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뿌리, '도시'는 꽃
'농촌'은 뿌리, '도시'는 꽃
  • 옥천신문 webmaster@okinews.com
  • 승인 1989.10.28 00:00
  • 호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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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눈을 지닌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오늘의 사회현상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의 눈빛을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부분의 피고름을 먼저 빼내야 할 지, 어느 부분의 살을 다음에 도려내야 할 지 해박한 지식의 전문의 조차도 망설이는 수술대 위의 파리한 중병환자처럼 이 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몸 어느 부분에 상처가 나고 곪아가고 있는지엔 지나치게 민감하면서도 이 사회의 어느 부분에선가 어둠이 암처럼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엔 눈을 감아 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 머리가 길고 짧고 옷이 어떠어떠하고 주머니 사정이 어떻다는 등의 얘기가 이들 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거리라면 참으로 슬퍼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작은 고기는 큰 놈에게 먹히고, 또 큰 녀석은 더 큰 자식에게 밥이 되고 마는 것이 생태계의 법칙이라 하지만 똑같은 이치가 우리 사회에도 적용이 되어 돈없고 힘없고 빽없는 자들은 배경좋고 권력있는 자의 시종이 되어야 한다면 인간과 뭇 짐승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학창시절 어느 학과 시간에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배워 알고 있거늘 오늘 이 사회속 사람들의 모습은 차라리 논두렁의 웅덩이, 질서를 지켜 질주하는 송사리때 보다도 못하지 않는가? 용돈이 적다하여 아버지를 폭행하고 폭행한 자식을 경찰에 고소하고, 경찰은 자식을 쇠고랑 채웠다. 하나의 해프닝이요 우스운 이야기로 넘길 일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다 장사하고 이 장사꾼은 떼돈을 버는데 하나의 가정은 풍지박산이 나고 말았다. 성경속 말세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나 나오는 이야기로만 여기던 세기말적 증상들이 이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면 어느 누가 이 사회를 일컬어 희망이 넘치는 건전사회라 하겠는가.

우리들은 먼저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 이 사회의 문제를 올바로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의 이 사회가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러야 했는지를. 이 사회의 뿌리는 농촌, 도시는 꽃, 뿌리가 썩어가고 있는데 꽃이 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살아보고자 농촌을 떠나 도시를 배회하던 우리 아들 딸들이 도시향략의 희생물이 되고 있지는 않을까.

이제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으며 고위층도 하위층도 그리고 빈곤한 자도 부유한 자도 하나가 되어 이 사회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불들을 켜고 토론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궁극의 해답, 그 숨은 보물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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