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옥천차없는길거리 축제
제3회 옥천차없는길거리 축제
삼금교에서 프로방스 사거리까지
  • 황민호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6.25 00:00
  • 호수 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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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아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등기소에서 프로방스빵집까지, 차가 없는 거리는 `해방구'였다. 아이들은 낮설은 거리의 유혹에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빨려들어가 자기들의 세계를 창조한다.

맘놓고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어른들이 준비한 단체줄넘기의 주도권을 넘겨받아 스스로 구호를 정해 창조적인 놀이를 만들고 있었다. 태극무늬와 앵두 등의 과일그림을 그린 `얼굴그림그리기' 에는 아이들이 잔뜩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고, 빙빙도는 물레의 움직임 속에 흙과 손끝의 마찰로 만들어진 도자기의 모양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크레파스로 만든 신미술회의 작품 22점과 민예총의 지용제와 장승깎기 등의 사진모음, 김성장 교사의 걸개그림은 거리를 풍성하게 만든 훌륭한 배경이 되었고, 정천영 화백의 `붉은악마' 판화찍기와 멀티비젼에서 나오는 축구경기, 앰프속에서 흘러나오는 월드컵 송은 월드컵 분위기를 맘껏 북돋아주었다.

옥천여중 만화동아리 `달기다사'는 `코스튬플레이'라며 만화캐릭터 복장을 입고 나와 그들만의 문화와 만화를 선보이며 한층 축제 분위기를 살렸다. `한마당 한소리'의 신명나는 풍물행렬을 이어받아 군내 학생들로 이뤄진 `F.O.D' 춤나리들이 군민노래자랑에 앞서 시작공연을 가졌고,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가운에 많은 주민들의 호응으로 노래자랑이 진행되었다.

지난 17일 열린 제3회 옥천차없는길거리축제는 지난해 보다 사람은 적었지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평이하게 진행되었다는 평을 얻었다. 문예진흥기금이 지원이 되지 않아 지난해의 절반예산으로 치러진 이번 축제는 월드컵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행사를 준비한 송명석 민예총 부지부장은 "예산이 절반으로 줄고, 예년보다 사람이 적었지만, 참가한 사람들이 즐거워해 만족한다"며 "앞으로 상가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쪽으로 행사 방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행사의 목적은 청소년 놀이공간 확보와 환경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되어 있지만, 우선 이 축제를 필요에 의해서 지역 상가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해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동아서적의 천세헌 대표는 "차없는 거리축제를 정례화 시킬 수만 있다면 매달 한 번 씩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너무 소란스럽지 않게 학생들이나 민간문화단체에서 발표회 형식으로 이 거리를 활용하는데는 100% 찬성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주변상가들과 상의해서 같이 의견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며 "행사가 끝난 후 상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다음 축제에 반영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한양슈퍼의 김종관(65)씨는 "청소년뿐 아니라 전세대가 같이 어울리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며 "실질적으로 이 축제를 통해서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행사를 처음 본다는 이미자(33·옥천읍 옥각리)씨는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어 무척 좋아한다"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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