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못받는 '옥천포도'
제값 못받는 '옥천포도'
  • 류영우 ywryu@okinews.com
  • 승인 2000.08.19 00:00
  • 호수 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도 소비량의 지속적인 증가추세 속에 높은 가격등급을 받기 위한 옥천포도의 브랜드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천포도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충북도내 총 포도출하량 17% 중 3%를 차지하는데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재배면적 840ha, 재배농가는 1천964가구로 옥천포도가 면적에 있어 도 대비 18%, 전국대비 3%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량이다.

가격 또한 작목반 별로 차이가 크다. 동이면 용운리 용운작목반에서 출하된 포도만이 지난 9일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경매에서 5kg 한 상자에 2만5천원을 받았을 뿐 기타 군내 지역은 1만5천원에서 1만4천원까지 거래되는 등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옥천포도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데에는 통일된 포장재가 없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낮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농협중앙회 가락공판장 김청영 차장은 "일반 할인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을 줄이기 위해 스티로폼 상자보다는 소포장 골판지 상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보다 높은 가격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개발과 소포장재 개량 ▲상품의 우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지속적인 공급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옥천포도가 가락동농수산물시장 이외 재래시장으로의 분산출하가 많아 가격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인근 영동군의 경우에는 재래시장은 언젠가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가락시장을 공략,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지난해 상품 최고가격을 받은데 이어 올해도 5kg 한 상자에 2만4천원을 받는 등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포도는 타 경쟁과일에 비해 소득탄성치가 커 소득증가에 따른 수요증가의 폭이 상당히 큰 과일이다. 90년 이후 최근 연도에 이를수록 1인당 소비량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농림부의 자료에 따르면 90년도에서 97년도까지 연평균 포도소비증가율은 12.3%인 것으로 나타났다. 99년도에는 생산량이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음에도 가격의 하락폭은 약 8%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포도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영동군은 3년전부터 포도의 브랜드화를 추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동'이란 글자를 형상화해 포장지를 개발하였고 포도 재배농가에 1억1천만원의 포장재 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영동내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통일화하는데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5천여 농가를 대상으로 농가별, 필지별, 연도별로 자료를 정리해 품질관리에 소홀한 농가는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현재 영동포도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충북 총 포도출하량 17% 중 14%를 차지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도 내년부터는 디자인 전문가에 의뢰, 포장상자를 공동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브랜드화 작업은 골판지의 경우 비 맞으면 처지는 단점과 스치로폼 포장재보다 2배 가까운 1천300원대의 높은 단가를 감안, 원하는 작목반과 농협에 한해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또 상자에 각 작목반과 해당 농협을 기재, 책임감을 갖고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브랜드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별과정에서 질 좋은 상품을 생산, 공동의 손해를 없애기 위한 주민의 감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