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야간자율학습은...
옥천고 야간자율학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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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3.23 00:00
  • 호수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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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선영 <옥천고 청소년기자>
야간자율학습(일명 야자)이 끝나는 밤 10시면, 옥천고 주변에는 학생들을 데리러 온 학원차량과 승용차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리곤 10시가 약간 넘으면 삼삼오오 친구들과 몰려나오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인다. 대단한 학구열이라 생각한다.

면학 분위기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강압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생들을 공부시키고, 이런 학교의 정책에 불만 없이 따라주는 학생들. 이런 모습에서 학교가 원했던 면학 분위기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잡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는 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10시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함으로써 우리들이 포기해야 하는 그 무언가들. 어떤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이 지금 못 이룬걸 대학가서 풀라고..." 하지만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때 가서 이룬다면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않을까요?"

아침밥도 거른 채 0교시부터 졸린 눈을 부비며 수업을 듣는, TV속의 학생들. 이렇게 힘들게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그들은 지금 과연 행복한지 묻고 싶다. 고등학교 때 힘들었던 만큼 대학가서 얼마나 보상을 받았는지 몰라도.... 나중을 위해 지금은 조금만 참으라는 이런 말.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소리이다. 결과만을 위해, 오로지 그 목표 하나만을 위해 달리라면 그 과정에서 낙오되는 우리들을 가끔이나마 생각해본 적은 있는지.... 어둑어둑 해질 무렵 옥천고를 바라보면 많은 교실에 불이 켜져 있다.

전교생이 야간 교실 개방에 참여하는 4월 달이면 옥천고 전체가 형광등 불빛으로 밝아질 것이다. 이런 학교를 보면서 저 안에 있는 학생들은 무엇을 향해서 달리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걱정해주는 사람을 손꼽는다면 과연 몇 명이나 될 지 궁금해진다.

▶송선영/옥천고2 (청소년기자) mf6014@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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