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 대신 활력 넘치는 고향 됐으면”
“쓸쓸함 대신 활력 넘치는 고향 됐으면”
[내고향 옥천] 이유한, 옥천읍 서대리 솔고개 출신, 대전 성지종합건재 대표
  • 이용원 기자 yolee@okinews.com
  • 승인 2006.04.07 00:00
  • 호수 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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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읍 서대리 솔고개 출신 이유한씨

대전광역시 동구 신흥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매년 특별한 봄 운동회가 열린다. 나이가 사오십은 훌쩍 넘은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 옆에 놓고 배구나 족구를 하며 흥겹게 하루를 보낸다. 모두 옥천 사람들이다.

대전 동구에 살거나 사업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옥인회는 그렇게 볕 좋은 날 모여 고향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과 따뜻한 정을 나눈다.

지난해부터는 신흥동과 중리동에 각각 결성되어 있는 옥천향우회 사람들과 함께 행사를 가졌다. 함께 하는 그 운동회가 정말 좋아서 올해도 5월쯤에 다시 한 번 할 생각이다.

 스물다섯 명의 옥천사람들이 모여 있는 옥인회 이유한(54·금강고려화학 대리점 성지종합건재 운영)회장. 그가 이번에 옥천신문이 만난 고향사람이다.

◆옥인회, 군남초로 연결되는 고향
“사십 대 초반까지는 먹고 살기 바쁘니까 좀 그런데, 사십대 후반으로 가면서 고향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들도 더 보고 싶고. 그러니까 고향과 관련한 모임이 잘 돼요.” 이유한 회장의 고향은 옥천읍 서대리 솔고개다. 일 년 전 바로 이 자리에 소개한 유성구청 이명한씨의 동생이기도 하다.

이유한 회장도 형과 마찬가지로 매주 고향을 찾는다. 홀로 계신 어머니가 고향을 떠나기 싫다니 찾아뵙는 수밖에.

매주 찾아가니 특별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없다. 고향을 찾을 때마다 시간이 허락하면 고향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도 만난다. 고향마을 이장을 보고 있는 박찬용씨나 옥천읍에서 근무하는 이성표씨, 한일토건 박광훈씨, 농협에서 일하는 황경섭씨 등이 모두 친구다.

얼마 전 3월25일에는 군남초등학교 2회 졸업생 친구들끼리 의미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군남초를 졸업한지 딱 40년이 되는 동창들이 은사님 두 분을 모시고 명가에서 졸업 40주년 행사를 가졌다.

뿐만 아니다. 옥인회에선 매년 연말이면 성금을 모아 고향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군에 기탁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살고 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늘 고향과는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런 이유한 회장은 현업에서 은퇴를 하면 당연히 고향에 가서 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나 밖에 없는 형도 고향에서 합쳐 같이 살면 어떻겠느냐는 뜻을 넌지시 밝혔다. 아직 가족들의 결론적 합의를 모으진 않았지만 언젠가 이뤄야 할 소망이다.

구일저수지에서 놀던 기억 아련히
이유한 회장은 초등학교까지만 옥천에서 다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모두 대전에서 다녔다. 당시 분위기는 그랬다. 그래서 6년 동안 통학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이 많이 난다.

“집에서 나오면 인근에서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통학해야 하는 여남은 명의 학생들이 길게 일렬로 늘어섰어요. 빨리 가려면 논둑길을 이용해야 했으니 자연스럽게 열이 형성된 거죠. 그렇게 가다가 이원에서 출발한 열차가 굴을 빠져 나오면서 경적소리를 내면 열심히 뛰는 거예요. 놓치면 끝장이었으니까요.(웃음)”

고향에서 학교는 초등학교만 다녔지만 삼양초등학교에서 5학년 때 군남초등학교가 생겨 전학을 갔고 어려서부터 형을 졸졸 따라다니며 알게 된 형의 친구들도 많아 고향 사람이 그리 낯설진 않다.

하긴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도 같은 고향의 추억을 나누고 있다면 경계의 벽은 금방 허물어지는데 동창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다. “동구에 옥천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을 만나는 것보다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경기도 어려운데 고향사람을 만나면 든든해요.”

이유한 회장이 어린 시절 즐겨 놀던 놀이터는 구일리 저수지였다. 지금은 거무튀튀한 물빛이지만 당시만 해도 무척 깨끗했다. 아래 개울물에서 놀다보면 어느새 저수지까지 올라가 있었고, 그 깊고 긴 거리를 헤엄쳐 건너며 놀았다. 수첩을 들이댄 낯선 이의 방문에 긴장한 모습이 엿보이던 이유한 회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고향은 그런 곳인가 보다. 잠깐의 추억으로도 긴장을 풀어주며 평온한 마음을 주는 곳.

◆‘활력 넘치는 고향’ 소망
“제 고향 서대리는 옥천읍인데도 불구하고 발전이 제일 더딘 곳이에요. 조폐공사 옥천창이 생기면서는 깊숙이 숨어 있어 더 그랬죠. 외곽도로와 연결하는 도로가 난다고 하던데 그것이 생기면 좀 변하겠지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항상 찾는 고향. 늘 편안함을 주는 곳이지만 요즘은 간혹 ‘쓸쓸함’이 든다고 한다. 성장을 하다가 멈춘 느낌이다. “제 고향이 좀 더 활력이 넘쳤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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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섭 2006-04-09 15:12:57
간만에 친구얼굴 보는구만 역시 세월은 못속여 날로 사업번창하시고
가까운 날 우리서로 만나서 소주한잔 하세
항상 고향을 생각하여 주어서 고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