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군수 신년 인터뷰>"멀리 가려면 모두 함께 가야합니다"
<김영만 군수 신년 인터뷰>"멀리 가려면 모두 함께 가야합니다"
'수돗물 불소화, 일단 시행 후 여론 재수렴할 것'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11.01.07 02:06
  • 호수 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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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5기 군수로 취임한지 이제 6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적어도 본지의 지면으로 체감하는 시간의 흐름은 6개월보다는 훨씬 길었던 것 같다. 궂은 소식이든 반가운 소식이든 김 군수 취임 전부터 민선5기를 둘러싼 전망과 희망, 비관과 회의들이 과거 어느 집행부의 출범시기보다 큰 이유였던 때문일 것이다. 김 군수 역시 이렇게 밀도(?) 높았던 지난 6개월의 체감시간에 공감했다. 그는 지난 시간을 기관차가 출발하며 어쩔 수 없이 발생시키는 소음의 비유를 들며 주민들의 이해와 배려를 부탁했다. 또한 주민이 체감하는 민선5기의 정책변화들을 조금 더 느긋하게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민선5기 출범 이후 6개월 새 실행된 두 번의 정기인사에 대한 평가 또한 아직은 이른 시점임을 강조했다. 김 군수는 취임 1년을 맞는 올 6월 이후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과거와의 불화 대신 과거를 이해하고 평가하는 일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 그 작업을 충실히 밟은 뒤라야 튼튼한 변화의 깃발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김 군수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역사회 주요 논란중 하나인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사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현재 이 사업에 대한 주민 인지도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책의 계속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은 만큼 일단 사업을 재개한 뒤 적절한 시기에 다시 주민의견을 들어 사업 계속여부를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5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옥천군청 군수실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및 정리 백정현 편집국장 / 사진 정순영 편집부장》

▲ 김영만 군수

 지난 6개월, 일도 많고 말도 많았다.

= 예전에 역에서 기차가 출발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그 모습이 지난 6개월 민선5기 군정의 첫 과정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뒤로 객차를 주렁주렁 연결한 기관차가 기적을 울리고 출발하면 연결된 객차들이 그 힘에 끌려오면서 갖가지 굉음들을 만들어낸다. 짧은 순간이지만 시끄럽고 정신없는 시간들은 그리 오래지 않아 안정된다. 지난 6개월간 그랬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걱정을 하신 분들도 많이 계셨고 나 역시 많은 분들로부터 이런 저런 염려와 당부의 말씀을 들었다. 아쉬움도 남지만 결국 짧은 기간 우리가 경험했던 일들이 지역사회 각 분야가 서로를 더 이해하고 협력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4일자로 두 번째 공무원 정기인사 결과가 발표됐다. 두 번의 인사를 통해 민선5기의 변화를 체감하는 것은 어렵다는 평가인데?

= 보통 과거의 잘못이나 모순이 크게 드러났을 때 새로 리더십을 맡아 출발하는 정치인에게는 '단절'이라는 선택이 주어진다. 사람도 바꾸고 업무절차도 무조건 바꾸고 봐야 새롭다는 평가도 받고 일단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역사를 보아도 그렇고 정치 실제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단절'이 또 다른 잘못이나 모순을 낳았다는 것 역시 외면해서는 안된다.

비서실을 비롯해 군정 주요부서 인사정책에 변화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내가 단절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절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이해다. 현재 주요부서 공직자들은 자신이 지켜야 할 규정과 함께 잘못된 관행으로 지켜지지 못했던 과거를 함께 알고 있다. 내 공직 경험이 단절만으로 앞으로의 군정을 완벽하게 바로세울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고 지난 민선4기와의 연속성을 끊지 않는 것이다.

이런 토대 위에 새로운 변화가 서야 튼튼하다. 공무원노조와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나눴다. 올 6월이면 이제 취임 1년을 맞는다. 인사를 포함해서 군정의 각 분야에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선4기 최악의 단체장 인사비리는 적극적인 단절의 대상이 아닌가?

=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다. 독립적으로 자기결정을 하는 인사위원회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1명의 사무관 승진자 인사를 포함해 1월 정기인사를 진행하면서 내가 담당부서에 부탁한 것은 가급적 지난 정기인사에 결정된 주요보직들이 6개월 만에 크게 변동되는 일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정도였다.

인사위원회를 언제 어디서 하는지 나에게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군수가 그런 것도 신경 안 쓰느냐며 타박하실 분도 있겠지만 솔직히 정말로 편하다(웃음). 신경 쓰자면 한도 끝도 없는 문제 아닌가. 인사위원회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수용할 뿐이다.

