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옥천현대사 - 옥천에도 왕족들의 무덤이(?)
발굴 옥천현대사 - 옥천에도 왕족들의 무덤이(?)
  • 이안재 기자 ajlee@okinews.com
  • 승인 2000.04.08 00:00
  • 호수 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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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도 옛 왕족이나 유명인들의 태가 묻힌 곳이 있을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실존하는 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전설로는 남아 있다. 충북도내 각 고장 가운데 김유신 장군이 태어났다는 진천군에 김유신 장군의 태실이 남아 있고 경주나 조선시대의 왕족들의 태실도 곳곳에 있다.

옥천군내 태실이 남아 있다는 전설에 따라 향토사 연구모임인 관성동호회(회장 윤길원) 회원들이 직접 답사에 나섰다. 지난달 11일 이루어진 태실 답사는 실제로는 전설을 확인하는 정도였을 뿐 실제 남아 있는 조형물이나 유적이 태실인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았다.

10여명의 관성동호회 회원들이 찾은 곳은 군내 두 군데 지역. 군북면 추소리 태봉재와 동이면 용죽리의 태봉날이다. 군북면 추소리의 태봉재를 먼저 찾았다. 추소리 박찬훈 이장의 안내를 받아 찾은 곳은 추소리 옛 추소초등학교 옆에 솟은 낮으막한 고리산 자락이었다. 이곳을 옛부터 주민들은 태봉날이라고 불렀고 마을에는 김유신 장군의 누이이며 태종무열왕의 왕비의 태가 묻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공식적인 자료나 문헌은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추소리 마을자랑비에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인용해 적어놓아 이 곳이 옥천군내에서 얘기되고 있는 태실이 있던 자리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태봉이라고 부르는 봉우리에 올라 직업 확인해본 결과 봉우리에는 현재 석조로 된 조형물이 한 개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이 조형물이 진짜 태실인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었으나 확인을 거쳐야 할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조형물이 진짜 태를 넣었던 태실이라면 전설이 사실로 드러나겠지만 형태로 보아 비석을 세웠던 기단부와 같은 모형을 하고 있어 비석을 세웠을 가능성과 함께 옆에 있는 묘소의 주인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대상이 되었다.

동이면 용죽리에 있다는 태봉날에도 역시 태를 묻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전해진다. 현재 3m 가량 되는 사각형 석조물이 땅에 묻혀 있고 봉분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음으로 미루어 발굴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태실이 실제 존재하는 지에 대한 설명은 할 길이 없다. 향토사학자인 동이면 용죽리 정수병씨는 현재는 세상을 떠난 적하리 고아무개씨의 말을 인용, 일제 때 무덤을 해체한 후 다시 봉분을 만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정수병씨에 따르면 옛부터 이 부근을 두릉날, 또는 태봉날이라고 불러 왔으나 태실이 있다는 특별한 전설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부근의 지명에 걸맞게 봉분의 존재는 하동정씨의 족보에도 수록되어 있다. 하동정씨의 족보에는 이 석실 봉분 위에 위치한 정홍임씨의 묘 위치를 기록하며 이 봉분의 존재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에는 <묘 옥천 이남 하리 두릉고총 후 손좌합폄 유비 designtimesp=2519>라 하여 정홍임씨의 묘소가 두릉 옛 고분의 뒤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정홍임씨는 조선 선조 임오년인 1582년에 출생해 살았던 사람인 점으로 보아 고분은 자세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연대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오래 되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이다.

윤길원 관성동호회 회장은 "그동안 옥천지역에 태실이 존재하는 지에 대한 전설만 들었을 뿐 실제로 태실이 있다는 자리를 확인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추소리와 용죽리의 태실에 관한 전설이 사실인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발굴 등의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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