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함께 무너진 농심
폭설과 함께 무너진 농심
  • 류영우 ywryu@okinews.com
  • 승인 2001.01.13 00:00
  • 호수 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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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울토마토 가격이 떨어져 많은 손해를 봤어요. 올해는 농사도 잘됐고 시세도 좋아 빚을 갚겠다 싶었는데 답답하네요"

지난 7일 옥천지역에 내린 평균 15.7cm의 눈은 3년동안 자식처럼 키워온 정수영씨의 비닐하우스 3동을 마치 폭격하듯 주저앉혀 버렸다. 지난해 폭락한 방울토마도 시세로 많은 손해를 보았기에 정씨의 상심은 더욱 컸다.

이런 정씨의 상심을 덜어보려고 지난 16일 용운리 주민을 비롯해 농협 청년부원 20여명과 농업기술센터, 군농협, 옥천농협 직원 등 100여명이 쓰러진 비닐하우스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주위의 관심도 무너진 하우스 안의 토마토를 살릴 수는 없었다.

"도와준 만큼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안되네요. 더 이상 작업을 해도 햇빛을 받으면 다 고사할 상황이라 빨리 포기하는 좋다고 생각해 작업을 중지시켰어요"

종자비 200만원, 비닐과 부직포 구입비 400만원, 기름값 500만원, 인건비 등 정씨가 올해 수확을 위해 투자한 생산비는 벌써 1천만원을 넘어섰다. 또 올해 방울토마토 시세가 좋아 내심 5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한 터라 정씨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계획은 서 있는데 뜻대로 안되네요"
물적 피해보다도 정씨의 어깨를 무겁게 억누르는 것은 폭설로 인해 무너진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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