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세요?] 국방 의무, 존경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지내세요?] 국방 의무, 존경받아야 합니다
병역 명문가 영예 민상규씨 가족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7.06.07 15:01
  • 호수 8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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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왔다. 전화 속 목소리는 자신을 강원도 양구 ○○부대 행정장교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아드님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수화기를 든 민경수(50·민상규씨의 차남)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한 번 그곳이 어디 인지를 묻는다. 강원도 양구 ○○부대. 민씨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20년 전 제대하면서 다시는 이쪽으로 소변도 안 본다고 했던 바로 그 부대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제 아들이 무사히 자대배치를 받았다고요. 내가 그렇게 고생했던 곳에서 다시 하나밖에 없는 아들 녀석이 지낸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아무튼 대홍이(민대홍·고려대 재학중)도 건강하게 제대했습니다.” 
 

▲ 뒷줄 왼쪽부터 민경우, 경수 진홍씨. 제일 앞이 민상규씨.
민경수씨는 올해 병무청이 선정한 병역이행 명문가에 선정된 안남면 화학리 민상규(74)씨의 차남이다. 6.25전쟁 직후 2대 독자이면서도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민상규씨가 1대고, 장남 경주(53)씨와 차남 경수씨, 막내 경우(43)씨가 나란히 현역복무를 마쳤다. 경주씨는 강원도 양구에서 육군으로, 막내 경우씨는 전투경찰로 3년을 꽉 채웠다.

이렇게 삼형제가 2대, 3대도 있다. 민상규씨의 손자들이다. 경기도 고양에서 근무한 민진홍(25)씨, 아버지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민대홍(24)씨가 3대다. 여성을 제외하면 3대 6명의 모든 남성이 병역을 마쳤다. 손이 귀한 집이라 여섯이지 남자들이 더 있었다면 대통령상(민상규씨 가족은 국방부장관상을 받게 된다)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민상규씨의 아들과 손자들은 옥천에서 자라 지금은 대부분 대전에서 살고 있다. 주말이면 고향마을 화학리에 모여 온 가족이 담배밭을 가꾸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담배밭 근처 가족 소유의 8각 정자에 모여 밥을 해먹고 가끔 군대이야기로 3대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충북과학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에 열심인 맏손자 진홍씨. 2년 전 제대한 신세대 예비역 진홍씨는 국방의 의무가 모든 사회구성원의 존중과 존경을 받는 사회를 기대한다.
 
“이등병에서 시작해 병장까지 진급하면서 배웠던 군대라는 큰 조직의 경험은 앞으로 제가 어떤 직장을 얻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소중한 재산이라고 확신합니다. 개인적인 소득을 떠나서도 국방의 의무가 말 그대로 신성하고 소중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존중하는 의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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