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자랑스러운 안남도서관에 놀러오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자랑스러운 안남도서관에 놀러오세요
도서관 준비하는 김화자씨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7.07.19 14:44
  • 호수 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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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자씨
얼굴과 손마디에 쓰여 있었다.  20년 넘는 세월 동안 땡볕에 논과 밭을 누비며 생명을 키워냈던 그 소중한 손은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아름다운 손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시골 촌부 김화자(46·안남면 지수리)씨, 전라도 광주에서 낯선 땅 안남면 지수리 모산으로 시집 와서 고추밭과 인삼밭을 일구면서 1남3녀를 키워낸 저력의 여성농업인이었다. 

그녀는 지난 10월부터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 만들기에 참여했다. 아는 동네 후배 배태숙(청정리)씨의 권유로 선뜻 참여한 그녀는 이제 안남도서관에 빠져서는 안 될 중추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 도서관 개관식 준비하랴, 한참 바쁜 농사일 거들랴 정신없다던 그녀를 지난 17일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에서 만났다.
 
“지역을 위해 그리고 안남에서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과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견학도 다니고 공부도 했지요. 흙만 파다가 책을 보려니 머리도 아팠지만, 그래도 얼마나 흐뭇했는지 몰라요.”
 
그녀는 막내 고3 수험생인 현웅이까지 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 키웠다. 이제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어 다 지역을 떠났지만, 도서관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우리 주민들이 지난 10월부터 매주 모임하며 공부하고, 견학하고,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거든요. 아이들한테도 큰 선물을 해 줄 수 있어 참 뿌듯해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2억 기금을 지원받아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함께 지은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에는 김화자씨의 말처럼 주민들의 땀이 어려있다. 군에서도 이런 점을 높이 사 추경예산 지원을 해줬다.
 
“꼭 필요한 시설을 주민들이 만들어냈잖아요. 이 의지 지켜갈 수 있도록 주민들도 계속 노력할테니까 군에서도 꾸준하고 충분한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책과 일할 사람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주방도 있고, 시원한 툇마루와 꽁꽁 숨을 수 있는 다락방까지 안남배바우작은도서관에는 아이들은 물론 할머니들도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언제든 놀러오세요. 푸근한 시골인심으로 맞이할게요. 전국 면단위 최초의 도서관이라고 하니 우리도 지혜를 모아 잘 운영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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