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청소년 탐사보도]요즘 아이돌, 가족이 함께 보다간 '민망해져요'
[NIE 청소년 탐사보도]요즘 아이돌, 가족이 함께 보다간 '민망해져요'
  • 청산고 탐사보도단 <육사공>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14.09.26 14:59
  • 호수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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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 선정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와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춤을 추는 걸그룹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가족끼리 보면 민망해서 못 보겠다는 대중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걸그룹들이 섹시 컨셉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빠 시키는대로 다 해줄게'란 노랫말

걸그룹 스텔라의 경우 노래가 발표되기도 전에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오빠 시키는 대로 다 해줄게"라는 문구와 추천 수에 따라 가려진 사진을 공개한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펼쳐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19금 딱지를 달은 채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조회 수가 200만이 넘는 관심을 받았다.

또한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인 현아가 최근에 발표한 솔로곡인 '빨개요'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현아는 아(Ah)~'와 '따끔하게 혼내줄 테니까 엉덩이 대 감당 안돼 밤마다 Say 현아' 라는 가사가 있다. 심지어 뮤직비디오에서는 짧은 옷을 입고 신체를 쓰다듬고 바나나 모형 위에 올라타는 장면이 나와 많은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19금 판정을 받은 채 공개되었지만 조횟수가 600만이 넘어가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음악방송을 틀면 10대들의 우상인 아이돌이 누가 더 야하고 누가 더 잘 벗는지 시합을 하듯 너나없이 파격적인 안무와 의상을 비롯해 자극적인 가사들로 민망하고 선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 법적 제재쯤 감수하고서라도?

이 같은 선정적인 아이돌 문화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선정성 심의 기준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과 방송프로그램의 등급분류표 및 표시 등에 관한 규칙 조항에 의해 아이돌의 무대에 제재를 가한다. 하지만 아이돌들은 그런 방송법들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듯 안무를 수정하고 가사를 수정하며 섹시경쟁을 벌인다. 섹시컨셉의 아이돌은 쇼케이스나 뮤직비디오를 통해 파격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주목시킨다. 그 뒤 음악방송에서 선정적이라는 방송사의 제재를 받으면 안무수정을 하는 이러한 방법으로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이려한다. 섹시컨셉의 아이돌들은 '안무수정'이라는 습관화된 패턴으로 인지도를 얻기 위해 노이지마케팅을 한다. 그런 아이돌이 인기를 얻어 반짝하고 빛날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강력한 경쟁력이 되지 못하고 대중들에게 식상함이 되어버려 찬밥신세가 될 것이다. 그러니 진정한 음악으로 자신의 색을 찾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 상업성 쫓는 아이돌 문화···청소년도 비판적 시각 길러야

청소년이란 어른과 아이의 중간 단계를 이르는 말이다. 이 시기에 육체의 2차 성징을 격게 되고 새로운 자아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빠른 성적 발달을 보인다. 외부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에게 요즈음 아이돌은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또래 아이돌의 지나친 성 상품화는 또래 청소년에게 일탈, 도덕적 인식 형성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소년의 우상인 아이돌. 어른들의상업적 이익을 위해 선정성을 강조하기보다는 미래의 어른이 될 청소년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을 갖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또한 청소년들 스스로도 아이돌문화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정성' 남학생이 더 관대

TV나 신문, 인터넷 등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돌. 그들에 대한 우리 주위 사람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청산고등학교 탐사보도단 <육사공>은 7월 29일 청산고등학교 교내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 조사는 여학생 25명과 남학생 25명, 총 50명에게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남학생과 여학생의 의식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대체로 선정적이라는 의견이 80% 이상을 차지하였다. 남학생들도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선정적이다는 의견이 60%(매우 선정적이다 8%, 선정적이다 52%)로 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여학생들에게서 '보통이다'와 '양호하다'는 의견은 찾아 볼 수 없었던 반면 남학생들은 보통이다(28%), 양호하다(8%),매우 양호하다(8%)는 답변이 있었다. 이상의 설문 조사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 비해 선정적인 아이돌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관대함을 알 수 있다.

 

<긴급 동시 인터뷰>
아이돌 문화 '지나치게 선정적 vs 크게 문제될 것 없어'

최근 선정성 논란이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돌 문화에 대한 교육계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청산고등학교 교사 1명, 남학생 2명을 인터뷰해 보았다. 동일한 질문으로 인터뷰는 진행됐으며 인터뷰 대상자의 입장 차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표적집단 인터뷰 방식'으로 답변 내용을 재구성했음을 미리 밝힌다. 인터뷰 참가자의 요청에 따라 이름은 가명 처리했다. ※표적 집단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인터뷰 진행자가 복수의 인터뷰 대상자들을 한 장소에 모은 후,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조사목적과 관련된 토론을 함으로써 대상자들의 생각·태도·의향 등을 파악하는 인터뷰 방법.

기자
: 요즘 선정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돌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김인성(가명) 교사: 요즘의 아이돌 문화가 TV 화면에 비치는 걸 보면 너무 선정적이고 도덕적으로 도에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또 상당수 청소년들이 그것이 일반적인 아이돌의 문화인 양 자기도 그렇게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안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우성(가명) 학생: 요즘 아이돌이 옛날이랑 비교했을 때 너무 선정적으로 바뀌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뀐 거 같습니다.

윤동건(가명) 학생: 제 생각에는 약간 선정적인 것도 있지만 모든 아이돌들이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 콘셉트가 있지 않습니까? 콘셉트가 있어야 뜨기도 하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약간의 선정적인 문제도 있긴 하지만 그런 건 어차피 방송 통신 위원회에서 다 걸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별로 문제 될 건 없다고 봅니다. 딱 알맞은 선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음악 방송이나 뮤직비디오를 볼 때 어떠한 생각이 드십니까?

