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저희가 달려 갑니다"
<함께 사는 세상>"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저희가 달려 갑니다"
옥천군 통합사례관리 민간요원 홍도화최영옥·조은주씨
2009년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으로 통합사례관리사 도입
위기의 가정 찾아 공적·민간 지원 연결
  • 황민호 객원 기자 webmaster@okinews.com
  • 승인 2013.07.05 10:56
  • 호수 119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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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 새로운 복지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과제로 시행되어 만들어진 옥천군 주민복지과 내 희망복지지원팀과 드림스타트팀은 민간 사회복지사를 채용해 현장 통합사례관리를 하며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희망복지지원팀은 전 세대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드림스타트는 0세부터 12세까지 아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두 팀이 모토로 삼는 것은 통합 지원이고 지역사회 연결망 구축입니다. 두 가지 화두를 붙들고 열심히 뛰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옥천군 주민복지과 소속 통합사례관리 민간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왼쪽부터) 최영옥, 홍도화, 조은주씨

그들은 고군분투 지역을 훑으며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이미 홀로 남겨져 아무런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절망이 절망인지도 알지 못한채 박박 긁어대던 그들에게 저쪽 세상에서 건넨 유일한 손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의 의미가 무색하게 주어진 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을 무렵 그들이 대문을, 방문을 열었던 것이었다. 술에 쩔어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도,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도저히 살것 같지 않은 환경에 열악한 사람도 그렇게 숨어있었더랜다. 그러고 보면 지역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숨어 살았다. 그네들은 지역의 공동체성이 끊어진 자리에 그 거미줄을 다시 잇는 작업을 하는 '착한 거미'구실을 하는 사람이었다.

군 주민복지과 내 희망복지지원팀 중 통합사례관리를 맡은 민간요원 홍도화(49, 옥천읍 서대리), 조은주(44, 옥천읍 가화리), 최영옥(50, 옥천읍 성암리) 세 명이 그들이다. 희망복지지원팀은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으로 각 지자체별로 수행하는 사업으로 5만명 이상 10만명 미만 인구의 지자체에서는 3명의 민간 사회복지사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 현장 통합사례관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들은 마을 이장과 읍면을 통해 올라온 위기의 가구들을 모아서 옥천 곳곳을 샅샅히 찾아다니며 사례 관리를 한다고 했다.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맞는 가구수는 25가구 정도, 매일 빠짐없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한 집당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수시로 방문하면서 그들이 필요한 것을 탐색하고 판단해 지역사회와 연결해 주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참 어렵지만 가야할 발걸음

쉬운 사례는 하나도 없었다. 또 혼자 가기는 정말 부담스러웠다. 조은주씨는 그렇게 숨어서 표시 안나게 살았던 그들을 가리켜 '조련되지 않은 야생마'라고 표현했다.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사회에서 소외된채 어쩌면 버림받은 채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던 그들은 익명의 사회에서 최대 피해자인지도 모르겠다.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적절하게 수용되고 아예 익숙한 채 생활하게 되지만 이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지역 사회와 별 접촉이 없는 사람들이지요. 혼자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온 것이 대부분이지요. 만나보면 거의 몸과 마음이 다 망가져 있지요. 사람 접촉이 거의 드물어서 낯설어하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도 많아 꼭 둘이 한 조가 되어 움직여요."

홍도화씨와 최영옥씨는 농협에서 근무하다가, 조은주씨는 꽃동네 노인요양원에서 근무하다가 희망복지지원팀과 인연을 맺었다. 홍도화씨는 2009년 정부 사업이 시작되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해온 베테랑이고 최영옥씨는 2010년부터 조은주씨는 2012년부터 차례로 결합했다.

거의 매일 현장 출장을 나가서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라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다고 했다.

"한번 만나고 오면 에너지가 다 빨리는 느낌이에요. 아! 저렇게 열악한 곳에서 생을 영위하는 분도 참 많이 계시는 구나.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죠. 농협에서는 계약된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저에게는 정말 새로운 세상이었어요. 느끼는 게 정말 많았죠."

3년 차를 넘어선 홍도화씨가 3년여의 여정을 스치듯이 말한다.

아이들이 천식에 걸렸는데도 온통 집안에 곰팡이가 가득 슬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가정도 봐왔고 냉장고가 고장 나서 구더기가 뭉텅이로 있던 할머니 집도 있었다. 가는 곳곳마다 우려했던 예상을 뛰어넘어 늘 가슴답답한 마음이 짓누르기도 했다.

