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지용문학상 조오현 스님 선정
제19회 지용문학상 조오현 스님 선정
「시와 시학」 봄호 '아득한 성자'로 당선
  • 이유미 기자 yumi@okinews.com
  • 승인 2007.04.19 13:48
  • 호수 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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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오현 스님. <사진제공:문화원>
시인 조오현(75·법명 무산) 스님이 올해로 열아홉 회를 맞는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작으로 결정된 시는 계간 문학지 「시와 시학」 봄호에 실린 ‘아득한 성자’라는 시이다.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조오현 스님은 ‘절간이야기’(고요아침), ‘죽는 법을 모르는데 사는 법을 어찌알랴’(장승), ‘벽암록역해’(불교시대사) 등을 펴냈으며, 1987년 불교신문 주필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백담사 회주를 맡고 있는 조오현 스님은 1932년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절간 소머슴으로 입산하였다.

이번 정지용 문학상 심사는 김남조(대한민국예술원회원) 시인, 김윤식(서울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고은 시인, 김재홍(경희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이근배(지용회 회장, 신성대학 초빙교수) 등이 맡았다. 

심사위원 김재홍 문학평론가는 심사평에서 “깊이 있는 오도(불도의 진리를 깨달음)의 세계를 완성도 높게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며 “영원을 보고 영원에서 순간을 읽어내는 깨침을 날카롭고 섬세한 직관으로 꿰뚫어 보고 있는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남조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짧은 생애의 풍족을 읊고 있어 충격적”이었다며 “시의 지평 확대를 아니 지적할 수가 없다”고 평했다.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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