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도올 김용옥의 짧지만 강렬했던 13일 옥천기행
[동행취재] 도올 김용옥의 짧지만 강렬했던 13일 옥천기행
“옥천의 불씨가 가히 조선의 들판을 다 사르리라”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6.08.17 13:16
  • 호수 83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용옥씨가 옥천 견학을 마친 뒤 자신의 느낌을 붓에 담아 표현하고 있다.(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오전 10시 30분
도올 김용옥 선생은 옥천역을 통해 우리 고장에 첫발을 디딘다. 본사 이안재 대표를 포함해 송건호 기념사업회 조만희 대표, 오한흥 사무국장 등 김 교수의 첫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역으로 마중나왔던 사람들은 간단한 기념사진촬영을 마치고 하루 동안의 옥천여행을 시작한다.

옥천역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청하는 주민들과 간단한 담소를 나눈 김 선생은 일행과 함께 도보로 옥천읍내를 둘러보았으며 맑은 물이 흐르는 금구천 등 시가지의 풍경에 친근감을 보였다.

김 선생은 우리 고장의 안내자들을 따라 처음 방문한 곳은 본사 편집국과 독자사랑방, 그리고 여의도 통신 본사를 찾았다. 자신의 방문 소식을 전해듣고 본사까지 찾아온 주민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김 선생은 본사 독자사랑방 공간의 활용에 관심을 나타냈고 편집국에 비치된 조선일보 친일행적 관련 전시물을 살펴본 뒤 정지용 생가를 방문한다.

◆“시어 속 지용, 정확히 읽어야”
지용생가와 문학관을 방문하기 전 일행은 춘추민속관(대표 정태희)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우리 고장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건축연대1856년)인 춘추민속관은 인공적인 맛을 제외한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맛으로 김 선생을 포함해 방문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서울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곤욕스럽다”고 밝힌 김씨는 “춘추민속관의 음식이 한국 음식의 정직한 맛을 잘 보존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선생과 시인 정지용의 만남은 민예총 옥천지부 김성장 지부장 안내와 설명으로 이뤄졌다. 김씨는 정지용 시인의 삶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대목으로 붓을 꺾을 망정 일제에 타협하지 않은 ‘절개’를 꼽았다. 그는 시인의 이러한 ‘민족적 자존심’은 지용의 시 언어 속에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다고 강조하고, 단순히 서정시 또는 모더니즘 시인으로 지용을 분류하기 전에 그의 시 속에 담긴 진정한 시인의 감성을 놓치지 말자고 말한다.

김씨는 정지용과 이상을 비교하며 “이상과 지용의 시는 일면 많이 닮아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자조적인 이상과 비교할 때 지용의 시를 통해서는 시인의 건강함을 느낄 수 있다”고.

▲ 옥천지성화가이료조선지원(沃川之星火可而燎朝鮮之原): 옥천의 불씨가 가히 조선의 들판을 다 사르리라. (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沃川之星火可而燎朝鮮之原
김용옥 선생가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곳은 동학운동의 심장부 구실을 했던 청산 한곡리 문바윗골. 문바위에 새겨진 당시 동학농민군 7명의 이름을 자신의 수첩에 일일이 기록한 김 선생는 110년 전 해월 최시형 선생이 머물던 집을 찾아 주인 박승재(70)씨로부터 박씨가 기억하는 동학의 발자취 역시 꼼꼼히 기록했다.

김 선생는 문바위 근처에 세워진 유적 안내문(본사 이안재 대표 작성)에 대해 “역사유적의 안내는 문바위를 설명한 안내문처럼 쉬워야하고 생생함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글이라고 평했다.

청산 문바윗골 방문을 마친 일행은 보은지역 동학유적지 견학을 취소하고 곧바로 안내면 조헌 유적지를 찾아 중봉묘소와 후율당을 방문했다. 김 선생는 “조헌 선생이 김포에서 태어나고 금산에서 운명하셨지만 의병을 일으킨 옥천이 조헌 선생의 삶에 가장 중요한 장소”라며 “조헌 선생은 옥천의 인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본사와 지용생가, 청산 한곡리 문바윗골 동학유적지, 안내 중봉 유적지를 차례로 거쳤던 옥천 견학 동안 김 선생는 대부분의 시간을 지역 안내자들의 설명을 듣는데 할애했고 견학을 마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옥천지성화가이료조선지원(沃川之星火可而燎朝鮮之原): 옥천의 불씨가 가히 조선의 들판을 다 사르리라.

한편, 13일 동이면 석탄리 오한흥씨가 마련한 저녁식사에는 한용택 군수가 부인 김인숙씨와 함께 참석해 김 선생 일행의 옥천방문을 환영하기도 했다.

▲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연회 현수막 앞에서 (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 조헌 시 비 앞에서 (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 정지용 생가에서 (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 저녁 무렵 오한흥 집에서 한용택 군수와 도올이 자리를 함께 했다.(사진-백정현)
▲ 정지용 시비 앞에 선 도올
▲ 청산 한곡리 주민에게 자신의 저서 `논술과 철학강의'를 선물했다. (사진-여의도통신 한승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글쎄요 2006-08-19 08:43:58
도무지 주제와 강연 내용은 따로 국밥이 아니였나하는 생각이드네요...
내 기대감이 컸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네임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진 수준의
강연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전완하 2006-08-17 17:02:51
대단한 열기를 품어내는 강연, 욕도 잘 하시데요, 욕도 아무나 하는가요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욕을 할만하니까 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