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선·조병태 노부부의 사는 이야기
최가선·조병태 노부부의 사는 이야기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1.08.04 00:00
  • 호수 5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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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조병태씨가 걸어준 현수막 아래에서 사진한장 찰칵.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자상함이 엿보인다.
복잡한 시장에서 그것도 물을 바쁘게 건네주는 최씨에게 무엇을 묻는 것이 너무 미안해 오후에 다시 찾아간 최씨의 집. 그 집 앞에서부터 심상찮은 집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골목을 가로질러 대문 앞에 붙어 있는 조그만 현수막. 『축, 최가선 여사 금메달 획득』 배드민턴 동호인으로도 활동하는 최가선씨가 지난 중부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축하하기 위해 남편 조병태(67)씨가 걸어 준 것이라고 한다.

그 앞에 서서 현수막을 바라보니 그냥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온다. 잠시후 최씨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간 거실에는 조병태씨가 보낸 것으로 짐작되는 장미꽃 한 다발이 화병에 꽂혀 있었다. 꽃에 걸린 리본에는 `사랑하는 남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장미꽃과 현수막 얘기를 꺼내니 최씨는 "창피하다"며 쑥쓰러운 웃음을 지었지만 냉장고에는 샴페인과 케잌이 들어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참 보기 좋았다.

"아이구! 나야 걱정스럽지. 몸이라도 아프다고 안 하면 괜찮은데, 자기는 몸 아파서 매일 병원 다니면서 저러구 다니니 속상하지..."

최씨와의 대화가 어느 정도 끝나갈 때 택시 일을 마치고 들어와 최씨의 옆에 앉아 있던 남편 조병태(67)씨의 말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뚝뚝 묻어난다.

세상에 아내를 위해 직접 축하 현수막을 붙여줄 남편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는 기자를 대문 밖까지 쫓아 나와 손을 흔들어 주는 노부부의 행복한 모습에 시샘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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