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30년, 옥천의 미래 대청호서 찾다⑦>대청호 체험 교육하는 대전 초등학교, 그럼 옥천은?
<수몰 30년, 옥천의 미래 대청호서 찾다⑦>대청호 체험 교육하는 대전 초등학교, 그럼 옥천은?
대전 6개 초등교 대청호 지킴이단, 군내 초등학교는 신청 안해
군북면 석호리 '대청호 물환경교육관' 설립 논의 필요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10.12.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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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대청호에 대해 잘 모른다. 수몰민에 대해서도 모른다. 옥천의 가장 큰 역사의 한부분이기도 한 대청댐으로 인한 수몰, 그로 인해 생겨난 대청호에 대해 아이들이 잘 모르는 것이다. 지역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것은 지역의 주체로서 성장할 만한 미래세대가 그만큼 적어지는 것이고, 지역의 지분은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청호로 인해 생긴 지역의 명암, 그리고 대청호 환경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는 여러모로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대청댐 준공일(80년 12월3일)을 수몰 기점으로 한다면 바로 오늘(12월3일)이 수몰 30주년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행사나 사업이 없는 것을 보면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대청호의 수몰면적이나 유역면적이 가장 많아 주민지원사업비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대청호에 대해 너무 모른다. 하물며 우리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에게 대청호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존 있는 교육조차 외면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이사장 송용호 충남대 총장)에서 해마다 기획하는 '대청호 지킴이단' 초등학교 프로그램에 유감스럽게도 응모한 옥천군내 학교는 하나도 없다. 대청호는 아이들에게도 지역내 있는 영문모를 호수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반면 대전 지역 학교는 활발히 대청호 지킴이단에 응모한다. 올해도 6개 학교가 응모했다. 물론, 프로그램 응모만으로 그 지역의 교육을 평가하는 일은 무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옥천 자체적으로 대청호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적인 시설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대전 대덕구에는 대청댐 물 문화관이 있고 대전 동구에는 대청호 자연생태관이 있는 반면 옥천에는 대청호 관련 교육 시설이 한 곳도 없다. 수몰 30주년 우리는 우리 곁에 있는 대청호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우리 지역의 미래인 학생들은 대청호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는가를 진단해 보았다.

수몰 30년, 옥천의 미래 대청호서 찾다

①주민지원사업비와 대청호 유람선, 옥천의 선택은?
②수계관리, 민관협치 필요하다
③대청호 유역공동체의 대안을 알아보다
④잃어버린 수몰의 상흔, 복원 문제 시급
⑤하천을 이용한 마을축제를 보다
⑥도심속 하천 문화자원 만들기
⑦일상 속 마을 도랑 살리기
⑧미래 위한 하천생태교육 필요하다
⑨일본 하천 민주주의를 돌아보다

■물사랑, 지역사랑 알리는 대청호 지킴이단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민관협력기구로 2004년부터 대청호 유역내 자치단체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대청호 지킴이단 교육을 하고 있다.

매년 초 옥천, 무주, 금산, 보은, 대전 등 상하류 지역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대청호 지킴이단 활동 신청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 6년 남짓한 기간동안 군내 초등학교에서 신청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만 해도 대전 대동초등학교, 동명초등학교, 목상초등학교, 세천초등학교, 은어송초등학교, 진잠초등학교 등 참가하는 6개 학교 모두 대전 지역 초등학교이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자체 사업비 1천여 만원을 들여 6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 내내 매달 한번씩 대청호 관련 현장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사를 제공한다. 해당 초등학교에서 하는 일은 학교 버스로 현장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일이다. 올해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4월3일 학교 방문 및 지킴이단 발족 및 교육설명회 ▲4월17일 세천공원(주원천 탐사/하천수질실험)-비룡동 분수계-취수탑 견학 ▲5월15일 용호천 탐사(용호동 구석기유적지)-대청댐 ▲6월19일 방아실 수생식물학습원-김정 선생 묘소 ▲9월18일 옥천 석호리 쓰레기 차단펜스 탐사 및 정화활동 ▲10월16일 작은용굴-소전리 벌릿마을 한지만들기 체험 ▲11월19일 모둠별 평가회 등을 여는 순서이다.

프로그램에는 방아실 수생식물원과 석호리 쓰레기 차단펜스 탐사 등 옥천 지역 답사가 들어있다. 옥천지역내 초등학교가 참가하면 옥천 지역 프로그램을 더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 임정미 교육부장은 "매년 초 대청호 상하류 지역 교육청에 참가 공문을 보내지만 안타깝게도 대청호와 가장 인접해 있는 옥천군내 학교 참여가 거의 없다"며 "옥천교육청에서 정책적으로 대청호 관련 교육을 특성화하는 것이 학교 차원에서도 지역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옥천교육청 정창영 초등장학사는 "공문이 많다보니 일일이 챙기기 힘들다"며 "내년부터는 한번 챙겨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대전 동명초등학교 학생들이 군북면 석호리 쓰레기 차단펜스 탐사를 한 후 직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사진제공: 대청호보전운동본부>