그래도 그녀들은 희망을 갖는다. "어렵지만 게중에는 조금씩 나아지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을 도우러 지역 사회에서 하나둘씩 나설 때 아직 이 곳이 살만한 곳이나 하는 생각도 들고 도움을 받은 분들이 스스로 일어서려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모든 피로가 싹 풀리지요. 행복해요."

그녀들이 활짝 웃으며 이야기한다.

옥천군자원봉사센터 조주옥 팀장은 이들을 가리켜 "옥천 어려운 가정 곳곳을 다니는 수호 천사"들이라며 "이분들이 주민복지 최우선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그런 일들은 소중하지요. 우리 곳곳에 사각지대가 많거든요. 더 인력이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어려운 분들을 발굴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바로 서게 하는 것, 그 분들이 하고 있고 우리들이 더불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옥천군자원봉사센터는 여러 기관과 연계해 발굴된 이런 가정들에 종합지원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 왼쪽부터 최영옥, 조은주, 홍도화씨
희망복지지원팀은?

희망복지 지원팀은 민간요원 3명과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간요원들은 계약직 신분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자들로 뽑아 운용하고 있다. 희망복지 지원팀 현장 통합사례관리 요원들은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생각한다. 공적 지원도 민간 지원도 그리 만만한게 아니라고 말한다.

"공적 지원은 잘만 맞으면 금방 풀리지만서도 시기와 예산이 맞지 않으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갑갑하지요. 당장 필요한데 말이에요. 또 민간 지원의 경우에는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지역사회의 연결망이 끊어져 있어서 서로 연결시켜줄 부분이 많지 않지요."

최영옥씨가 말한다.

그렇게 군 행정 체계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확대해서 한 달에 한번 통합사례관리 회의를 연다. 이 통합사례관리 회의에는 옥천군자원봉사센터, 옥천지역자활센터, 옥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옥천군보건소, 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단위들이 모여서 서로 교차해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을 모색하기도 한다.

통합사례관리 회의는 조금 더 밀도있게 화학적·물리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의 노인밑반찬배달사업과 보건소의 방문보건사업, 그리고 주민복지과의 드림스타트와 남부지역아동보호센터의 위기 아동 사업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통합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면 많은 일들이 해결될 거라고 그들도 내다봤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드림스타트 사업과 희망복지지원팀 사업을 같이 연계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어요. 같은 사무실에만 있더라도 같이 일상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많을텐데 여기에서는 공간이 서로 떨어져 있거든요. 그런 것이 약간은 아쉽지요."

드림스타트 팀은 청소련 수련관에 있고 희망복지지원팀은 주민복지과내에 있다. 앞으로 개선과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지역의 관심이 절실해요'

그들은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역사회가 연결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절실해요. 통합사례관리 회의에서도 해결 못하고 발을 동동구르는 사례들도 참 많아요. 이럴 때는 민간의 관심이 지역의 다양한 자원이 결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지역적 관심과 애정이 필요해요. 우리는 그래서 서로 수없이 연결되어 있어야 해요."

세 사람은 동시에 몸속으로 체득한 지역사회 관계망과 유기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 힘만으로 되는 것은 없어요. 온 지역 사회가 같이 움직일 때 한명씩 한명씩 건사되는 것이지요. 보람이요?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 보일 때 나아지는 것이 눈에 띄게 보일 때 그래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구실을 할 때 그 희열은 말로 다 못해요. 그래서 이 일을 힘들어도 하는 것이지요."

당장 그들은 당부했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제일 먼저라고 말했다.

"마을 이장이나 이웃을 통해 읍면에서 한번 걸러져 저희에게 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역마다 관심이 적으면 많은 대상들이 저희에게까지 오지도 않지요. 그래서 첫번째는 관심, 두번째는 애정이 필요하지요.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리고 어렵게 산다고 생각하는 분들인데 손길이 필요한 분들인데 전혀 그런게 없다고 판단되실 경우 연락 주세요. 저희가 달려갑니다."

씩씩하고 당당하게 그들은 이야기 했다. 그들은 개별화된 복지에서 통합적인 지원을, 끊어진 관계망을 다시 복원하는 일을 부여받았다. 그들이 많이 움직일 수록 지역의 착한 거미줄 망은 튼실하게 단단하게 엮어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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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재 2013-07-08 23:00:21
훌륭한 일들을 하시는 수호천사가 맞네요.
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더 확대 되면 좋겠습니다.
짝짝짝

훌륭한사람 2013-07-05 16:07:50
중요한일들을 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