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 뒷얘기
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 뒷얘기
  • 오한흥 ohhh@okinews.com
  • 승인 2000.07.15 00:00
  • 호수 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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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이틀 남겨 둔 7월 8일. 육정균 의장은 의장실에서 군의원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실시했다. 면담 내용은 후보자가 난립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감안해 사전 조율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날 면담 결과를 근거로 다수 지지 의원 2인을 선출한 다음, 10일 경선을 통해 신임 의장을 선출하기로 합의된 상태였다. 면담 결과 육정균 의장 유임 3표, 유제구 의원 2표, 나머지 의원들이 각각 1표씩을 얻은 것으로 육정균 의장이 발표했다. 이 결과대로라면 육 의장과 유 의원이 경선에서 맞붙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육 의장 마음 비우지 않았다'

그러나 의원들의 반발로 육 의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다시 면담을 실시했다. 의원들이 육 의장에게 면담과 관련된 전권을 위임한 것은 `육 의장의 후반기 의장 포기'를 전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날 육 의장이 발표한 면담 결과는 육 의장 혼자 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쨋든 이날 면담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이틀 뒤 경선으로 이어졌다.

10일 의장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유제구 의원 4표, 조이실 의원 3표, 정구완 의원이 2표를 얻어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 2차 투표를 실시한 결과 조이실 의원 2표, 정구완 의원이 3표로 순위가 바뀌면서 유제구 의원과 정구완 의원이 막판 승부를 겨뤘다.

▶지키지 못한 약속(?)

2차 투표에서 탈락한 조이실 의원은 선거 당일 청성 정구완 의원 자택을 찾아가 `3차 투표로 갈 경우 정 의원을 돕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정 의원으로부터 1차 투표시 정 의원 표를 조 의원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차 투표 결과 조이실 의원이 얻은 3표는 이미 확보된 표로 정 의원의 표가 더해지지 않았음이 쉽게 드러난 것이다. 정 의원도 이날 1차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조 의원측에 `약속을 못지켜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장단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은 사건(?)은 민종규 의원의 부의장 당선.

8일 사전 조율과정에서나 그 이전부터 부의장직을 강력히 희망한 의원은 조경환 의원 한 명뿐이었다. 따라서 소인원인 군의회 특성상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부의장은 조경환 의원쪽으로 쉽게 가닥이 잡혀가는 것으로 보였다. 적어도 선거전까지는.

▶최대변수로 등장한 민종규 부의장

그런데 변수가 생긴 것이다. 이런 기류에 대해 조 의원은 자신이 육 의장 사퇴를 종용한 직후부터 급격히 형성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육 의장의 후반기 유임을 강력히 반대한 자신의 발언이 육 의장을 자극해 형성된 기류라는 것이다. 조 의원이 이같은 기류를 감지한 것은 선거 당일. 설마 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거당일 의장선거 3차투표를 위해 잠시 정회한 사이에도 대부분의 관측자(의원 당사자가 아닌)들은 조경환 의원이 쉽게 부의장으로 선출되리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개표 결과 조 의원은 무난하리라고 생각했던 부의장직에서 탈락했다.

육 의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지만 조 의원은 육 의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물론 그 동안 민종규 의원이 부의장직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던 점도 조경환 의원 입장에선 상당히 섭섭해 하는 대목이다. 사실 민종규 의원의 부의장 진출은 극히 짧은 시간에 의장 선출과 맞물려 떨어진 돌출변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후유증은 없다

어쨌든 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마무리됐다. 의장이든 부의장이든 그 직이 차지하는 명예는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이런 민감한 사안을 몇 안되는 동료의원들끼리 치르다보면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그래서 실망도 할 것이고, `저 사람들과 함께 가야할 길'이 아득하게 생각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후유증이 없길 바란다면 그 자체가 무리다. 문제는 어떤 후유증? 계 모임 수준의 의원들끼리의 담합이 깨지는 후유증이라면 차라리 이번 기회에 이 후유증을 보물처럼 안고 가자. 오로지 주민을 생각하고, 지역발전을 생각한다면 후유증은 없다. 따라서 우리에게 있다면 보물같은 후유증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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