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자전거가 가져다준 행복
세발자전거가 가져다준 행복
옥천청년회의소 주관 올해로 25년째
  • 황민호 minho@okinews.com
  • 승인 2002.05.11 00:00
  • 호수 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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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세발자전거대회'에 참가한 한 아이가 진지한 모습으로 페달을 밟고 있다.

세발자전거가 조그만 발에 탄력을 얻어 흙바닥 위를 달려간다. 때론 앙다문 입술로 진지하게, 때로는 활짝 웃는 얼굴로 여유있게 페달을 밟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맘을 따스하게 한다. 공설운동장에서 지난 3일 열린 세발자전거 대회는 비온 뒤의 개운함 만큼 상쾌했다.
 
"아직도 동생 녀석이 세발자전거 타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모습이 생각난다"는 옥천청년회의소 박병희(36)회장은 "역사가 25년이 넘은 이 대회를 우리가 맡게 된 것이 퍽 자랑스럽다"고 웃으며 말한다. 250여명의 아이들이 회색 분가루가 칠해진 20여m의 미니 트랙에서 경주를 시작한다.
 
결승선에서 목청껏 소리 높이는 엄마들, "다리에 힘주고 빨리 가야지"하며 재촉하는 엄마도, "괜찮아! 열심히 하면 돼"하며 격려하는 엄마도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너나할 것 없이 기쁨에 차 있다. 저기 멀리서 까칠한 수염을 그대로, 신발을 꺾어 신은채로 앉아 손주녀석 바라보기에 여념이 없는 할아버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옆에서 유모차를 끄는 초보 엄마는 아기에게 말을 건넨다.
 
"지금, 형하고 누나들 자전거 타는거야! 사람들 참 많지?" 행사를 조율하는 청년회의소 회원들은 자전거 나르는데 구슬땀이 흘러도 즐겁다. 대회는 1, 2등을 가리지않고 결승에 오른 아이 14명에게 세발자전거를 상품으로 주었고, 나머지 18명의 아이들에게도 크레파스를 선물로 주었다. 또 행사에 참가한 모든 아이들은 큐빅과 물총, 빵과 유우를 선물로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선물은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게 될 `세발자전거타기대회'에 대한 추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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