■동명초등학교, 대청호-계족산 지역 교육 산실

대전광역시 동구 추동에 가면 동명초등학교가 대청호와 마주보고 있다. 그래서 동명초등학교에서는 대청호에 대한 개념이 남다르다. 3년 전부터 대청호지킴이단에 4,6학년 학생 전부를 참여시켜 대청호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1,2,3,5학년은 동명초등학교 바로 뒷산인 계족산 푸르미단이다. 전교생이 58명인 작은학교 동명초는 6년내내 지역의 대청호와 계족산에 대해 몸과 마음, 머리로 익힌다. 아이들한테 물사랑 환경교육 탐구지를 나눠주고 현장을 답사하고 느낀 점을 적도록 하고 있다. 동명초등학교 김영희 담당교사는 "아이들의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대청호이지만, 대청호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청호 지킴이단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도 대청호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대청호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게 돼 자부심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동명초 장기홍 교장은 "2015년이면 학생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생들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지역에 자긍심을 심어줄 것을 하나둘씩 만들어주고 그것으로 교육적인 효과를 거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아울러 "그런 지역 교육의 하나로 대청호와 계족산 교육은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동 내 호숫가 품앗이 가게 사업단(예비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며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와 호숫가 도서관도 같이 운영하는 정봉현(52) 전 학교운영위원장은 "대청호 교육은 대청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학교를 잇는 중요한 키워드로 친환경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기틀이 된다"며 "지역친환경농산물로 학교급식을 하고 음식물쓰레기는 지렁이로 분변토를 만들어 퇴비화하는 작업도 교육 프로그램으로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환경 교육 인프라 절실

동명초등학교에서 제일 부러웠던 것은 동명초 옆에 위치한 대청호 자연생태관이다. 이 자연생태관은 2005년 10월 27억원의 예산(국비 20%, 시비70%, 구비 10%)으로 개관했다. 이는 동구의 단발적인 사업이 아닌 2006년 2월에 최종 완성한 '대청호 주변 관광자원개발 및 문화산업 육성'용역의 일부분이다. 대덕구와 동구는 이미 대청호를 자원화하기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청호 자연생태관은 3층 규모로 영상관, 향토-생태 전시관, 환경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자연생태관에 들러 대청호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대청호 지킴이단 교육 중에 가장 교육적 효과도 높고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석호리 쓰레기 차단펜스 탐사 및 정화활동'이다. 동명초 장기홍 교장도 "석호리에 가서 쓰레기를 치우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아이들도 산더미같은 쓰레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되는 제안 중 하나가 군북면 석호리에 '대청호 물환경교육관'을 세우자는 것이다. 대청호 보전운동본부 임정미 교육부장은 "대청호에서 가장 많은 유역면적을 가진 옥천이 대청호 관련 교육 시설이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깝다"며 "물환경체험교육관이 필요하고 만일 시설이 설치된다면 군북면 석호리가 최적지다"고 말했다.

군 환경녹지과 곽권호 맑은물 팀장은 "그 제안은 나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며 "추이를 지켜보고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주교종 집행위원장은 "대청호 관련 지역내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내에서 소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석호리 물환경교육관을 조성하는 것은 설치, 관리, 운영 등에 대해 심도있게 금강유역환경청, 대청댐관리단 등과 자치단체에서 논의해볼 사항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대청호보전운동본부 임정미 교육부장
▲ 임정미 교육부장
"옥천이 물환경교육의 메카 될 수 있다"


"옥천이 왜 대청호를 이토록 활용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요즘 환경교육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고 옥천의 여러가지 자연환경은 대청호 물환경교육을 하기에 충분하다. 군북면 석호리의 쓰레기 처리 장면은 아이들에게는 그자체로 충분한 교육효과이다. 이 곳에 금강유역환경청, 대청댐관리단, 지자체, 교육청이 같이 협의해 물환경교육관을 만든다면 전국의 학생들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 옥천이 대청호를 품고 있는 만큼 대청호를 적극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 함께 노력하겠다."

<인터뷰>대전 동명초 장기홍 교장

▲ 장기홍 교장
"대청호, 학교 살리기의 중요 요소"

"동명초도 자꾸 학생 수가 줄어든다. 대안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 여건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대청호와 계족산을 활용한 지역 환경교육을 같이 기획했고 시골의 좋은 공기와 환경을 이용한 아토피 치료 학교로 특성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이 제안한 친환경지역농산물로 학교급식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학교 교육은 정말 튼실하게 지역과 밀착하고 지역의 장점을 교육화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자긍심도 심어주고 좋은 여건은 도시의 아이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자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청호는 저희 학교에게 좋은 소재다."
 

<인터뷰>호숫가 품앗이가게사업단 정봉현 대표(전 학교운영위원장)

▲ 정보현 대표
"대청호 통해 친환경마을공동체 만들 것"

"추동은 대청호 바로 인근 마을로 인공 호수 중 유일하게 보호해야 할 습지지역으로 지정됐다. 취수탑 주변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원앙, 멸종위기인 말똥가리, 흰목물떼세,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다. 대전시 자체적으로 습지보전관리계획을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 그러면 환경의 다양성이 보전되고 이로인해 환경교육은 더 풍성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에만 기대지 않고 마을 자체를 친환경순환마을로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이 마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마을과 학교가 서로 협조하며 정말 좋은 교육환경을 구현할 것이다. 그 중 대청호는 마을과 학교를 묶는 구심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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