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친환경농업대상에서 대상 수상 후 청정 이미지 길어올린 '강진'
[기획] 친환경농업대상에서 대상 수상 후 청정 이미지 길어올린 '강진'
선진 자치단체, 우수 조례를 찾아서(6)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6.10.12 13:49
  • 호수 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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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1. 선진 군의회, 우수 조례 이렇게 만들어라!
   2. 학교급식 지원조례 제정, 어떻게 시작됐나?
   3. 학교급식 지원조례 이렇게 실천한다
   4. 평생학습지원 조례로 주민 삶의 질 높인다
   5. 태양에너지도시조례로 친환경 도시 꿈꾼다 
6. 친환경농업육성 조례로 미래농정 만든다
   7. 생태도시 설치조례로 청정 환경 가꾼다
   8. 우수조례제정의원 초청 발제 및 기초광역의원 간담회

'군수는 정부의 친환경농업 육성 방침에 따라 5년마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농업육성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제4조 친환경농업 실천계획),

`군수는 관내로 전입하는 농업인 및 일반농업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농업인, 단체를 위한 친환경농업 전문 교육과정을 설치해 이들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제11조 친환경농업의 교육 및 연수),

`군수, 민간단체 및 농업인은 친환경농산물 등 우수 농산물을 군내는 물론 수도권 등 대도시 학교급식용 식재료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제16조 학교급식) 이상은 지난 5월19일 공포된 강진군 친환경농업 육성조례안에 나와 있는 내용들이다.
 
강진군은 친환경정책을 미리 시행하고, 조례를 나중에 만들었다. 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체계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했고, 이의 필요성 때문에 조례를 제정하게 된 것이다. 이미 강진군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의지는 지난 2005년 12월20일 농림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2회 친환경농업대상에서 대상(5천만원)을 받으면서 증명이 됐다.
 
대상을 차지한 강진군은 전국 최초로 한 개 면을 자발적인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했고, 친환경인증면적을 179%(04년 247ha→05년 681ha) 확대시켰다. 또한 국제유기농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친환경농업예산도 지속적으로 증가 편성한다는 집행부의 의지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됐다.
 
인구 4만2천999명의 강진군이 친환경농업을 향해 뛰고 있었다. 친환경농업육성 조례안을 제정 공포한 강진군은 이제 안정적인 예산 지원으로 체계적인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은 지난 2003년 전국 최초로 자발적인 친환경농업특구를 강진군 옴천면에 지정하면서부터이다. 
 
▲ 마을 모든 농가들이 친환경 농사를 짓는 전남 강진군 도암면 귤동마을 주민들이 친환경쌀단지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리가 선포한다. `친환경농업특구'임을
강진군은 2003년 3월12일 옴천면을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해 선포한다. 정부나 도에서 지정한 것이 아니라 군 자체에서 한 면을 자체 선정해 하나의 친환경사업의 모델로 키워갔던 것이다. 강진군은 옴천면에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개년 동안 쌀 생산단지 270ha를 대상으로 도정공장과 맥우 축사, 토하 양식장 등에 29억원을 지원하면서 자체 친환경농업특구를 만들어갔다.
 
또, 2004년 2월 단국대 유기농연구소에 친환경농업 중장기 용역을 의뢰한 것을 바탕으로 지난 2005년 6월에는 강진군 생명식품 생산 10개년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또, 2003년과 2004년 연이어 개최한 강진군 국제유기농업 심포지엄에서는 ▲독일유기농업재단 울리 쩨르거 박사의 ‘유기농업에 있어서 윤작 작부체계 도입의 필요성과 실제’ ▲국제유기농인증기관 AFAS SEQ 세이코 미츠키 사장의 ‘일본의 녹색관광과 유기농업을 통한 농촌개발’ ▲스위스 연방농업연수센터 휴기닌 엘리에 박사의 ‘친환경 유기축산 농가를 위한 유기사료작물 생산기술’ 등 각 분야별 세계적인 전문가를 초청해서 유기농업에 대한 지혜를 모았다. 
 
강진군 박재룡 친환경농산과장은 “작은 옴천면에서부터 세계적인 국제 유기농심포지엄까지 강진군은 작은 실천사례를 바탕으로 세계속의 강진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며 “대한민국 쌀의 1%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친환경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여전히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2009년 경지면적 30%까지 친환경농업 
강진군은 2005년 678ha의 친환경농업(유기농 16ha, 전환기 유기농 76ha, 무농약 133ha, 저농약 456ha)을 해 온 것을 2006년에는 1천360ha(경지면적의 10%, 유기농 130ha, 무농약 350ha, 저농약 879ha)까지 끌어올리고, 2009년까지 4천100ha(경지면적 1만3천592ha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우리 고장 옥천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 군은 9월30일 현재 모두 261.5ha(유기농 1.9ha, 전환기 유기 8.0ha, 무농약 75.8ha, 저농약 175.7ha)의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경작면적인 1만4천357ha에서는 2.1% 밖에 해당되지 않는 수치다. 강진의 10%에 달하는 친환경농업 면적과 비교할 때 확연히 차이가 나는 수치다.
 
