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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수매 논란의 진행을 보며농민들의 목소리 최대한 반영되어야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1.11 11:03
  • 호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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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본격적인 추곡수매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추곡수매가에 대한 논쟁이 각계에서 끊이질 않는다. 그런 모습은 올해도 여전히 볼 수 있고 아직 국회 동의과점을 거치지 않은 채 잠정 수매가를 적용해 수매에 들어갔다.

올해는 특히 농수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농민들의 위기의식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실시되는 것이므로 더욱 귀추가 주목되기도 한다. 수입개방이 이미 올해부터 시작되었고 향후 8년이면 농산물의 완전개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농촌, 농민실정이 현상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미봉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는 수없이 다양한 생각과 행동양식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 처한 상황에 따라 각자가 가지게 되는 입장은 천차만별이란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당장 추곡 수매가 논란만 보더라도 나타나지 않는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진통 끝에 마련되었다는 정부안은 11%와 12%이며 농협 조합장들이 모여 제시한 인상안은 18.4%, 3야당이 주장하는 것은 19~20%선이다.

이들보다 본질적으로 농업에 삶을 걸고 있는 농민단체의 경우는 41%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입장을 내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의 농촌이 우리가 흔히 TV에서 보는 것만큼 여유자적한 전원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며 많은 수의 농민들이 체념하는 상태에까지 다 달았다는 사실이다.

전체 농가소득의 34% 이상이 쌀 한 품목에 의해서만 얻어진다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1년에 단 한번뿐인 수매가의 인상은 농민들에겐 그만큼 절박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옥천군에서도 지난 7일부터 군서면을 시작으로 수매가 시작되었다. 통일계 17만5천3백50가마에,일반계 5만2천8백10가마를 수매예시 한 가운데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예시량은 옥천군 전체 쌀 생산 예상량에 비하면 약 26%에 불과한 양이다. 이 예시량을 잠정 수매가 2등품 가격으로 환산해 보면 통일벼는 59억5천3백13만2천5백원,일반벼는 18억9백27만6백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여기에서 수매가와 더불어 수매량의 확대요구는 어느 농민을 만날지라도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수매가와 수매량에 대한 불만 때문에 일부 농촌지역과 농민단체에서는 수매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점한다. 올들어 크게 오른 농기계 값이나 농촌노임,지난 상반기 중 19.4% 인상된 전국 노동자 임금과 내년 정부예산 팽창률이 19.4%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1년 농사지어 남는 것이 없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는 경청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앞으로 국회 동의과정이 남아 있고 그 과정에서 수매가는 최종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그 동안의 관례가 그랬듯이 정부안보다는 일정하게 높게, 야당안 보다는 조금 낮게 결정하여 농민들의 반발을 최대한 무마시키려 할 것이란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일런지도 모른다.

우리의 농촌이, 그리고 농민들이 느끼고 있는 깊은 시름만큼만이라도 농민들을 이해하고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위기감을 타개하려는 노력들이 경주될 때 국가적으로도 튼튼한 미래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려문 농촌현실이라지만 「그래도 내년에는」이라는 희망이 농민들 가슴가슴에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결국 뿌리는 농촌이요, 농업임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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