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승하 통탄 망북비 발견
고종황제 승하 통탄 망북비 발견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3.11.20 00:00
  • 호수 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19년 고종황제의 승하를 통탄하며 슬픔을 표현했던 망북비(望北碑)가 동이면 평촌리 뒷산에서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망북비는 평촌마을에서 집성촌을 이루었던 성주이씨 문중의 이기왕공이 세운 것으로 고종이 승하함에 따른 비통한 마음을 적고 있어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게 해주고 있다.
이기왕공은 현재 평촌리에 거주하고 있는 이교균(61)씨의 방계 할아버지로 이씨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이 비가 세워져 있었고 일부 주민들에 의해 비석의 갓이 벗겨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이미 세상을 떠난 당숙 이석영씨와 함께 갓을 다시 씌워놓는 등 비석을 관리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망북비가 세워진 평촌 뒷산은 동이면 인근에서는 용죽리 대밭말 뒷산과 함께 옛부터 국상을 당할 때마다 유림은 물론 주민들이 북향 재배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이 북향재배하던 곳이라는 사실은 용죽리 정수병(58)씨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데 망북비의 앞면에는 "太皇帝崩日月無光"(태황제붕일월무광)이라 하여 국상을 당한 슬픔을 나타내고 있으며 뒷면에는 "개국 5백29년에 세웠다"라는 사실을 밝혀 설립연대가 1921년 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정수병씨는 "문화재적인 가치를 논하기에 앞서 일제시대인 당시 시대상황 속에서 고종황제의 승하를 슬퍼하는 망북비가 아직까지 우리 고장에 남아 전해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며 "조상들의 정신을 다시금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찡해온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