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과 함께하는 순환 유채농업 꿈꾼다
농촌과 함께하는 순환 유채농업 꿈꾼다
유채꽃 풍경, 농촌 에너지로 거듭난다 (2)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7.08.02 14:07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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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편: 옥천에서 유채전설 만들어보자
 2편: 바이오디젤 전문가와 기업을 만나다
 3편: 부안에서 꽃피는 바이오디젤 농기계
 4편: 일상에서 사용되는 대안에너지
 5편: 일본 시가현의 유채순환네트워크
지구온난화로 인해 환경문제를 점점 체감하면 할수록 바이오디젤은 수송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1∼6개의 바이오디젤 기업이 생겨났고, 지난달 8일에는 가야에너지, 비엔디에너지, 에코에너텍, 비디케이, 쓰리엠안전개발, 단석산업 등 6개 바이오디젤 생산업체가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한국 바이오디젤 협회를 공식출범시켰다.
 
지난 7월1일 정부가 미래 친환경 신재생 연료대책으로 추진해온 바이오디젤 상용화가 바이오 디젤 원액 20%(BD20)가 아닌 5%(BD5)로 결정이 되면서 2년 동안 연간 9만kl의 바이오디젤 원액이 경유와 혼합돼 주유소에서 판매된다.
 
이는 주유소에 별도의 바이오디젤 주유기가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경유를 주유하면 자동으로 BD5의 바이오디젤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디젤 공급업체와 환경단체에서는 BD5로는 거의 효과가 없다며 BD20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최근까지 접하고 있는 바이오디젤 관련 소식이다.
 
바이오디젤 기업, 여전히 생소하다. 알려진 바이오 디젤 10여 개의 기업은 바이오디젤의 원료를 우리나라가 아닌 남미 등지에서 수입을 해온다. 그렇게 해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대 창업보육센터에서 `바이오 디젤을 진짜 주인인 농민들에게 돌려주자'며 사업체를 차린 소규모 벤처기업 바이오 프리포트(대표 양훈모)의 경우는 다르다. 아무리 바이오디젤이라 할지라도 덩어리가 커지고 대기업화되면 바이오디젤의 당초 취지였던 유채 순환의 의미가 퇴색되고, 지금까지 광물 착취 구조에서 식물 착취 구조로 간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몸집이 작은 소규모 벤처 바이오디젤 기업을 창업했다.  바이오 프리포트는 지역사회의 한 일원으로 지역의 폐식용유와 유채꽃에서 나오는 유채유를 통해서 바이오 디젤을 얻고,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려는 구실을 하려한다.
 
젊은 혈기로 농촌과 도심에서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는 풀뿌리 운동을 하자는 그들을 지난 7월 중순에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옥천과의 인연과 좌절 
“옥천에서 오셨다구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희가 옥천에서 공장을 얻어서 운영을 하려고 했었는데...동이면 캔디타임 근처 빈 공장이 하나 있어서 인수하고,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지요. 그런데 웬걸요. 우리의 주 원료인 폐식용유가 옥천군청의 심사를 건드렸죠.”

바이오프리포트 대표 양훈모씨의 말이다.  환경에 민감한 옥천군은 폐식용유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며, 공장 인허가를 취소했고, 옥천과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었다.  폐식용유가 주요한 원료이긴 하지만, 전혀 누출이 없고, 바이오디젤 제조과정에서도 폐수가 한 방울도 새어 나가지 않는 친환경 사업이지만, 바이오디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공무원에게는 그런 설명이 먹혀들리 만무했다.
 
그것이 올해 2월이다. 옥천군은 기업유치를 목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7명의 직원을 유치할 수 있고, 친환경 에너지 도시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간단히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스웨덴 아그라텍이라는 회사에서 구입한 2억7천만원 가량의 소규모 바이오디젤 제조기(하루에 3천리터 가량 생산)는 경남 합천에 가 있다. 
 

▲ 농민과 함께 바이오 디젤을 만들고 싶다는 바이오 프리포트 양훈모 대표이사가 바이오 디젤과 유박, 해바라기유, 유채유 등이 담겨진 시약병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사무실은 대전대 창업보육센터에 위치해 있고, 옥천과는 불과 15분 거리의 근접성 때문에 꼭 옥천에 공장을 만들려고 했지만, 그들의 꿈은 일그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옥천에서 얼마든지 '러브콜'을 보낸다면 응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바이오프리포트 양훈모 대표는 그 사건 이후로 폐식용유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폐식용유라는 말은 환경오염이 떠오르거든요. 저는 옥천에서 그 사건이 있은 후로 대신 '회수유'라는 말을 씁니다.”

◆바이오프리포트, 그들이 꿈꾸는 세상 
2006년 2월 그들은 엘지화학에서 일을 했던 서영남 기술이사의 기술력을 믿고, 바이오 디젤의 대의를 믿고, 미래 환경산업에 투자하기로 하고 그렇게 뭉쳤다.
 
