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과 바람
저녁과 바람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0.03.24 11:03
  • 호수 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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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빈 터에서

잃어버린 것들의 모습을 하고

저희끼리 떠도는 바람 떼

잡으러 간다.

바람 앞에 내 그림자는

마른 기침소리로 부서지고

글썽이는 손금위로

바람의 꿈같은 모발이

스칠 때마다

남은 시간 아래에서

간간이 묻어나는

투명한 갈증을 앓아,

조금씩 무성해져 가는 울음소리

저물녘이면

바람을 안으려

눈물처럼 단단한 가슴을 챙긴다.

유민희(옥천읍 삼양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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