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이 3학년1반의 작은 행사가 있는 날. 단합대회 겸 3월에 생일이 있는 이유정, 박종우, 박상연, 조현미, 서명순 등 5명의 파티가 있는 날이다. 순서의 첫 번째는 영원한 우리들의 둘째 엄마인 오은경 담임선생님이 주관한 생일잔치 겸 비빔밥 비벼먹기다.
선물 증정도 하고 쵸코파이 케익에, 거기다 정으로 똘똘 뭉친 비빔밥까지 금상첨화가 아닌가. 비빔밥은 분단별로 먹었다. 재료는 각자의 집에서 가지고 온 것들만으로 비빔밥을 만들었다. 농촌의 소박함이 이런 것이라 새삼 생각된다. 적은 것이지만 정을 느낄 수 있는 것 말이다.
"친구들끼리 부딪칠 수 있는 기회로 인해 하나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었어. 그리고 너희들이 비빔밥 먹을 준비도 너무 잘해왔고, 또 분단별로 특색이 있어서 맛이 달랐어. 1분단이 제일 맛있었다. 또 칭찬해주고 싶은 건 끝까지 뒷정리를 해줬던 것이 너무 고마워. 특히 종우가 쓰레기 치우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
이 행사에 담임선생님의 깊은 마음이 담겨있는 듯하다. 하나라고 말씀하시던 담임선생님의 말씀 속에는 보다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둘째 엄마의 입장에서 3학년1반의 딸과 아들의 하나된 모습을 참으로 보고 싶었나보다.
"친목도모. 같은 반 친구끼리 음식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서먹서먹한 것을 정으로 만드는 것이지. 비빔밥 맛있게 잘 먹었다."
3학년1반에 행사를 보러 오셨던 박철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정이다. 누구하나라도 소외됨이 없게 하려했던 우리의 행사에 정이란 단어를 말씀해 주셨다. 한 솥에 밥을 함께 먹는 건 바로 정을 불러오는 것이리라.
"이런 거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비빔밥도 처음이었어. 친구들이랑 이런 기회를 통해 더 친해질 수 있었고, 행복했다. 우리 반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전체가 이 행사를 해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어"
행사를 치르고 난 3학년1반의 조현미양의 말이다. 이 작은 행사가 교우관계에 있어서도 친분을 쌓아주었다는 소박한 말 한마디. 과연 함께 하는 행사란 얼마나 뜻 깊은 일인가.
"훌륭했다. 3학년1반 너무 부러워 우리 반도 했으면 좋겠다. 진짜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텐데. 내가 좀 전에 뺏어 먹어 봤는데 비빔밥 맛있더라"
3학년2반 류다영양의 말이다. 이런 추억거리를 원하는 눈치다. 아주 작지만 이 행사가 다른 반의 부러움을 샀다면 대성공이 아닐까. 하나됨과 정이라는 우리들의 공동체의식을 크게 느끼게 해주었던 행사. 바로 이 작고 아담하기만 한 행사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는가.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우리 청소년들은 정과 하나됨이란 단어를 잃어 가는지 모른다.
오로지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사는 우리의 청소년들. 하지만 이 청산중학교 3학년1반이야말로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촉촉히 하나됨과 정에 젖어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작은 행사가 우리들의 가슴에 단비와 같은 촉촉함을 심어준 것이다.
▶한영미/청산중3 (청소년기자) hymhoho@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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