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상수도요금 인상 수용가들만 봉인가?
[해설]상수도요금 인상 수용가들만 봉인가?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2000.12.02 00:00
  • 호수 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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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24.2%를 올리는 상수도요금 인상안이 지난 10월 상수도사업소의 공청회에 이어 11월16일 물가대책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의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되면 내년 1월 사용분부터 적용되게 된다. 의결 과정에서 주민들의 생활 압박을 우려한 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상수도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군은 물론 공청회에 참석했던 각 읍면의 이장단 및 사회단체 인사들의 반응이다.

▶가정용 사용량이 64.4%, 사용료는 전체의 37.4% 불과 재정압박 요인
99년 상수도사업을 결산한 결과 군내 총인구 6만1천845명 가운데 급수인구는 52.5%인 3만2천565명. 연간 생산량은 408만3천톤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하루 수돗물 생산량이 1만1천186톤이라는 얘기가 된다.

99년 기준으로 사용된 272만2천톤의 수돗물을 생산하는데 투입된 생산비용은 28억6천499만원여원이었다. 그러나 일반 수용가들에게 판매해 얻은 수익은 12억801만여원. 수돗물 1톤을 생산하는데 들인 돈은 1천52원인데 반해 판매수익은 톤당 443.8원이라는게 군의 설명이다.
생산원가를 100%으로 보았을 때 수용가들이 낸 수도요금은 42.2%에 불과하다. 따라서 99년 한 해 동안 군에서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수용가들에게 물을 공급한 결과 16억5천698만여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수돗물을 팔아 얻은 수익을 제외한 손해분 16억5천여만원을 수용가들로부터 받아야 생산원가 현실화율을 100%로 맞출 수 있다. 매년 누적되는 손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해 수돗물 값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중 주요 목표물은 가정용 수도요금으로 귀착된다. 왜냐하면 99년 결산 기준으로 전체 수돗물 사용량 272만2천톤 가운데 ▲가정용이 175만2천톤으로 전체 사용량의 64.4%를 차지하고 있고 ▲영업용(일반 식당이나 업소)이 차지하는 비율이 41만6천톤으로 15.3% ▲업무용(영업용을 제외한 행정관서, 각급 기관 등)이 510톤으로 18.7% ▲욕탕1종이 4만4천톤으로 1.6%를 각각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 절약 위해서는 요금 현실화 불가피
사용량 분포도로 볼 때 가정용은 사용량이 64.4%로 가장 많으면서도 사용료는 전체의 37.4%밖에 내지 않고 있다. 사용량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비해 가정용에서 나오는 수돗물 판매수익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정용 상수도 요금이 낮아 상수도 재정압박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에서는 수돗물 사용량이 가장 많은 가정용에 누진제를 확대적용, 요금 현실화를 통해 물절약을 유도해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래야 물을 아껴쓰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고 물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상수도 요금 인상안 24.2%는 올해 요금과 비교한 인상률이다. △가정용이 평균 21.8% △영업용이 25% △업무용이 26.1% △욕탕1종이 27.1% 등이다. 군은 지속적으로 상수도 사용료 인상을 추진해 오는 2002년까지는 정부가 요구하는대로 현실화율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나 실제 인상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많다.

지난 10월17일 있었던 공청회에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현재 주민들이 먹고 있는 수돗물 사용료가 비교적 싸다는 데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물 절약을 위해서도 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군에 의해 강조되기도 했다. 11월에 있었던 물가대책위원회에서의 논조 또한 마찬가지였다.

▶수돗물 생산원가가 높은 이유는
그렇지만 우리 고장의 경우 수돗물 생산원가가 충북도내에서 가장 높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99년 결산 기준으로 우리 고장의 생산원가는 1천52원에 데 비해 도내 10개 시군 지역의 평균 생산원가는 752원이다. 우리와는 생산원가가 무려 300원이나 차이가 난다. 근본적으로 군내 주민들은 생산원가가 비싼 물을 먹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수도사업소에서는 우리 고장의 경우 별도의 공기업회계를 통해 정확한 생산원가가 산출되고 있으나 공기업회계가 적용되는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을 제외하고는 다른 시군에서는 비전문가인 공무원들에 의해 계산되는 상수도 결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산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앞으로 다른 고장에서도 공기업회계가 도입될 경우 생산원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의문점은 남는다. 도내에서 상수도공기업회계(일반회계 예산을 적용하지 않고 상수도사업소를 공기업특별회계로 별도 편성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고장 가운데에서도 우리 고장의 생산원가가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충주시의 생산원가가 531원, 제천시가 820원, 음성군이 732원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은 생산원가가 앞으로도 계속 수돗물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결국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생산용량은 큰데 수요량은 적은 것이근본 원인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생산 가능시설용량보다 사용량이 적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상수도사업소가 하루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수돗물 양은 청산까지 포함해 2만1천톤, 이중 사용량은 1만1천여톤이다. 생산용량은 크지만 실제 사용하는 양은 52.3%에 불과한 것이다. 시설은 100% 가동해야 하는데 52.3%에 해당하는 수용가가 그 시설을 돌리는 전체 비용을 부담해야 하니 생산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적으로는 수돗물을 먹는 수용가를 늘려 그 부담을 분산시켜 줘야 하지만 계속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수용가 증가라는 숙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다. 상수도사업소 건설 당시 수용가 예측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행정기관의 잘못된 예측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높은 생산원가가 적용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음에도 요금 현실화라는 명목으로 그 부담이 전적으로 수용가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용 다른 업종에 비해 싼요금 적용
각 업종별 요금에서도 문제는 있다. 군에서는 가정용은 6단계, 영업용 4단계, 업무용 5단계, 욕탕1종 4단계, 욕탕2종 4단계, 전용공업용 2단계 등으로 구분해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99년 결산 기준으로 이를 다른 고장과 비교해보면 좀더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군내 ▲가정용 6단계의 기준요금을 더하면 10개 타 시군 평균보다 요금이 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내 가정용 6단계 기준요금 합산액은 2천880, 시군 평균은 3천115원이다. 우리보다 8.15%가 비싸다. ▲영업용 4단계 요금합산도 3천910원으로 타 시군 평균 4천208원보다 7.62% 싼 물을 먹고 있다. 그러나 업무용에 가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업무용 5단계 합산요금은 우리의 경우 3천780원. 타 시군은 4천415원이다. 우리보다 16.79%가 더 비싸다. 업무용에서만큼은 단양군을 제외하고는 도내에서 가장 싸다. ▲반면 욕탕 1종 기준요금 합산액은 우리 고장이 2천790원, 타 시군은 2천706원이다. 유일하게 타 시군 기준요금보다 3.01% 비싼 게 욕탕1종 요금체계다.
대체적으로 현재 군내 상수도 요금이 타 시군에 비해 싼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욕탕1종의 경우 유일하게 비쌀 뿐만 아니라 업무용 요금체계는 영업용이나 가정용에 비해 타 시군에 비해 지나치게 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사용량이 가장 많은 가정용의 요금을 현실화하는 것도 주민들의 물 절약 습관을 앞당길 수 있지만 물 사용량에 있어서 가정용 다음으로 사용량이 많은 업무용(전체 수돗물 사용량의 18.7%, 영업용은 15.3%) 물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은 타 업종에 비해 형평성 면에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 절약을 위해 상수도 요금의 현실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도 수용가에게만 부담을 전가시킨다는 지적과 아울러 업종간 요금의 형평성 문제는 군이 적극 나서서 해명하고 풀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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