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달리는 걸음마다 후배 사랑 담았죠'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달리는 걸음마다 후배 사랑 담았죠'
마라톤 장학금 적립 옥천교육지원청 곽정충 총무계장
  • 박누리 기자 nuri@okinews.com
  • 승인 2015.01.01 10:41
  • 호수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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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정충 계장
옥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곽정충(56, 대전) 총무계장이 지난 한 해 동안 마라톤으로 적립한 장학금을 지역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곽 계장이 지난해 참가한 마라톤 대회만 모두 11개. 총 420킬로미터를 달렸다.

1미터를 뛸 때마다 스스로 1원씩 적립한다는 소식이 주변에 알려지자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하나 둘 마음을 모았고 같은 계모임을 하는 지인들도 힘을 보탰다. 이렇게 모아진 돈이 모두 190만원. 모두의 마음을 담은 이 장학금은 지난해 12월26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초·중·고등학교 학생 19명에게 각 10만원씩 전달됐다.

"특별히 뭘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건 아니에요. 그저 취미로 하고 있는 마라톤에 동기를 더 부여해보려 한 것뿐이거든요. 정말 별 거 아닙니다."

2013년에 참가한 마라톤 대회가 5개였던 데 반해 지난해 11개까지 늘어난 것을 보면 '별 거 아니'라는 곽 계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긴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스스로도 '1미터에 1원 적립'이라는 결심을 하고 보니 힘닿는 한 많이 뛰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되더란다. 2007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로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해왔던 터라 뛰는 것 자체가 엄청난 무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행동이 자칫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고민이 되기도 했다고. 아무래도 마라톤 대회 하나를 완주할 때마다 기부금 얼마씩을 전해주는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단다.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이야기를 듣고 꾸준히 후원해줬거든요. 주변 지인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 점에서 저 혼자 한 것만은 아닌 거죠."

마라톤을 좋아해 지난해 3월 교육지원청 내에 마라톤 동호회 '향수'를 결성하기도 한 곽 계장은 새해에도 계속 지역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옥천읍 삼청리 출신으로 군남초, 옥천중을 졸업한 곽 계장에게 지역 학생들은 자신의 후배들이기도 하기 때문.

"형편이 어려워 학비 지원 신청을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탈락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 학생들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다들 용기 잃지 말고 학업에 전념해서 좋은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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