이는 정부가 2010년까지 친환경인증농산물 비중을 10%로 확대하여 친환경농산물의 고부가 상품화 및 수출주력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2007년에는 이미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옴천면과 인근 작천면, 병영면 일부(3개면 1천83ha)를 묶어 광역친환경농업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에 발맞춰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신활력사업(국비 30억, 군비 3억)으로 3년간 103억원을 투자해서 콩, 감자, 메밀, 수수, 조 (1천ha) 등으로 친환경 웰빙식품을 만드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와 강진군이 교육과정을 개발해서 약 60명 가량의 공무원과 농업인을 대상으로 '열린 친환경농업 녹색문화대학'도 2005년 12월부터 개설해 기별 1년 과정으로 운용하고 있다. 강진, 순천, 고흥, 보성, 해남군의 인근 농협과 연합으로 친환경쌀 클러스터 사업도 계획 중에 있다. 
   
◆학교급식은 당연히 친환경쌀 
친환경농업육성조례에도 나와 있듯이 강진군내 학교 급식은 친환경쌀로 시행하고 있었다. 이는 이미 2004년 10월7일에 제정된 강진군 학교급식비지원조례와 함께 친환경농업육성조례가 맞물리면서 상승작용을 하게 된 것이다. 강진군은 군내 62개 보육, 교육시설(보육시설 17개소, 유치원 15개소, 초등학교 15개소, 중학교 9, 고등학교 6개소)에 매년 5억7천900만원을 들여 친환경쌀을 공급하고 있었다. 
 
강진군은 이처럼 꾸준히 친환경쌀을 학교에 공급하면서 친환경 농가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줬고, 학생들은 건강한 먹거리로 급식을 하게 되면서 건강하게 되고, 강진군의 청정 이미지는 더 강화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낳았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조례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군내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군내는 물론 수도권 등 대도시 학교급식용 식재료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강진군 조상언 친환경농정담당은 “전라남도에서도 적극 협조하고 있고, 군에서도 친환경농산물의 물량이 이제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수도권 등의 판매처를 뚫어야 하는데, 이 중 학교 급식도 우리의 중요한 판매처의 하나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도 ‘이제 친환경은 대세’ 
강진군 도암면 귤동마을의 농사를 짓는 26가구는 모두 친환경농업을 한다. 마을 밭 면적 80ha 가운데, 유기농이 6ha, 무농약이 20ha, 저농약이 54ha이다. 유기농 면적은 아직 미미하나 마을 사람들은 친환경 농업마을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귤동마을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귤동마을이 이렇게 친환경으로 전환하게 된 것은 자치단체의 관심이 크다.
 
친환경 자체 브랜드를 만들면 포장재 비용의 50%를 지원해주고, 친환경 미생물 재재도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며, 선진지 견학까지 마련해주는 강진군의 관심으로 귤동 마을은 친환경농업을 하는데 힘을 냈다.
 
“늙은이만 사는데, 왜 힘이 안 들겠어요. 그래도 강진군을 가장 청정지역으로 만들고, 땅을 살린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는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마을 단합도 더 잘되고, 자부심도 커졌지요.”

다산청정미 영농조합법인 윤정인(57) 조합장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 자체 쌀의 브랜드를 가지면서 마을 자랑이 하나 더 생겼고, 막연히 농사를 짓던 농부들도 이제 생명농업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농사에 임하고 있다.
 
귤동마을은 이에 힘입어 하나 둘씩 마을을 살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는 10월14일과 22일 사이에는 1박2일 동안 도시 가족들이 참여하는 청둥오리 넣기 체험행사도 하고, 감자, 고추, 콩도 친환경으로 재배해 판매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강진군 친환경농산과 조상언 담당은 “이런 마을의 사례를 널리 전파하고, 농촌 작은 마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지원해 주는 것이 자치단체의 구실”이라며 “강진군의 미래 농정은 참 밝다”고 말했다. 

