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또, 받은 후에 돌려주셨다고요?”
[기자의 눈] “또, 받은 후에 돌려주셨다고요?”
  • 류영우 기자 ywryu@okinews.com
  • 승인 2005.09.16 00:00
  • 호수 7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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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참고로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당시 2002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천년민주당 군수 후보였던 유봉열 군수가 2001년 설을 앞두고 청성면 장연리에 정신병원을 설립하려는 한 업자에게서 100만원짜리 한복을 선물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봉열 후보는 100만원짜리 한복을 곧바로 업자에게 돌려주었다고 해명했지만 한복을 맞추기 위해 치수를 잰 장소가 군수실이었다는 사실과, 한복을 받고 돌려준 과정에 대한 설명이 유 후보와 군수 비서들 간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나타나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3선 군수의 종착점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시, 유 군수가 승진 대상자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4년 전과 똑같이, 다시 돌려주었다는 해명도 내 놓았다. 아니, 오히려 이런 언론보도와 관련해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과 함께 개인적으로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주홍민 비서는 “인사문제와 관련 군수님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언론사 기자들과의 통화를 단절하고 있다”며 “당시 경향신문 취재기자의 화술에 말려들었다”는 반응이다.

유 군수도 해명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승진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고 돌려준 사실)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다”는 입장이다.

승진인사와 관련된 공무원들의 청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 군수도 지난해 펴낸 자전에세이에서 “양주병 상자 밑에 5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진급을 앞둔 몇몇 공무원들이 내게 천만원, 이천만원씩 가져오는 것이었다”, “현금 천만원이면 크리넥스 통 하나 정도의 분량이다. 거절해도 막무가내로 놓고 간다”라며 인사청탁의 실태를 고백(?)한 바 있다.

어떤 기관이든 인사 청탁에 열심인 직원이 외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보다 대우받는 풍토에서는 제 구실을 담당하기 힘들다. 많은 주민들은 이번 돈 봉투의 진실이 분명히 가려지길 원한다.

1천만원이 든 돈 봉투 전달 과정에 있어서 유 군수의 엇갈린 답변이나 ㅇ씨의 승진과 관련, 인사위원장이었던 강호동 부군수의 부정한 개입 여부까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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