가장 완벽한 발표였다"고 말해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기도 했다.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날 발표회는 옥천여중 '노(NO)답' 팀의 마지막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발표의 완성도를 떠나 학생들의 얼굴은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한껏 밝았다. "기자님 다음에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학생들은 두 달간 주제에 대한 고민과 지도를 아끼지 않았던 옥천신문 기자들과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왁자지껄 건물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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