김인성: 뮤직비디오나 TV프로그램을 볼 때 가족끼리, 어른하고 아이하고 같이 볼 때면 어떨 때는 낯 뜨겁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TV에 나오는 그런 뮤직비디오라든지 어떤 영상들이 때에 따라서는 성인과 아이들이, 가족끼리 볼 때 어려운 점과 쑥스러운 점도 많이 있습니다.

장우성: TV에서 음악 방송이나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 자체가 너무 선정적으로 바뀌어서 친구들이나, 특히 가족들과 함께 볼 때 매우 껄끄럽습니다.

윤동건: 일단 귀여운 아이돌이 나오면 참 흐뭇하고 아빠 미소가 지어지지만 약간 야한 장면이 나올 때는 부모님과 볼 때는 부끄러운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좋지만 부모님과 함께 본다면 낯 뜨겁습니다.

기자: 현재의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 문화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인성: 변해가야 되겠죠. 지금 어른으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청소년의 문화라는 건 어른들의 고정관념일 수 있고, 아직까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시대의 흐름이라든가 아이들이 볼 때는 어른들이 너무 고전적인 생각을 하시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급진전해서 변해가면 옛날 문화와 지금 문화가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변해 가는 거라면 조절이 돼서 아이돌 문화가 변해가는 것이 무조건 긍정적이고 그쪽이 좋다라고만 볼 수는 없는 거고, 또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옛날 식의 생각을 하시면서 저건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거고, 그래서 어느 정도 어른들도 이해하면서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하고, 기획사라든지 연예계에 근거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우성: 제 생각에는 이건 일단 청소년 문화로 적합하지 않은 거 같고요.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연예 기획사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윤동건: 저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이란 단어는 우상이란 뜻입니다. 즉, 청소년들의 우상이란 것이죠. 처음 아이돌 문화가 나왔을 때에도 청소년을 겨냥하였습니다. 지금 선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아이돌이라고 하여도 여전히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라는 점 은 변함없고 선정적이라는 의견 또한 수용하는 사람의 의견 차이기 때문에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에게 부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아이돌들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 대부분이고 미성년자일 때 아이돌이 된 사람도 많고 선정적이라고 해도 청소년이 못 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의 문화가 아닌 성인들의 문화라면 청소년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청소년은 보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겠죠.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문화이기 때문에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같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탐사보도를 마무리 하며>

김민주: 학교 일정과 겹쳐 자습시간이 바쁘기도 했었고 컴퓨터가 없어 난처했던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역할을 나누고 자료도 찾고 같이 글도 쓰는 활동도 하니까 완전 재미있었다. 이 탐사보도 경진 대회 전까지는 신문을 만드는 것은 글만 쓰면 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조사도 충분히 해야 하고 글도 논리적으로 써서 정리해야 하는 등 생각할 것이 많았다. 이제는 신문을 볼 때도 더욱 더 관심있게 볼 것 같고 한 부의 신문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는 기자님들의 수고도 생각할 것 같다.

박정민: 탐사 보도 주제인 '선정적인 아이돌 문화는 과연 청소년 문화로 적합한가?'와 관련해 평소 아이돌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었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좀 더 심층적으로 조사하고 고민하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많이 알게 되었고 평소 관심이 없었던 부분인데 막상 이렇게 조사를 해보니까 재미 있었다. 언제 내가 또 신문을 만드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김영자: 기자님과의 처음 회의 때 기자님께서 진실과 사실을 구별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그것은 애매모호한 차이지만 아주 중요한 것이다. 사실들을 모아 하나의 진실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처음 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나는 그저 내 손으로 신문을 만든다는 호기심 뿐이었다. 그러나 그 한마디 말에 내 생각이 바뀌었다. 자료를 찾고 글을 쓸 때마다 내가 만드는 신문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나를 막막함에 빠뜨리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같이 신문을 만드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즐겁게 '우리'의 신문을 만들 수 있었다. 신문을 만들던 친구들과 함께한 그 모든 시간들은 내 삶 속에 소중함으로 남을 것이다.

김하영: 한번쯤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진해서 참가하게 되었지만 처음엔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려웠다. 기사를 쓸 때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논리적으로 글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쓴 기사가 다른 사람들이 읽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기사기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온다면 좀 더 완성도 높은 기사를 써보고 싶다.

▲ 김민주(2학년)
▲ 박정민(2학년)

 

 

 

 

 

 

 

 

▲ 김영자(2학년)
▲ 김하영(2학년)

 

 

 



 

 

 

<탐사보도를 심사하며>

·오정오(청산중 국어교사): 설문, 인터뷰, 관련 법규 조사 등 체계적 조사와 분석이 돋보임. 다만 결과가 예상되는 다소 식상한 주제는 아쉬움

·이수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다양한 취재방식으로 주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며 주제에 대한 모둠원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함

·박성국(옥천신문 제11기 독자위원장): 청소년 문화 관련 주제 선정과 차분한 접근 방식이 돋보임. 최종 결론까지 도달하는 방법이 좋았음

·황민호(옥천순환경제공동체 상임대표, 전 옥천신문 편집국장): 주제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양적 설문조사와 질적 인터뷰를 둘 다 진행한 것이 의미가 있음. 법 조항을 찾아본 것도 인상적임. 다만 지역 밀착형 주제가 아닌 점은 아쉬움

·이안재(옥천신문 대표이사): 발표를 진행하며 팀원 간 협업이 잘 이루어짐. 아이돌 문화에 대한 보다 상세한 분석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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