각 자치단체의 친환경농업육성 조례를 비교해 보니
양평군·철원군·익산시 조례 돋보여

자치법규정보시스템(http://www.laib.go.kr/)에 들어가 친환경농업육성조례를 검색해 보면, 22개의 자치단체의 조례가 검색된다. 대부분 자치단체가 엇비슷한 조례 내용을 갖고 있지만, 몇몇의 자치단체는 아주 구체적으로 조례가 영향을 미치도록 항목을 구성해 놓은 것이 있었다. 자치단체의 조례만 보면, 이것이 제대로 시행이 되고 있는 것인지, 명목상으로만 만들어 놓은 것인지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울주군의 친환경농업 육성 조례(2006년 5월4일)는 친환경농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친환경농업 기술도입 및 홍보, 친환경농업 과제발굴 및 대안제시, 친환경농산물 품질인증 확대를 위한 지원사항 등 3가지 목적을 두었다. 교육 및 연수 지원과 홍보는 자치단체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게 되어 있고, 친환경농업 기술의 개발 및 보급사업,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및 농촌체험사업,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비 보전을 위한 시책사업, 친환경농업 육성등에 보조금을 지원해주도록 조례상에 명시했다. 하지만, 보조금 차등 지원 및 평가에 대한 항목은 없어 아쉬웠다.
 
양평군은 독특하게 세부적으로 분과위원회를 나누었다. 나눈 분과를 살펴보면, 기획정책 분과위, 친환경농산물생산분과위원회, 친환경농산물유통가공분과위원회, 친환경축산분과위원회, 농업농촌체험관광분과위원회 등으로 나뉘어 그 목적에 맞게 운영하도록 했다.
 
양평군의 조례에서 또 눈여겨 볼 것은 15조에 명시된 친환경농업의 교육 및 연수다. 여기에는 ‘군수는 관내로 전입하는 농업인 및 일반농업에서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농업인 단체를 위한 친환경농업 전문교육과정을 설치해 이들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귀농인이 친환경농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보조금 지원 근거도 명확하다.
 
조례에는 1.친환경농업의 실천 실적 및 기간, 2.친환경농산물의 인증 실적, 3.영농규모, 4. 친환경농업의 실천의지 등을 참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원주시 친환경농업육성조례(2005. 7.22)에는 ‘토양보전’과 관련한 항목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제11조 토양보전 항목에는 1.친환경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토양관리에 관한 사항 2.농업용수 오염방지를 위한 관리에 관한 사항 3.농경지 개량 4.농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밀토양검정을 해야한다고 되어 있다. 

철원군 친환경농업육성조례(2004. 10. 8)에는 사업의 형태와 생산기술의 발달과 관련해 명시한 것도 타 자치단체와 달랐다.   ‘제11조 사업의 형태’에는 친환경농업육성사업은 유역별, 품목별, 마을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사업대상자의 자율적인 참여로 이뤄진다고 되어 있고, ‘제13조 생산기술의 발달’에는 토양 미생물, 토착농법, 생물학적 순환, 생명의 다양성과 생태계 유지라는 친환경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공동관리, 경영체를 육성한다고 명시됐다.

또, 더 나아가 ‘제14조 유통, 보관, 가공에 대한 지원’에는 관행농산물과 구분하여 보관하고 직거래를 중심으로 한 유통, 판매, 수매를 통한 공급조절,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사업에 지원한다고 세부적으로 표기했다.  이는 철원군 친환경농업이 마을별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친환경농업을 수립하고, 관행농산물과 구분해서 보관하며 직거래 중심으로 유통, 판매, 가공을 하자는 방향 설정을 한 것도 구체적이어서 참신했다.
 
또,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면서 생산량 감소에 따른 소득 보전하는 것도 조례에 명시했고, 매년 분야별(1.농업환경의 유지, 개량실적 2.친환경농업의 생산, 유통실적 3.친환경농업의 교육, 훈련실적 4.축산분뇨의 자원화 실적)로 친환경 농업 상황을 평가해 개인, 마을, 단체 등을 선정 시상할 수 있는 것도 조례에 명시했다. 아주 세밀한 관심까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익산시 친환경농업육성 지원조례(2006. 1.9)는 판매 촉진 및 홍보에 관심을 갖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조례에 명기했다. 1.인증농산물의 품목별 협의체 구성과 단일브랜드화 및 마케팅 2.인증농산물의 포장재 디자인 개발 지원 3.인증농산물의 직거래처 확보지원 4.인증농산물의 학교급식용 식재료 공급 5.익산시 농수산물 도매시장내 인증농산물 별도 상장경매 유도 6.익산시 농수산물 도매시장내 농산물 안정성 분석실 설치 운용 7. 인증농산물 홍보용 입간판 설치 및 각종 홍보매체 활용홍보 등이 그 내용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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