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학운위 연수, 속 빈 강정(?)
[기자의 눈] 학운위 연수, 속 빈 강정(?)
  • 황민호 기자 minho@okinews.com
  • 승인 2005.07.08 00:00
  • 호수 7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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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6일 오후 3시 옥천읍 명가, 각 읍면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군내 초중고 학교운영위원 연수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애매하게 오후 중간에 잡은 시간이라 직장에 근무 중인 학부모 및 지역위원들과 학교에 근무 중인 교원위원들의 참여율 자체가 저조했고, 참여한 사람들조차도 한참 일할 때 왔다고 불만이다.

그나마 시간을 내 참여한 한 학부모 위원은 잠깐 인사말만 들은 후, 바로 손님이 기다린다며 얼른 자리를 뜬다.  그래도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온 학교운영위원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강의에 열중한다. 

교육장과 학운위협의회장 인사말이 끝나고 오는 8월1일 예정된 도교육감 선거에 대한 옥천군 선관위 이동근 사무과장의 선거 관련 홍보가 이어졌다. 20여 분 넘게 계속된 강의(?)에 지루함을 느껴서인지 여기저기 희미한 야유 소리가 들린다. 그 다음이 바로 오늘 모임의 핵심인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관리과장의 강연이다.

30분이 예정됐지만 25분 정도에 끝이 났다. 10분의 휴식 시간 후, 50여 분 분량의 특강이 준비됐다. 바로 청산중 이인희 교장의 ‘현대인이 건강하게 살려면?’이란 주제의 특강이다.

이번 연수 일정에 가장 많이 배정된 시간이다. 거창하게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자치의 초석’이라고 박아놓은 책자 문구가 눈에 뜨인다. 과연 얼마나 많은 학부모 운영위원들이 이번 연수기회를 통해 학운위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갔는지 의구심이 든다.  2시간 남짓 배정된 시간 속에 고작 학운위와 관련된 내용은 30여분 남짓이다. 옥천교육청 관계자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매번 학부모들이 서로 안 하려고 해서 학교 운영위원을 뽑기 힘들다는 말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학교를 운영하는 데 직접 참여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테지요. 마냥 들러리를 세울 게 아니라면 제대로 된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자부심을 갖고 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각 시군 교육청의 학교를 꼼꼼히 살펴 학운위의 모범 운영사례를 찾아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학교 예산에 대한 심의를 어떻게 하는지 교육위원들을 모셔놓고 자세한 자문도 구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운위 연수 중 건강관련 강의는 생뚱맞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2시간 연수 중 1시간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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