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마음 그리고 푸른꿈 심어요!!"
"파란 마음 그리고 푸른꿈 심어요!!"
폴짝폴짝 쿵쿵쿵 어린이 날 큰 잔치, 관성회관 야외공연장서 열려
  • 황민호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5.11 00:00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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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피날레, 아이들은 사회를 본 노한나 교사(삼양초)의 말에 따라 방사선형으로 쭈욱 퍼지더니 쓰레기를 한움큼 주워왔다. 그리고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그릴 스켓치북과 푸른 꿈을 심을 조그만 고추와 꽃모를 받으려 차례대로 줄을 이었다. 아이들은 맘껏 즐긴 다음에 해야 할 뒷 정리와 질서에 대해 어렴풋이 체득하고 있었다.
 
지난 5일, 야외공연장과 관성회관에서 열린 `2002 어린이날행사'는 행사의 주체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역력했던 축제였다. 교육을생각하는사람들, B.B.S, 민예총 옥천지부, 옥주문화 동호회, 전교조 옥천지회, 옥천군학원연합회, 환경사랑 등 군내 7개 시민단체가 주관하고 옥천청년회의소, 한농연, 옥천청년애향회 등 3개 단체가 후원한 이번 어린이날행사는 군 지원금 200만원과 10개의 시민단체가 분담한 300만원의 예산으로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행사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진영씨는 "행사가 순수한 동심을 반영하고 상업화에 오염되지 않기 위하여 스폰서 후원을 전혀 받지 않았으며, 먹거리 장터도 직접 운영하므로써 행사당일 밀물처럼 밀려오곤 했던 노점상들의 유입을 차단했다"라고 말했다. 또 "의전행사 등을 최대한 축소해 어린이들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옥천상고 학생 50여명의 자원봉사도 행사진행을 매끄럽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느낄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종이접기와 비눗방울, 훌라후프, 풍선배구 등의 놀이는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여 재미를 부추겼고, 제기차기, 투호, 공기, 실뜨기, 딱지치기 등의 행사는 전통놀이 및 잊혀져 가는 놀이를 통해 어른과 아이들이 교감할 수 있게 했다.
 
'내가 만드는 우리 도자기'와 `판화 찍기' 등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었고, 그 외에 김성장 교사(옥천상고)의 부채에 글 써주기, 그림자 인형극(내머리에 똥쌌어!), 전통혼례 시연인 `꼬마신랑장가가네' 등은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작년에 이어 경찰의 포돌이 포순이 캐릭터 인형, 순찰오토바이와 사진찍기 행사도 어린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행사 중 하나였다.
 
행사장 곳곳에서 우리고장 정지용 시인(이하 지용)에 대한 애정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의 왼쪽 가슴엔 지용 시인의 시제였던 ‘홍시’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관성회관 입구에 지용 시인의 캐릭터 그림과 아이들에게 나눠준 달개(배지) 속 지용시인의 어린시절 모습은 시인을 친숙하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우려했던 지역 인사들의 긴 축사는 없었지만, 어린이 날 행사에도 선거 분위기를 반영하듯 행사전 몇몇 정치인들이 악수공세를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차가 없어서 멀리 못갔는데 가까운데서 이런 행사가 있어 너무 좋았다"며 "아이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또, 옥천읍에 사는 한명화(39·가정주부)씨는 엄마와 같이하는 게임이나, 아이들 장기자랑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각 코너별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았고, 도자기의 경우 4000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부담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며 만족한다고 말했다.
 
죽향초 학생들의 사물놀이를 여는 마당으로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한 어린이 날 행사는 전통혼례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집행위원장인 이진영씨는 "많은 단체들이 참가한만큼 무엇보다 의견조율이 힘들었다"며 "실무팀과 각 단체 대표단의 의사구조가 일원화되어 행사진행의 효율성을 기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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