“저희는 에너지가 지역 공동체를 묶을 수 있는 끈이 되고, 자원 순환형 고리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학교에서 나온 폐식용유와 대형 음식점, 닭집, 군에서 나온 폐식용유가 학교 스쿨버스를 움직이고, 국립공원 관리차량을 움직이고, 군청 관용차량이 움직인다고 생각을 해봐요. 그것 자체로 교육이 되는 겁니다.”
 
바이오프리포트는 신생기업이다. 전 직원이 7명(장애인 4명) 밖에 안되는 소규모 기업이다.  서영남 기술이사가 유럽 전역을 돌면서 기계를 테스트한 결과, 스웨덴 아그라텍의 바이오디젤 제조기를 들여와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다.
 
벌써 대전 서구청의 관용차량에 바이오디젤을 넣기로 계약을 맺었고, 각 학교와 대형 음식점 등과 연계해 폐식용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바이오프리포트의 회사 소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바이오프리포트는 국내의 폐자재를 수거함으로서 아름다운 대전을 중심으로 금강유역의 폐식용유 방출에 의한 수질오염 방지와 폐식용유를 재활용함으로서 우수한 바이오디젤 연료의 원가비용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 생산시설은 지역의 연료 공급소와 바이오 디젤 사용고객과 함께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바이오프리포트의 분배네트워크를 통해 공급한다.”
 
말미에는 바이오프리포트는 전국적인 지역네트워크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의 환경을 향상시키고, 수입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줄임으로써 국가산업에 기여함과 동시에 환경에 전념한다고 쓰여 있다.  이것이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대기업과의 차이점이다.

◆옥천에 바이오디젤을 접목시킨다면? 
“하루에 800리터, 1천리터 생산하는 바이오디젤 제조설비는 1억2천만원 가량하면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 착유기를 구비해 유채식용유를 생산하고, 폐식용유 저장고와 바이오디젤 저장고, 바이오디젤 제조설비만 설치해놓는다면 바이오디젤 센터는 뚝딱 만들어집니다. 우선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정말 가능한 지를 말이에요.”
 
서영남 기술이사는 작더라도 바이오디젤을 한번 생산해 농기계를 시운전하고, 유채식용유 맛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채꽃을 경관으로만 보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지요. 유채꽃을 질좋은 식용유로 바꾸고, 다시 바이오디젤로 활용한다는 것을 알면 좋을텐데요. 또, 폐식용유 다 깨끗하게 수거해서 바이오디젤로 만들어 스쿨버스가 움직인다면 참 좋지 않겠습니까?”
 
양훈모 대표이사의 말을 들으면 유채건 폐식용유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유채꽃은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보며, 이동하는 데 에너지 자원으로 쓰고, 환경을 보존하는 중요한 자원인 것이다. 또, 바이오디젤화되면서 분리되는 글리세린은 화장품 원료로 쓰고, 따뜻하게 하는 팰릿 연료로도 쓰인다.
 
“만일 저희가 옥천에 갈 수 있다면 공장이외에 대안에너지 교육체험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같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옥천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양심적인 기업인이라 하더라고 수지타산을 따지는 기업인의 말을 100% 신뢰할 수야 없지만, 그들은 대청호로 규제받는 옥천이 오히려 친환경에너지로 살아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바이오 디젤은 농민들의, 농촌의 에너지입니다. 주인이 찾아가지 못하면 자본가들에게 또 사로잡히고 말 것입니다. 옥천 농민들과 만나서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군북면 주민 유채꽃 단지 원한다
대청댐 수몰지역 유휴지 유채꽃 단지 조성 희망


▲ 군북면 유채꽃 단지
지난 4월19일 제1회 방아실 유채꽃 축제가 열린 흥을 잊지 못한 것일까? 군북풍장과 멋들어지게 어울린 유채꽃의 흥을 기억한 군북면 주민들은 여러 마을에서 유채꽃 단지를 조성해 달라고 면에 강하게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군정업무협의회의에서 정태경 군북면장은 한용택 군수에게 이를 보고했다.
 
정태경 면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군북면 △와정리 : 대정분교, 대정교회 앞 대청호 유휴지(5만㎡)△대촌리 : 방아실 회타운 대청호 유휴지(5천㎡) △추소리 : 마을 앞 대청호 유휴지(4만㎡)△이평리 : 양대석, 민경목씨 집앞 대청호 유휴지(1만3천㎡)이다. 모두 4개 사업장으로 10만8천㎡로 사업비는 1억 6천300만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군북면 정태경 면장은 “올해 대정리 방아실 회타운 앞 유채꽃 단지를 관람한 이웃 주민들이 서로 우리 마을에도 조성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유채꽃 단지 조성으로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상권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군 산림축산과 손창도 담당자는 “이제 단지 유채꽃을 경관용으로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유채꽃을 되도록 심어주고, 이 유채를 활용해 앞으로 식용유와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것까지 보여 줘 유채의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알려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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