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년된 짚신이 300만원(?)
450년된 짚신이 300만원(?)
2월말 안씨문중 묘 이장과정에서 발견된 짚신 처리 싸고 예산 확보 비상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2002.03.16 00:00
  • 호수 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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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 한 켤레를 썩지 않도록 해 일반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까? 결론적으로 짚신 한 켤레를 처리하는 일이지만 일반 주민들의 상상을 초월한 액수의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지난 2월28일 옥천읍 서정리 순흥안씨 문중 묘지 이장과정에서 부장품으로 발견된 이 짚신은 보존상태가 아주 좋아 450년된 짚신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원형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짚신은 순흥안씨 후손인 옥천읍 삼양리 안후영씨의 15대 조부인 안순개 선생의 부인 숙인 인천이씨의 묘소에서 나온 것으로, 1550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아 정확하게는 452년 된 짚신으로 밝혀졌다.

후손인 안후영씨는 군 향토전시관에 이 짚신을 기증할 뜻을 밝혔고 군에서는 기증자의 뜻에 따라 향토전시관에 전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충청북도 문화재위원으로, 복식연구 전문가인 충청대학 김명숙 교수에게 훈증 및 소독처리를 요청했다.

군의 요청을 받은 김 교수는 한복 등 옛날에 조상들이 입었던 부장품에 대해서는 약품 처리를 쉽게 할 수 있으나 짚신은 흔치 않은 부장품이어서 처리하는 데에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짚신 약품 처리를 위한 예산이 3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군 관계자는 별도의 문화재 관리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예산 확보를 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충청대학 김명숙 교수는 "상태가 잘 보전된 것으로 보아 부장품으로 넣었을 것"이라며 "문화재적인 가치 등을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고 연구한 후 문화재전문위원들과 협의할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화공보실 설용중 문화관광담당은 "짚신의 보존 상태가 아주 좋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 박물관 등에서 관심을 갖고 연락이 오고는 있지만 우리 고장에서 출토된 유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내면 장계리 향토전시관에 전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약품 처리를 위한 예산 확보 문제가 현재로선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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