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동계훈련 현장<3> 옥천고 배구부
'99 동계훈련 현장<3> 옥천고 배구부
  • 이용원 yolee@okinews.com
  • 승인 1999.12.26 00:00
  • 호수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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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공이 공중으로 오르자 마루를 박차고 뛰어오른 선수는 허리를 활처럼 휘며 강하게 공을 때린다. 마루바닥에 꽂히는 공은 시원한 타격음을 내며 튀어 나가고, 선수들은 기합소리로 다음 도약을 준비한다. "모든 운동 종목들이 그렇겠지만 배구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옥천중, 옥천공고, 옥천고를 거치며 이제 11년째 배구를 지도하고 있는 김경수 감독의 얘기다.

▲한솥밥 먹으며 운동, 'DDR 열풍' 밖에 있는 아이들 = 옥천고 배구 선수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생활관' 용도로 지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운동을 한다. 수업을 마치면 오후 6시까지 체육관에서 함께 팀훈련을 하고 저녁 식사가 끝나면 불을 켜고 개인 훈련에 들어간다.

"또래의 아이들처럼 PC게임도 하고 싶을테고, DDR도 하고 싶은 나이에 학교에서 생활하며 운동에 열중하는 선수들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지만, 꾹 참고 운동에 최선을 다해주는 모습이 고맙죠" 학기 중에도 개인 시간을 많이 가지며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지 못하는 선수들은 방학때도 마찬가지다. 1월 1, 2일정도를 제외하고 전체 방학 40일 중 36일 정도는 훈련계획으로 꽉 차있다.

1월 한 달은 조치원고, 수원 수성고, 경북사대부고 등 타 지역 선수들과의 전지 훈련이 잡혀 있고 팀 전술 훈련과 개인 훈련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는 방법은 개인 기량의 향상과 팀웍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내년을 위한 동계 훈련은 더욱 강하게 진행 될 수밖에 없다.

▲작은 신장, 운동기피 현상 넘어야 할 과제 = 올해 옥천고등학교 배구부는 충청북도 배구협회장기 배구대회와 교육감기 배구대회에서 제천의 광산공고를 누르고 모두 우승을 차지해 도 대표로 선발되었다. 하지만 전국체전에 출전해서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것은 역시 신장의 열세다.

현재 옥천고등학교 배구부 선수들의 평균신장은 약 183~4cm로 일반적인 도시권의 선수들이 대략 187~8cm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신장의 열세는 중요한 문제다. 또 다른 하나는 성장의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도 부모의 기피로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년에 옥천고등학교 배구팀으로 진학하는 선수들은 모두 3명, 후년에는 1명으로 선수수급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 던져진 상태다.

전국에 고등학교 배구팀은 모두 30여개 정도. 하지만 그 중에서 읍 단위에서 배구팀을 가지고 있는 곳은 조치원과 옥천군 정도다. 인구도 많고 소득 수준도 높은 도시와 비교할 때 그만큼 선발할 수 있는 자원의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고, 운동을 생각하는 부모들의 의식에도 많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올 초에 옥천고등학교 배구부 후원회(회장 정범규)가 결성되면서 감독진과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물질적으로 많은 재정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는 후원회 분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내년은 전국 4강 입성 목표 = 올 동계 훈련의 목표는 내년 전국대회 4강 진입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 전 단계는 물론 도 대표로 선발되는 것. 동계훈련을 착실히 진행한다면 올해와 같이 도 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김 감독은 말한다.

"일단 시작한 일이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최선을 다 해야죠. 내년 시즌을 위해 훈련 열심히 해서 우리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주장으로 동료를 이끌 김명남(센터) 주장은 각오를 다져본다. 한편 올해 졸업하는 배구 선수 3명 중 유뷰재(세터)군은 성균관대에 입학이 결정돼 현재 성균관대에서 훈련중이고, 임재왕(라이트), 박영현(센터)군은 목포대와 조선대 입학제의를 받았으나 실업팀인 삼성전자 입단을 결정했다.

각 학교 감독과 코치 명단 ▲옥천고 △감독 김경수 △코치 배인선 ▲옥천중 △감독 이재관 △코치 이성원 ▲삼양초 △감독 임문호 △코치 진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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