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탐방] 궁중칼국수
[먹거리탐방] 궁중칼국수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5.11 00:00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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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분을 시킨 칼국수 양이 너무 많아 "이거 너무 많지 않느냐?"는 물음에 30대 후반 남짓한 도회풍의 주인 아줌마 입에서 의외로 걸죽한 충청도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모자란다고 성내지나 말아유!" 보기만 해도 넉넉한 배불뚝이 쇠항아리에 하얀 칼국수가 갖은 해물과 뒤섞여 장관을 이룬다. 이름하여 `궁중 칼국수'. 주인 아줌마가 충남 홍성에서 8년, 대전에서 5년여를 연구한 끝에 나온 전매특허(?)상품이란다. 손님이 한바탕 지나간 자리, 소주와 함께 뒤늦은 점심을 들고 있는 아주머니의 입담은 역시 예사롭지 않다.
 
"우리는 메뉴판도 없어! 고민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3500원짜리 칼국수야!" 종로생고기란 별칭으로 삼겹살도 하지만, 주력상품은 아무래도 칼국수란다.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비법이 뭐냐는 질문에 "옆에서 일 도와주는 가까운 동생한테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며 어림없다는 말투다. 계속 캐물은 끝에 얻어낸 대답.
 
"육수에는 32가지 재료가 녹아들어가고, 반죽에는 5가지 재료가 들어 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궁중 칼국수의 맛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하는 억척 아줌마의 근성과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장인정신에 있지 않을까?

올 1월에 개업했지만, 단골손님이 많이 늘어 점심과 저녁시간대만 되면 `후라이팬에 콩튀듯이' 일한다는 칼국수 아줌마, 윤명옥(43)씨의 일상은 신명나는 일욕심으로 활력을 얻고 있었다. 아! 칼국수는 두 종류다. `얼큰이와 순딩이'. 어느 손님이 붙여준 애칭이란다.

연락처 : 733-5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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