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으로 지어 놓은 건물 한 가운데는 10여년전 사용했을 듯 싶은 나무난로가 넓은 공간에 훈훈한 열기를 퍼뜨리느라 고생하고 있었으며 그 위에는 선수들이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가 노릇하게 익고 있었다. 올해 학부모들의 무관심과 코치의 해임 등을 통해 깊은 수렁으로 빠졌던 이원 초, 중 양궁부가 재기를 다짐한 후 처음으로 맞는 동계 훈련 현장이다.
양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짐작되는 활, 선수들이 태권도 학원도 가야 하고, 외가집에도 가야 하기 때문에 방학 내내 집중 강화훈련을 시킬 수 없는 현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도 윤승상 코치와 선수들은 서로 달래며 때로는 혼도 내면서 추운 동계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 해야죠. 일단 2~3회 정도 현 6학년생들과 중학교 2학년 선수를 데리고 김수녕 양궁장으로 전지 훈련을 갈 생각입니다. 잠은 저의 집이 청주니까. 제 집에서 재우구요."
▲선수확보 난항 계속 될 듯
선수들의 훈련비에 중학생 이외에는 점심값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되면 집에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도 최선의 훈련계획을 잡아보는 윤승상 코치. 이원중 동문회 측에서 양궁부에 대한 지원을 모색하기로 결의하고 지난 10월 1차로 250만원을 지원했지만, 재정보다는 선수확보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보였다.
현재 이원초의 전체 정원은 120여명 거기에서 남학생만 따져보면 대략 70여명 하지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4학년부터 생각하면 그 숫자는 더욱 줄어든다. 선수 희망자도 부족하지만 선발할 수 있는 자원 자체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겨울 훈련만 열심히 하면 올해는 중간 정도의 실력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문제는 개학한 이후에 선수확보를 얼마나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추위에 튼 손으로 활시위를 힘껏 당기고 작은 눈망울로는 과녁판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어린 양궁선수들에게서는 모든 것이 부족한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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