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웠지만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무서웠지만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류영우 ywryu@okinews.com
  • 승인 2001.08.04 00:00
  • 호수 5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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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원면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추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26일 오후 4시30분 쯤 친구를 만나러 가던 이원초등학교 학생들은 '도둑이야'라는 친구 할머니의 외침을 듣고 절도범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다급한 상황이었지만 6학년인 김수겸, 김기윤, 이현아 등 3명의 학생은 절도범을 추격하고 6학년 윤이슬 학생을 비롯해 5학년인 김수인, 정다래 학생 등 저학년은 파출소에 신고하는 세심함도 보여주었다.

이원면 소재지 쪽으로 약 300m를 추격하던 학생들은 범인이 지갑을 떨어트리자 자전거를 타고 가장 앞서있던 이현아 학생이 지갑을 주워 뒤따라오던 김철민 학생에게 전달했다.

지갑을 전달받은 김철민 학생은 범인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지갑속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냈고, 이름을 확인한 뒤 주민등록증만을 들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지갑을 찾으러 다시 되돌아온 범인은 도망가던 김철민 학생을 붙잡아 지갑과 주민등록증을 빼앗아 다시 도주, 시장쪽으로 사라졌다.

아이들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장 곳곳을 누비며 범인의 옷과 인상착의를 설명하며 범인 추적을 계속했고 30분 후 면사무소 앞에 있던 김철민 학생이 범인을 발견하고 파출소에 신고, 범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엔 몰랐는데 범인과 함께 있을 땐 정말 무서웠어요" 범인 추격에 용감하게 나선 이원초등학교 학생들의 행동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잘못을 지적하기를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한편 이날 범인을 추격하는데는 김철민, 김수겸, 김기윤, 이현아 학생을 비롯해 한범진, 윤석진, 진명환, 진선영, 윤이슬 등 9명의 6학년 학생들과 김수인, 정다래 등 2명의 5학년 학생이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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