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읍내 한 초등학교의 반장선거에서 한 아이가 돈을 돌렸다는 얘기를 처음 듣고 나서 어안이 벙벙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가 과열이라는 얘기는 매스컴을 통해 익히 들었지만, 그것은 서울나라 이야기인줄만 알았던 탓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주 한 초등학교 6학년 반장 선거에서 반장후보로 출마한 한 아이는 피씨방에 보내준다는 유혹으로 5명을 자기편으로 돌렸다. 여러명이 후보로 나온 치열한 선거에서 압승을 종잡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 아이는 결국 당선이 됐고, 피씨방 요금 1천원을 각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받은 아이는 그것을 안 받아도 찍어줄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받았단다. 그렇지만, 나쁜 짓이라는 것은 안다고 했다. 다행이다.
아이들의 행동에 참 기가 막히다가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TV뉴스마다 도배를 하다시피 한 뇌물 수수, 대선 자금 수수, 1천만 원짜리 인사 청탁 비리에 연루된 군수 등 주변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준다고, 아름다운 것만 가르쳐 준다고 하는 우리시대 어른들의 자화상은 이처럼 쓸쓸하다.
저작권자 © 옥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