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락'그룹, 낙오자(落悟者)
옥천고 '락'그룹, 낙오자(落悟者)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2000.03.11 00:00
  • 호수 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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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들에게서는 희망이 읽힌다.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도 느껴진다. 짓누르는 가방끈 때문에 솟은 어깨를 흔들며 교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 그 아이들에게는 분명한 삶의 목적이 있다. `음악'

옥천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인 임좌빈(베이스), 황규진(기타), 고철훈(드럼), 정철(기타)군이 작년 4월 결성한 그룹 낙오자(落悟者). `크라잉 너트'를 좋아하고, 옥천에 진정한 `락' 공연 문화가 꽃 피우기 바란다는 낙오자. 낙오자는 지난 4일 관성회관에서 그들의 첫 번째 콘서트를 가졌다.

"착잡하고 실망스러워요. 연습했던 것보다 연주도 못했고,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았어요" 첫 번째 콘서트를 끝낸 아이들은 250여명의 관객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콘서트를 얘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에는 흥분이 느껴졌다. 800석 규모의 큰 관성회관에서 공연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는 낙오자.

그래서인지 얼마전 만나 보았던 봄봄(옥천고 연극동아리)의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편하게 일상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소공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것이라도 있어야 서울에서 태어나지 못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지 못하는 억울함이 조금 사라질 것 같아요." 그들은 서울의 `마로니에' 공원을 옥천에서 꿈꾸고 있었다.

자신들을 위한 것만이 아닌 다른 동아리들도 언제나 간단한 공연을 할 수 있고, 또 청소년들이 공연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장소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었다. "계속 음악을 하고 싶어요, 실용음악과에 진학해서 전문적으로 공부도 하고 싶구요. 그쪽이 적성에도 맞을 것 같아요."

그들에게 음악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선 인생의 목표로 자리잡고 있었다. 드럼을 치고 있는 철훈이를 제외하고는 집안에서의 반대도 없다. 하지만 부모님께 더욱 믿음도 드리고 대학진학을 위해 올해는 성적을 올려야겠다고 이미 구성원들이 함께 얘기했다며 웃는다. 또 대학 진학을 위해 전국대회에 참가해 입상을 하는 것도 올해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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