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옥천도서관 문화교실 '채묵회'
[현장]옥천도서관 문화교실 '채묵회'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0.09.30 00:00
  • 호수 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서관 1층에 마련된 `문화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요함 속에 움직이는 주부들의 붓끝은 바쁘고 표정은 한없이 진지해 덜컥 들어와 버린 처지가 어색하기만 하다. 매주 목요일 2시면 어김없이 문화교실에 나와 `한국화' 강의를 받으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채묵회(회장 오영숙·67) 회원들.

"정말 놀랐어요. 회원들이 너무 열심히 하시구요. 문화, 예술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 같아요." 영동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옥천도서관에 나와 수묵화, 문인화, 산수화 등을 주부회원들에게 지도하고 있는 박홍순 강사는 회원들의 예술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얘기한다. 박 강사의 설명이 아니라도 옆에서 지켜본 그들의 표정만으로 열정은 쉽게 느껴진다.

"잡념도 없어지고 젊은 회원들하고 같이 좋은 얘기 나누는 게 재미있지... 여기서 그림도 그리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나도 30대가 된 것 같다니까" 회원 중 나이가 제일 많은 신용란(69)씨의 얘기다. 지난 98년 12월 구성된 한국화 동호모임인 채묵회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 13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회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한이숙(32)씨의 말대로 좋아하는 것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것과 그림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도 회원들이 채묵회 활동을 통해 얻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다.

또 회원들은 단순히 좋아하고 관심 있는 그림을 배우는 것만은 아니다. 가끔 붓을 놓고 회원들끼리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와 그 속에서 얻는 세대간의 이해도 회원들에게는 채묵회 활동이 즐거운 이유중 하나다. 가족들도 여가를 이용해 자신의 취미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 회원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부채를 선물한 뒤로는 이들의 활동을 더욱더 좋아한다는 것이 회원들의 얘기다. 중봉충렬제 기간 중 옥천도서관 주관으로 열리는 제5회 문화교실 작품전에 유화, 수채화, 서예 등과 함께 채묵회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될 계획이다. 지금 채묵회 회원들은 설레임과 어색함으로 자신들의 작품이 관객들에게 선보일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