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인물'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기획-옥천에 살아 옥천을 빛낸 그들, 이제는 지역인물마케팅이다(1)>
지역도 경쟁인 시대, 지역 홍보의 가장 중요한 요소 '인물'
덮어놓고 내세우기보단 지역 주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
  • 정순영 기자 soon@okinews.com
  • 승인 2013.08.23 16:25
  • 호수 119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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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 살아 옥천을 빛낸 그들, 이제는 지역인물마케팅이다

▶1회: 인물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2회: 윤이상은 어떻게 통영의 보배가 되었나
3회: '현모양처'에 갇힌 육영수 다시보기
4회: 정지용과 향수, 옥천 최고의 브랜드
5회: 인물 최고의 지역 자원(상) 미국 살리나스시
6회: 인물 최고의 지역 자원(하) 미국 오크파크시

■ 그 인물은 '오직 그 곳에서만 태어났다'

지방자치가 무르익을수록 지역마다 각자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자원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옥천은 물론이고 어느 지역이건 다 농ㆍ특산물을 팔고 싶고 기업을 데려오고 싶으며 관광객과 귀농ㆍ귀촌인을 유치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거저 되는 것이 어디 있으랴, 사람과 돈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지역의 매력을 어필(마음을 끌어 옴)할 특별한 무언가, 지역을 아름답게 포장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지역만이 가진 특색 있는 자원이다. 그 지역만이 가진 특색 있는 자원은 '00군', '00시'라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이러한 자원의 발굴로 '지역 알리기에 대박을 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제주도의 '올레길'일 것이다. 
 

▲ 2007년 옥천신문사가 발행한 책<옥천근현대인물사 옥천플러스 10인>의 표지.

제주도 올레길이 개발되기 전 제주도는 그저 감귤과 돌하르방이 많고 한라산이 있는 국내 대표적 신혼여행지 정도의 위상이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올레길이 개발됨으로써 제주도는 힐링(치유)의 대명사로 인식됐으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사랑받는 지역으로 거듭나게 됐다. 제주 올레길 성공 이후 전국 각지에서 그야말로 '길' 조성 열풍이 불었지만 제주 올레길의 성공을 넘어서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 아무리 성공적인 '길'도 결국 제주 올레길의 모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지역'이라는 브랜드를 히트시키는 데는 그 지역만이 '원천 보유'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 불가'한 그 어떤 자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로 그러한 특색 있는 자원으로 가장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역이 낳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농ㆍ특산물이나 산, 들, 바다와 같은 자연 자원은 지역마다 대동소이할 수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은 그 인물이 둘이 아닌 이상 대체 불가능한 '오직 하나의 자원'으로 존재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국내 어디에서도 지역의 인물자원을 지역 홍보에 제대로 접목시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선 아직 역사적 평가가 제대로 끝나지 않았거나 심지어 반국가적 행위를 저지른 인물을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추앙함으로써 오히려 지역 이미지를 해치는 경우도 벌어지고 있다.

■ '인물' 자원은 특별하지만 어렵다

옥천은 '인물'이 많은 고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지역이다. 멀리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왕조실록에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는 우암 송시열과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한 중봉 조헌이 바로 옥천이 낳은 인물이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빛낸 인물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한국 현대시의 거성이라 불리는 시인 정지용부터 어린이운동의 선구자이자 '국민동요'인 짝짜꿍, 졸업식노래를 작곡한 정순철 역시 옥천에서 나고 자랐다.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독립신문 창간에 초석을 닦은 조동호와 대한민국 언론인들의 사표라 불리는 송건호 또한 옥천을 빛낸 인물로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도 농민문학가 유승규와 금석학의 대가 임창순, 대한민국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기고 떠난 박승무ㆍ박석호ㆍ하동철 또한 옥천이 낳은 인물이다. 근래 들어선 대한민국 양궁을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려 둔 일등공신 박경모, 김우진 선수도 옥천을 빛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어라 해도 최근 들어 옥천을 대외적으로 가장 널리 알린 것은 육영수 여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ㆍ사회적 평가를 따져 묻고 들어가면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육영수 여사는 다수 국민의 대중적 사랑을 받은 유일무이한 영부인이었고 많은 옥천 주민들이 그 점을 큰 자부심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육영수 여사의 딸인 박근혜 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옥천은 대통령 처갓집에 대통령 외갓집이란 타이틀까지 얻게 됐으며 육영수생가로 몰려드는 엄청난 방문객들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일순간 몰려든 방문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난 뒤 옥천에 남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육영수 여사를 지역의 대표 인물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준비된 것이라곤 여사가 살던 집 한 채가 전부였던 탓에 지역에 남은 것은 방문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뿐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결국 '육영수'라는 인물을 활용해 옥천이라는 지역브랜드를 홍보하고 지역에 도움 될 만한 무언가를 창출해낼 우리만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고민은 '인물'이라는 자원이 가지는 특수성에 있다. '인물'은 자연환경이나 역사 유물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해당 인물에 대한 '평가'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로는 지역 내에서도 그 인물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려 섣불리 누군가를 기념하려했다 도리어 지역 갈등의 요인이 되고 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역인물을 발굴하고 기념할 때는 덮어놓고 무작정 지역의 자랑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도대체 왜 지역의 자랑인가에 대한 지역 스스로의 공감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역브랜드마케팅 전문가인 (주)쥬스컴퍼니 이한호 대표이사는 "흠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완벽해서 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될 어떤 매력을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의 인물을 활용한 인물마케팅을 하는데 출발은 당연히 그 인물이 되겠지만 그 모든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물 그 자체가 아닌 지역을 창조적이고 살기 좋은 커뮤니티로 만드는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육영수 여사는 누가 뭐라해도 옥천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사진은 육영수생가를 찾은 타 지역 방문객이 입구 표지판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
 

