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을 구심체로 농민권익 찾을 때
농협을 구심체로 농민권익 찾을 때
다같이 고민하며 살자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1.04 11:03
  • 호수 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곱던 단풍이 퇴색된채 흩어져 날리는 무질서한 들판에 말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농민들은 이제 또 무엇을 생각하는 걸까? 단풍의 정취도, 먼나라여행도 아닐 것이다.

확신없는 자연과의 싸움, 대책도 보장도 없는 농정부재로 인한 불만, 불투명한 가정의 장래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수확의 풍요와 즐거움보다 피로와 걱정으로 찌들려 있다.

이제 얼마 안가서 돈갚으라는 통지서가 몇 장씩 날아든다. 몇 농가를 제외하곤 빚 얻어 빚 갚아야 되며 얼마남지 않은 자갈논 산중턱에 걸쳐있는 삐알 밭을 헐값으로 잡히거나 팔아야 된다.

과단한 투자와 지원이 구체화 되지 않으면 농어촌 공사는 땅부자가 되고 정부는 대지주가 되지 않겠는가?

옛말에「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농민은 잘 먹지도, 입고 쓰지도 않고,고된 노동으로 벌어 형제자녀를 가르쳐 도시로 내보내는 일로 전 생애를 바쳤는데, 이들이 고관대작 아니면 사장, 과장으로 출세한 뒤 명예와 부를 누리고 외제를 선호해 가면서까지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형제를 이 지경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는데도 왜 원망하려 들지 않으며, 농민의 작은 힘을 모으고 합쳐 경제적인 부와 사회적인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합이 자체 성장에 치중 제 살궁리만 하는데도 왜 탓하려 하지 않을까? 이

제 남은 일은 나 하나의 희생으로 족하고 이 땅엔 미련이 없단 말일까? 그 결과란 무엇인가. 내 대에서 농촌 생활을 청산하려는 생각이 늙어 말년까지 좋은 꼴 한번 못보고 죽어가야 하며, 농민을 희생양으로 이용의 매체로 시작한 농협운동이 오늘의 국운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6·29선언으로 시작된 6공화국은 농협법을 개정하였으나 농협 운영의 자율성을 다소 허용한 것이지 농민의 생존권익을 보장하는 내용은 아니였다. 이제라도 농민의 냉혹한 자각과 자성으로 굳게 결속하여 농협을 구심체로 권익을 찾아야 되며, 농협은 중앙회를 대폭 축소시키고 금융 업무는 독립시켜야 되며,경제, 지도, 이용 사업을 대폭 활성화해야 될 것이다.

농어촌 공사가 설립되어 농업의 구조적 변혁과 더불어 농협이 해야될 일이 몇갑절 많아지게 된다.「수입에 대한 대응과 대책」,「계약에 의한 조절 생산과 보장」,「농축산물의 수출입권 총괄 획득」,「가격 보장 지지」,「교육,복지 문제의 개선」,「후계자 육성」등 너무 많은 문제가 산재되어 있다.

이제 더욱 빨리「농업 공황」을 타개 하려면 정부, 정치인, 농민이 다같이 더 큰 안목으로 진실한 이해와 상호 협조가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이 지역 농협 운영의 예를 살펴보면 지역 특산물인 고추를 풋고추에서 건고추에 이르기까지 인천지역 원협 공판장을 조합장이 칙접 찾아가 5년전부터 결연을 맺고 상호 출하 조절을 해가며 높은 가격에 판매해 주는가 하면 시장에 임시 직판장을 개설 판매를 유도 하는 등 농민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88년 고추와 팥 수매시 지역내 생산량보다 많이 배정 받아 타지역에서 수매치 못한 팥을 상인들이 4만원에 사서 6만원에 수매해 그지역의 농민에게 큰 불익을 준 타단협의 대조적인 예를 교훈삼아야 될 일이다.

이러한 시기에 모단협은 조합원들의 단결된 협조와 임직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봉사 조합으로 성장했으며, 운영의 쇄신책으로 농산물 공판장과 직판장을 개설, 조합원의 소득을 높이고 쇼핑센터를 두어 모든 생활 물자를 값싸게 공급시키며 각종 교육,회의, 결혼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기위해 다목적 종합 청사를 완공해 놓고도 계획대로 운영할 수 없음을 고심하고 있다. 이 얼마나 이상적이며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선진 농협상이겠는가?

85%이상의 농민이 생존하고 있는 이지역에서까지 농협이 농민의 편익을 위해 일할 수 없다면 이제 농민은 어떠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한 것일까? 남의 일,남의 지역 일이 아니라 모두가 내일처럼 새겨야 될 것이다. 조합장을 비롯,임원과 대의원 모두는 명예직이 아니고 책임직임을 명심 해야될 것이고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직접 뛰며 조합원의 모든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자세와 각오로 일해야 되며 농민들은 끝이 오는 날까지 자기 권익을 스스로 찾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민종규 <충북 클로바동지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