우연히 출장나갔다 들어오면서 인사위원회를 하고 있는데 끝날 줄 모르고 계속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이야기들 조차 가능한 듣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가장 집중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 현장을 반드시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바로 민원이다. 주민민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시간을 확보해 현장을 직접 확인한다. 군수로 업무보고를 받아보면 민원에 대해 이런 이유, 저런 이유들을 근거로 들며 가능하다거나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는데 이런 보고들 속에는 현장이 확인되지 않는 보고들이 있다. 그래서 어떤 경로든 민원이 확인되면 꼭 현장을 챙기고 있다. 이런 활동이 공직사회에는 주민민원에 대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생에 대한 이야기다. 당장 주택문제와 좀 더 근본적으로는 실질 거주 인구 4만명 대인 인구문제는 지역경제의 목을 조르고 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 우선 주택공급문제는 옥천읍 장야리에 민간아파트로 76세대 정도가 분양이 가능한 상황이라 다행이라고 보고 있다. 공직자들과 업무 틈틈이 어디에 거주하는지, 대전에 거주하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는데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옥천, 특히 옥천읍으로 이사를 오고 싶어도 집이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하고 있다. 엘에이치(LH)공사와 아파트 공급사들에 지속적으로 아파트 건설에 대한 필요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당장 회신들을 보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력하는 길 밖에 없지 않겠나.

인구 감소문제는 제갈공명이 살아서 돌아와도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대도시의 학군문제와 부동산가격 문제가 버티고 있는 한 도시로 이동하는 주민들을 막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주민참여 1번지의 목표는 우리 옥천이 인구 10만 명이 자족할 수 있는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4년 만에 이것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고 내 역할은 그 초석을 놓는 것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올해 말을 기점으로 옥천읍의 도시환경이 눈에 띄게 변할 것이다.

옥천고속도로 나들목을 시작으로 새로 건립되는 옥천소방서, 청소년 수련관, 수영장, 공설운동장에서 군립도서관이 들어설 도립대 근처까지 옥천읍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 벨트로 형성될 것이다. 관광버스 통학을 대신할 도립대학 기숙사의 확대도 협의 중이다. 이런 변화들이 옥천에 거주하는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인구문제를 포함한 옥천읍 도시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기업유치 정책도 현재 진행 중이다. 군서면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첨단산업단지 계획도 진행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옥천읍 가풍리 의료기기전자 농공단지는 현재 절반정도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고 관련 기업들의 입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산산업단지 역시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과 여러 가지 조건들을 협의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청산산업단지의 성공적인 시작은 청산, 청성의 균형발전에 직결돼 있는 사업이며 이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의 조건이기도 한 군서면첨단산업단지는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대전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과 교통 환경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사업이다. 현재 진행 중인 농공단지와 산업단지에 대한 분양과 운영을 본 궤도에 올려놓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현안 가운데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이 있다. 최근 여론조사가 끝났는데 이에 대한 정책결정은 어찌할 계획인가?

= 국가가 정책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 문제, 특히 먹는 물과 관련한 문제를 자치단체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차 말씀드린바 있다. 다만 이번 불소농도조정사업에 대한 여론조사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면 여론조사 자체는 설문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질문 문항을 첨삭하면서 노력을 했고 2011년 본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편성하지 않도록 해 가능한 객관적인 여론수렴을 위해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론조사의 결과를 떠나 현재 불소화사업은 전국 230여 지자체 중에 27개의 지자체만 사업을 채택하고 있고 충북도에서는 우리 군 만이 사업을 시행중인 사업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후보시절부터 주민여론수렴 결과가 사업시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했고 이번 여론조사에서 시행에 찬성하는 의견이 55.8%였다는 점은 일단 (올해 추가경정예산안편성에)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예산을 반영할 생각이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민 절반 이상이 불소농도조정사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것은 올해 옥천군이 이 사업을 시행하더라도 이 사업을 계속 시행할지 여부는 다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다. 올 한 해 불소농도조정사업에 대한 찬, 반 양측의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과반수가 이 사업을 모르고 있는 주민들의 사업이해도가 높아진 다음 다시 여론수렴을 하고 그 결과로 사업 계속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1년 새해를 맞았다. 지면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가정 가정마다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는 한 해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군수로서 옥천 사람이 가진 단 한 사람의 재능도 버리지 않고 모두가 참여해 능력을 발휘하는 민선5기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군민이 군수인 시대가 왔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저는 군민과 함께 가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를 빌려 드리고 싶다. 새해에는 지역의 일은 지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지역의 작은 일들이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일은 결국 우리지역의 불행이 아니겠나. 무엇을 바라기에 앞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지역사회가 협력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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