'정지용과 향수' 옥천의 대표적 지역브랜드

▲ 옥천을 대표하는 시인 정지용의 대표작 시<향수>는 그 자체로 옥천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브랜드(brand,상표)란 A라는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을 다른 판매자의 상품으로부터 차별화시킬 목적으로 만든 이름, 어구, 표식, 디자인 또는 이들의 조합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역에 이 말이 붙으면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지역브랜드'란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을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 기호, 상징물 등을 의미한다. 우리고장이 자랑하는 인물인 정지용 시인과 그 작품을 모티브로 한 '향수의 고장'이란 문구가 바로 우리고장을 대표하는 지역브랜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을 홍보하는데 필수적인 지역브랜드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지역의 인물 자원이다. 특히 우리고장에서 정지용 시인이 그러하듯, 지역마다 브랜드를 개발할 때는 인물자원 중에서도 '문화예술인'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선호한다.

문화예술인을 활용한 지역 홍보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 중 하나는 축제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고장의 지용제나 보은군의 오장환 문학제처럼 각 지역에 조성된 문학관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문학축제가 가장 일반적인 예이며 이웃 영동군의 난계국악축제, 통영시가 지역 출신 작곡가 윤이상의 정신을 기리며 개최하는 통영국제음악제 등도 지역 문화예술인을 활용한 축제이다. 하지만 축제를 개최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지역 출신 혹은 지역과 관계된 인사를 홍보대사로 활용하거나 지역 주민으로 유치해 지역을 홍보하는데 중요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강원도 화천군과 작가 이외수씨가 맺은 협력 관계. 이외수씨는 두터운 독자 팬과 150만 명의 트위터 친구를 둔 스타 작가로 화천군에 살며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 지역홍보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또 최근 2011년에는 구제역 우려로 화천군의 대표축제인 산천어 축제가 취소돼 지역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이외수씨가 다양한 통로로 화천군 농산물 구매를 호소했고 그 결과 한 달 만에 15억원에 이르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문화예술인을 활용한 지역마케팅은 '가상의 인물'을 활용하는 것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는 없지만 핀란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의 경우, '산타클로스'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도 아니며 그곳에서 태어난 인물은 더더욱 아니지만 '산타'라는 가상의 문화예술인을 지역의 홍보요소로 활용해 전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직 성공단계라고 보기 어렵지만 전남 장성군이 '홍길동'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축제의 소재로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벌이는 것도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옥천군은 정지용 시인의 문학세계를 반영한 시문학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사진은 안내면 장계관광단지에 있는 문화예술공간인 모단가게로 외벽에 정지용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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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뭔지 2013-09-16 00:45:30
기획하고 1편은
그냥 읽게 하시고
이 기획 기사 2회는 회원 전용이네요....
이상하지 않으셔요.
2회 기획기사 읽고 좋으면 좋다고 쓸려고 했는데 원천 차단이시고..

처음 1회 기획부터 회원 전용으로 하시든지.
일관성이 없어요.
아무래도 기사 댓글 달리니까 회원 전용으로바꾼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뭐가 자신이 없으신지....

꼭 댓글 쓴 사람을 확인하고 싶은가봐요....^^

이러다....
옹졸하단 소리 들으시겠어요

정순영 기자 2013-09-02 09:28:37
우선 기사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1회에선 '지역의 인물'이 '지역마케팅'을 하는데 어떤 활용가치와 의미를 갖는 것인지 화두를 던지고자 했습니다. 지적해주신 부분은 남은 기획보도를 이어나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건 뭔지.. 2013-09-01 23:39:35
내참.... 기사 황당해서는.... 옥천에...알릴 사람 많다... 육영수를 조명하겠다... 딱 이거 두 개 쓰고 끝....
장황하게 전개해놓고, 전개만 하고 끝이라니.....ㅜㅜ 수준이...


그리고 예고된대로 윤이상 쓰고, 정지용 예를 쓰고, 미국 예 두 개 쓰고.... 끝....
첫 기사 당황스럽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