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 하삼리 돌장승 건립
옥천읍 하삼리 돌장승 건립
  • 이안재 ajlee@okinews.com
  • 승인 2000.04.29 00:00
  • 호수 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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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지난 23일 옥천읍 하삼리(이장 곽정섭)에 의미있는 상징물 하나가 세워졌다. 돌로 만든 장승. 마을 주민들이 병이 없이 순탄하게 잘 살게 해달라는 뜻에서 세워진 것이다. 돌로 만든 돌장승이라 투입된 돈도 만만치 않다. 주민들은 왜 돌장승을 만들어 세웠을까? 마을의 내력과 연관이 있다.

하삼리의 주민이라야 같은 마을인 태동을 제외하면 30호 정도에 불과한 수준. 그렇지만 옛부터 젊은 마을 주민들이, 특히 남자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 마을에 남아 있는 70세 이상 남자는 올해 73세 노인 한 사람 뿐. 80세 이상의 할머니들이 4명에 달하는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그렇다고 환갑 이상 나이를 넘긴 남자들도 흔하지 않다. 환갑 이상의 나이에 속한 노인들도 4∼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마을의 비교적 젊은 층 몇 명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월말 안아무개(54)씨가 세상을 떠난 것도 주민들은 한 가지 일로 파악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마을의 어른들은 회의를 통해 마을의 상징물을 하나 세우자고 논의를 하게 되었다.

결정된 것이 돌장승을 세우는 것. 이에 따라 23일 유봉열 군수와 윤영규 옥천읍장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을 위한 고사가 지내졌고 돌장승이 마을 입구에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주민들이 숙원하는 바는 물론 마을 젊은이들이 아무런 사고없이 오래도록 마을을 지킬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마을에 별다른 일이 없이 좋은 일만 있게 해달라는 것.

곽정섭(53) 이장은 "이전부터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먼저 떠나곤 해서 30호에 달하는 주민들 가운데 남편을 잃고 여자 혼자 사는 집이 1/3 가량에 달하자 마을 어른들이 장승을 한 번 세워보자고 해서 세우게 된 것"이라며 "마을 기금과 주민들이 십시일반 추렴했지만 마을에 좋은 일이 있도록 하자는 데에는 한 사람의 반대자도 없었다"며 마을의 염원이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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