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락산업 번창막고 공동체문화 형성을
향락산업 번창막고 공동체문화 형성을
과소비 부추기는 신용카드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90.02.24 11:03
  • 호수 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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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만 해도 가게문에 △△카드,ㅇㅇ카드 가맹점이란 스티커를 붙인곳이 별로 없었는데 요즈음은 조그마한 술집, 동네 짜장면집까지도 많은량의 신용카드 스티커가 불여있다.

2~3년 사이로 카드회사가 생겨남은 물론 거의 모든 은행에서도 신용카드를 만들고 있다.

그만큼 신용카드가 이제는 어색한 외국의 문화가 아니라 현실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시점이라 하겠다.

하긴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신용카드 1,2개쯤은 가지고 있다고 하니.

신용카드는 원래 현금을 몸에 지니지 않아도 됨으로써 난폭한 강도, 날치기 등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과 필요한 물건을 할부로 구입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은 뒷전으로 사라지고 요즈음 신용 카드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퇴근길에 막걸리 한잔으로 직장에서 쌓인 긴장을 풀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주머니가 텅 비었어도 신용카드 하나면 룸살롱에서라도 고급술과 안주를 앞에 놓고 귀빈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접대부에게 지급되는 팁까지도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것이 가능하다.

「외상이면 소도 잡는다」는 옛말, 그른것이 하나 없다. 꼭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을 24개월이나 36개월 할부의 매력에 이끌려 사치성 물품도 선뜻사는 사람이 늘어난다. 돈있는 사람은 있다는 과시욕으로, 또 없는 사람은 신분상승의 욕구를 소비에서 푼다는 의도로 과소비를 하게 된다.

과소비의 요인은 물건구입뿐 아니다. 재무부 및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회사들의 현금서비스액이 88년 총 매출액의 54.9% 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발급되는 돈이 2조4천8백5억원이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급증은 통화증발을 낳고 이러한 통화증발이 과소비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를 편법으로 활용해 불법 사채놀이가 성행한다.

신용카드는 그 원래의 목적으로 볼 때 사람들의 살림살이에 도움이 된다. 생할에 꼭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데 부담이 적어지고 식구 중 누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을 때 현금서비스를 받아 유용하게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불균등한 경제성장과 대기업 편중의 경제정책 그로인한 향락산업의 번창, 그러나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한 청탁과 향응의 관행이 늘어난 현 사회에서 신용카드는 사치성 소비에 쓰이며 과소비를 부채질하기 쉽다.

신용카드를 가진 직장인들은 대부분이 카드 빚이 1인당 1백만원 정도씩은 고정적으로 갖고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약삭 빠른 이들은 여러개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증권투자에 열을 올린다고도 한다.「급전」의 용이함이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이러한 신용카드의 문제점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려고 하는 지금, 카드 이용의 부작용을 막아 건전한 카드이용 문화를 정착시키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의 대책에서 가장 우선적인 것은 당연히 향락산업의 번창을 사회적으로 제지하며 건전한 공동체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일일 것이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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