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큰돈 못되도 재미는 쏠쏠
깻잎, 큰돈 못되도 재미는 쏠쏠
소득원으로 떠오른 1원짜리 농사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2002.01.12 00:00
  • 호수 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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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1천평도 안되는 하우스에서 많게는 3천만원까지 소득을 올리는 깻잎은 평당 2만원이 넘는 농사거리다. 이들 회원들은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인쇄한 상자에 담아 깻잎을 출품하는 리콜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지난 1월 상순까지 깻잎 값은 12장짜리 100묶음 한 상자에 2만5천원까지 가격이 올랐었다. 1묶음당 250원 꼴.

1월 중순인 지금은 1만6천원에서 1만2천원까지 가격이 형성된다. 가격이 좋지 않아도 깻잎 한장 값이 10원은 한다는 얘기다.

추위 때문에 깻잎의 성장이 더뎌 수량이 적은 대신 값은 좋은 편이다. 그래서 깻잎은 100묶음 한 상자당 6천원에서 7천원 하는 여름 농사보다는 겨울농사 수입이 더욱 짭짤하다.

군서깻잎작목반(회장 김기영). 지난 98년 군서면 사정리 이태우 전 군의원이 전국 깻잎 생산의 중심지를 이루고 있는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만인산농협을 돌아 보고 와서는 재배를 시작하면서 99년 작목반을 형성, 본격적인 재배에 들어가게 되었다.

물론 이전부터 금산과 도계마을인 상지리 지경소에서는 깻잎에 재배되었지만 만인산농협을 통해 출하된다는 점에서 군서농협작목반으로 등록돼 깻잎을 재배하기는 사정리 농민들이 주축인 군서깻잎작목반이 처음이다.

"한꺼번에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보다는 1원짜리 농사를 짓자고 그래요. 여름이면 깻잎 한 장에 6∼7원 꼴이거든"

이태우 전 의원이 얘기하는 깻잎농사는 1원짜리 농사다. 깻잎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금산 만인산농협을 가야하고 조합원 가입까지 해야 할 상황이 군서 자체적인 작목반을 형성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 현재 군서깻잎작목반의 회원수는 9명(아직 작목반에 가입되지 않은 농가까지 포함하면 13농가). 지난해 사정리 마전동과 상지리까지 13농가 정도가 별도로 분리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군서농협 조합원으로서 깻잎을 출하하고 있는 농가는 26농가 정도다.

겨울철은 1주일에 3∼4회 정도 출하한다. 노지재배까지 가능한 여름철에는 매일 출하.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이들 회원들은 완전 리콜제를 시행하고 있다.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인쇄한 상자에 담아 출하한다. 불과 1천평도 안되는 하우스에서 많게는 3천만원까지 소득을 올리는 깻잎은 평당 2만원이 넘는 쏠쏠한 농사거리다.

"힘들고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소득이 괜찮아요"라는 차연석(66)씨. 겨울재배까지 하려면 지하수가 풍부해야 하고 하우스까지 초기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름을 때지 않고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회원들은 수막재배 방식을 활용한다.

"다른 작물에 비하면 소득이 꽤 괜찮은 겁니다. 비록 힘들고 인건비 뜯어먹기라고는 하지만 남에게 돈 꾸러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은 깻잎 농사 덕분입니다."

김기영 작목반 회장은 아직 단지 규모가 적어 서울까지 출하하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깻잎 농사를 희망하는 농가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약 대신 퇴비로 농사를 짓는 친환경농법을 활용하고 있는 깻잎은 여름철 진딧물과 연작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과제이기는 하지만 작목반원들은 겨울철에도 깻잎 때문에 일손을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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