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그 사람
말이 없는 그 사람
오한흥의 옥천엿보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1.08.04 00:00
  • 호수 5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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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보고를 통해 대상지로 적절치 않다던 땅을 자기가 사서 그 땅에 정부시책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유봉열 군수. 본보 보도가 아니었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넘어갈 뻔 했던 이 일이 알려지자 소신과 용단임을 강변했던 유 군수.

비슷한 시기에 거래된 인근 땅값 평당 10만원의 1/20인 평당 5천원씩에 땅을 샀다는 유 군수. 나같으면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을텐데 지방세 탈세를 해놓고도 `한 점 부끄럼이 없다'는 유 군수.

하도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 이 난을 통해 `군수님의 헛소리'란 글을 띄운지 보름 이상을 넘겼다. 당시 나는 유 군수의 반론을 기대하며 충분한 지면할애를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고도 혹여 유 군수가 글을 읽지 않을 수 있겠다 싶어 이재하 공보실장을 통해 나의 이런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유 군수는 통 말이 없다. 물론 뒤로 들리는 말까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풍문엔 군수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번 일에 대해 여전히 소신(?)이었음을 해명하느라 복더위에 땀깨나 흘린다는 소문이고 보면 말이다.

이 게 사실이라면 유 군수가 아예 입을 다문 건 아니겠기에 날도 더운데 각개전투로 힘빼지 마시고 속 시원하게 모든 주민들이 알아 듣도록 툭 터놓고 공개적으로 하실 것을 다시 제안 드린다.

듣기 좋은 말도 자주 들으면 싫증이 나는 법, 그것도 힘깨나 쓴다는 군수에 대한 비판을 한 두번도 아니고 연이어 해야 한다는 게 솔직히 나로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허나 이 게 어디 내가 먼저 시작한 일이며 나만 안아야 할 부담인가.

다시 말하건대 유 군수 스스로가 대상지로서 부적합하다던 땅을 사서 거기에다 정부시책사업을 몰래 추진한 게 발단이다. 이런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용단 운운하며 `한 점 부끄럼 없다'는 뻔뻔함이 화근임을 대다수 주민여러분께서는 잘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이 기회에 더 확실히 알아야 할 일이 있다. 이 문제가 나 또는 본보와 유 군수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작은 신문이나마 언론으로서 그 기능을 인정하고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임을 인정한다면 이번 유군수 기사는 지극히 정당하다는게 변함없는 내 생각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유 군수로 대표되는 군 행정과 행정 주체인 주민 사이의 문제라는 얘기다. 양보해서, 유 군수가 사유지를 산 것까지는 사적 행위로 인정하고, 평당 5천원이라는 땅값도 그대로 믿어주자.

다만 이로 인해 파생된 불합리한 예산집행과 군수 측근인사의 주장대로 처음부터 떳떳하게 드러내지 않고 군의원들마저 따돌린 행정 절차상의 문제, 특히나 지방세 징수관인 군수의 지방세 탈세 문제 등이 `한 점 부끄럼 없다는 말로 덮어지느냐'며 또 이를 해주고 않고는 주민들의 몫이라는 얘기다.

유 군수 땅과 맞물린 군의회 여운룡 의원 과수원 경계지점에 투자된 유 군수가 산 땅값의 두 배에 가까운 3천여만원의 옹벽공사비는 누구의 돈인가? 국·도비는 그렇다 치고 군민들의 순수 세금인 군비 부담은 또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현실을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이번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유 군수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가장 중요한 기사의 진위 여부는 접어둔 채 소위 의도성 기사로 밀어 붙이며 나와 유 군수의 사적 감정에서 출발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사랑으로 포장된 우려(?)까지 섞어 흘리던 분위기는 감지한지 오래다.

그러나 이제 간절히 청한다. 지역사랑이 지극하신 분들의 우려를 구체적으로 지적해 달라고.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우려를 드릴만한 기사가 있었는지 지도해 달라는 말이다. 과감히 수용해 지면을 통해 주민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고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이처럼 간곡한 청이 있음에도 앞으로 구체적인 지적없이 우려를 말씀하신다면 이는 정중히 사양할 생각이다. 아니 사양으로 그칠게 아니라 `군수에게 점수 따실 일이라도 있느냐' `특혜라도 받았느냐'고 되물어 볼 생각이다. 이래도 이 문제가 나 또는 본보와 유 군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면 연락 바란다. 힘 닿는데까지 풀어 볼 모양이다.

다시 유 군수에게 묻는다. 하나는 보름전에 올린 `군수님의 헛소리'라는 글 내용의 인정 여부와 다른 하나는 인정하신다면 주민앞에 사죄의 뜻으로 군수직을 포기할 용의는 없으신지 묻고 싶다. 아니면 똑 떨어지게 답변을 하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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