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로 '포도 메카 명성 다시 한 번'
알렉산드리아로 '포도 메카 명성 다시 한 번'
옥천작목반,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기술지원 협약식
각 분야 포도전문가 농가 재배 기술부터 마케팅까지 지원
  • 정순영 기자 soon@okinews.com
  • 승인 2013.03.15 11:12
  • 호수 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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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옥천군농업기술센터 소회의실에서 우리고장 알렉산드리아 포도작목반과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간 기술지원 협약식이 열렸다.

우리고장 포도 산업의 새 활로를 개척하는 길에 농가들이 먼저 나섰다. 12일 옥천군농업기술센터 2층 소회의실에서 알렉산드리아 포도작목반(반장 이동훈)과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간 '알렉산드리아 포도 품질 개선 및 유통활성화 기술지원 사업' 협약식이 열렸다.

이번 협약을 통해 농가들은 알렉산드리아를 재배ㆍ저장하는 과정 중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술 및 전문지식을 실용화재단으로부터 제공받게 된다. 또 고품질의 유기농 알렉산드리아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생육 환경 및 토양관리, 병충해방제 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표준화해 국내 판매 및 수출에 최적화된 알렉산드리아 포도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실용화재단 역시 자체 연구 인력은 물론이고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학계, 충북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등의 포도전문가들을 기술자문단으로 위촉, 이번 사업 성공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군내 알렉산드리아 포도 재배농가는 총 일곱 곳. 협약서에 서명을 한 옥천알렉산드리아 포도작목반 이동훈 반장(동이면 남곡리)은 "3년 전 알렉산드리아 재배에 눈을 뜨고 첫 걸음을 내딛었을 때는 어려움이 발생해도 어디 호소할 데가 없었는데 이렇게 재단과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농가가 제대로 된 재배기술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옥천 작목반 총무이자 전국 알렉산드리아 포도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근태(옥천읍 삼청리)씨는 "재배 기반도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고 유통망 확보도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유기농 재배를 하다 보니 병해충방제 기술자문이 가장 시급하다. 기술자문위원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역시 우리고장 농가들과의 만남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재단 기술사업본부 신진섭 본부장(농학박사)은 "외국 포도가 수입되고 농가들 걱정이 적지 않지만 저는 국내에서 생산된 최상품의 포도를 먹을 때마다 감탄하고 그런 포도를 생산하신 농가들께 감사드린다"며 "그런 만큼 이번 협약은 재단 입장에서도 대단히 의미 있고 기쁜 협약이고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연말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알렉산드리아 포도생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알렉산드리아포도를 선보이고 있는 이동훈 반장(옥천신문 자료사진).
■유기농 알렉산드리아 '친환경 옥천에 최적'

「'특히 제주도내에 널리 산재한 기존의 바나나하우스를 그대로 이 포도 재배시설로 사용할 수 있어 농산물 수입개방 여파로 이미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도내 바나나 재배 농가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대체작물로 꼽히고 있다'」

위 글은 1992년, 한 주요 일간뉴스에 난 기사의 대목이다. 수입농산물 여파로 바나나하우스를 폐원하는 농가들의 대체작물로 적극 권장된 '이 포도'가 바로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인 것. 이번 기술지원 사업의 기술자문단장을 맡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교선 포도연구센터장은 알렉산드리아는 정부가 90년대 초, 바나나 대체작물로 정책적으로 제주도 재배를 추진했지만 소비처 확보 미진과 당시 재배가 훨씬 쉬운 감귤재배가 제주도내에서 확산되면서 기대만큼 재배되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이집트 원산지의 3천 년이 넘는 재배역사를 가진 알렉산드리아 품종은 유럽에서 가장 많이 보급된 품종이고 과실 자체가 굉장히 고품질이며 생산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설명했다.

박교선 센터장은 20여년의 세월동안 포도를 먹는 소비자의 기호 자체가 많이 변했고 특히 옥천은 친환경 포도재배를 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알렉산드리아 재배가 완전 정착된다면 우리나라 포도산업의 돌파구를 옥천에서 마련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고품질의 알렉산드리아 포도 생산이 가능해졌을 때는 알렉산드리아 선호도가 높은 일본 수출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농가들, '자식 같은 캠벨, 과감히 떨쳐냈다'

농가들은 지난 수 년 간의 재배경험 속에서 알렉산드리아의 성공가능성을 몸소 느꼈다고. 옥천 알렉산드리아 포도작목반 이동훈 반장은 "솔직히 캠벨은 고생하는 만큼 돈이 안됐고 온난화로 기후가 점점 더워지다 보니 고온에 강하고 잘 익는 포도 품종을 찾던 중 천안에서 고품질 포도 재배로 잘 알려져 있던 최근태 총무를 알게 돼 알렉산드리아 재배를 시작하게 됐다"며 "나도 쭉 캠벨을 하던 사람이라 신품종에 도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3년 정도 고생한 끝에 지난해는 알렉산드리아로 kg당 8천 원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동훈 반장은 "지금 알렉산드리아 재배는 전국에서도 옥천이 선두주자"라며 "자식 같은 캠벨 포도를 아무리 잘 키워 봐야 영동군 것이 아니란 이유로 제 값을 못 받는 걸 경험하고 마음이 정말 아팠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과감히 떨쳐내자 싶어 알렉산드리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목반 최근태 총무는 지역 농가들을 컨설팅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옥천을 알게 됐고 옥천이 친환경포도 재배에 최적지임을 알고 3년 전 가족들을 이끌고 아예 옥천으로 이농을 했다고. 최근태 총무는 "알렉산드리아는 기후 변화가 심해지고 비가 많이 와도 맛있는 포도"라며 "지난 3년 간 작목반 농가들이 유기농 인증도 다 받았고 친환경매장으로 납품이 되고 있지만 결국 신품종이 성공하려면 유통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기농 옥천 알렉산드리아 포도를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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