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탐방]음악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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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과학대 동아리 락밴드 `A-H'
  • 황민호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5.17 00:00
  • 호수 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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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H의 화려한 라인업. 왼쪽부터 보컬 유한, 베이스 세진, 어깨동무 드러머 성록과 현, 보컬 현선, 리드기타 성광.

"A-H가 어디에요?"  "저기 구석 콘테이너 박스인데요" 전화를 받지 않아 물어물어 불쑥 찾아간 A-H의 아지트는 역시나 락밴드의 요람같았다.

음산한(?) 자연스러움, 이불 등 침구류부터 해서 그릇 등의 식기류까지 너저분하게 늘어놓은 것들은 질서에 대한 거부처럼 보였다.

“어제까지 학교축제였거든요. 공연 준비하느라 좀 지저분했는데 오늘 좀 치우려고요”공식명칭 ‘충북과학대 최고의 락밴드’ A-H(Audio Honest)이지만 A-H에는 그들에게 통용되는 비공식명칭이 숨어있다.(욕설이라 지면상에는 밝힐 수가 없다)

재학생 20명으로 구성된 동아리는 학교의 역사와 같이 한다. 벌써 5년차, 다른 동아리들에 비해 이제 좀 자리가 잡히고, 곧 군대간 선배들도 돌아온단다.

독립된 음악공간, 인정받는 동아리라 학교측의 배려겠거니 하며 물었더니 “이 콘테이너 박스요? "쫒겨난거에요. 시끄럽다고 여기까지 쫒겨왔죠. 방음벽하나 설치 안해주고, 공간하나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동아리 활동을 보장한다는 말은 왠지 씁쓸해요”

벽에 붙여있는 일정표를 보니 빡빡하다. 봄, 가을 두 번의 정기공연과 매달 계획된 영생원, 영실애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자선공연까지.
“사람들과 많이 만나려고 해요. 음악이 자칫 고립될 수 있는 위험을 피하자는 거죠. 옥천고등학교의 비주얼이나 피에이치 등의 음악 동아리 후배들도 자주 놀러와 같이 연주도 하고 그래요”

홍일점인 여성보컬 현선씨(김현선·식품생명과학 2)를 주축으로 학교를 늦게 들어왔지만 듬직한 베이스 세진씨(이세진·정보통신 1)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리드기타 성광씨(이성광·컴퓨터정보 2), 현선씨의 남자친구이자 든든한 메인드러머 현씨(장 현·정보통신 2), 끊임없는 노력파이자 현씨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성록씨(허성록·전자정보 2), 또 다른 남자보컬 유한씨(김유한·컴퓨터정보 2)로 꽉 짜여진 라인업은 자칭 타의추종을 불허한단다.

“다 각자의 전공이 있고, 음악을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은 아직 없어요. 다들 음악이 그냥 좋으니까 모이라고 굳이 말 안해도 하나 둘씩 모여들고, 한바탕 연주를 휘몰아치면 모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죠. 저희가 하는 음악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입니다”

말을 듣고 나오기가 무섭게 콘테이너 박스 부서져라 들리는 굉장한 불협화음(?), 오선지상의 음표와 그들의 젊음이 기분좋게 충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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