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면 칠보단장풍물패
청산면 칠보단장풍물패
함께사는 세상 [40]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1.06.23 00:00
  • 호수 5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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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의 장벽을 뛰어넘어 풍물 놀이를 펼치는 칠보단장풍물패. 현재 청산에는 우리가락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청산에 '우리 가락' 물결이 넘실거린다
집에서 아버지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함께 꽹과리 장단을 맞추는 모습이 청산에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군이나 교육청에서 청산면을 풍물고장으로 특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교육, 복지 등 많은 부분에서 소외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문화까지 소외당할 수는 없잖아요."

청산 칠보단장 풍물패 단원들은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넘어서 옥천군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청산면에서 `풍물'이 확산되는 것은 문화적 소외 현상과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가 남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뭐 있나요? 공간도 없고, 공간이 없으니 당연히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없겠죠."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군에서 `청산 문화의집'을 건립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청산면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문화적 수혜가 읍과 비교할 때 넉넉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화적 상황과 청산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흥'이 어우러져 지금의 `풍물열기'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지난 98년 칠보단장풍물패(회장 김명옥)가 창립되면서 불기 시작한 청산면의 `우리가락 열풍'은 청산초, 청산중, 청산고에 차례로 `풍물패'가 만들어지면서 지금은 그 인원이 1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성인에서 학생까지 100여명 '풍물패' 활동
98년 2월25일 창립한 칠보단장풍물패는 현재 2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반을 중심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이제 `사물놀이'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정열을 쏟고 있다.

"청산에서 주부들이 여가생활을 즐길만한 것이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칠보단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군에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어요" 칠보단장 풍물패 김명옥 회장의 얘기다. 또 칠보단장 단원들은 작지만 의미있는 꿈을 가지고 있다.

"초·중·고에 풍물패가 있으니까요 일반부까지 모두 모여서 북도 치고 상모도 돌리면서 선반을 함께 해보고 싶어요" 김귀화 칠보단장 상쇠의 얘기다.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의 장벽을 뛰어넘어 넓은 공간에 모여 대동 풍물 놀이를 펼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이러한 칠보단장의 희망이 결코 터무니없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청산초등학교(교장 박수용) 풍물패를 찾아가 보고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풍물을 배우면서요 부모님들의 반응이 틀려졌어요. 예전에는 칭찬해주는 일이 없었는데요. 요즘에는 안 그래요."

▶학생들의 풍물에 대한 커다란 애정
박보람(청산초6)양이 풍물을 하면서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목청 높여 대답한다. 또 자신이 맡고 있는 풍물의 매력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을 하느라 잠시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아이들은 북은 그 소리가 크고 시원해 좋고, 장구는 소리도 좋고 호흡도 가장 잘 맞아서 좋고, 징은 징대로 꽹과리는 꽹과리대로 갖고 있는 그 고유의 매력을 쏟아놓는다. 아이들의 이러한 열정이 모여 창단한지 1년이 조금 지난 5월30일, 충청북도 초·중·고 학생 국악 경연대회에 출전해 2위에 입상하는 좋은 열매도 거두게 되었다.

김영자 지도교사도 "아이들이 보여주는 열정에 때로는 놀랄 때가 많다"고 얘기한다. 230여명의 작은 학교에서 초급, 중급, 상급반으로 나뉘어 60여명이 풍물을 익히고 있으니 청산초등학교의 풍물에 대한 애정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작년, 어려운 여건에서 탄생해 어머니, 아버지들로 구성된 칠보단장의 악기와 김수인 지도강사의 도움으로 그 기반을 다져나간 청산초 풍물패. 결국 그렇게 출발한 청산초등학교 풍물패는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풍물패가 활성화될 수 있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했고 풍물교육이 초·중·고로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그래서 지금은 청산중학교(지도교사 김명희)에 30여명, 청산고등학교(지도교사 정호영)에 20여명이 풍물패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출향인들의 지원도 이어져...
각 학교의 이러한 풍물열기는 출향인들에게도 번져가고 있다. 칠보단장풍물패가 처음 발족했을 때 면민협의회를 비롯한 출향인 원백희씨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을 비롯해 지난 4월29일 청산중학교에서 열린 동문체육대회에서 구제남 총동문회장은 모교발전기금과 함께 사물놀이 지원금으로 100만원을 전달했다.

또 최근 청산고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인 김종순씨도 풍물패에 1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주민과 학생, 출향인들까지 `풍물'에 대한 지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관계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준다면 `풍물'이 청산의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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