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법' 이전에 `상식'
[기자의 눈] `법' 이전에 `상식'
  • 백정현 기자 jh100@okinews.com
  • 승인 2005.06.24 00:00
  • 호수 7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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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면사정리에는)레미콘 제조업과 같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보다 다른 업종을 선정하여 입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

이런 내용이 포함된 국가기관(금강유역환경청)의 의견을 접수하고 고민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었다.‘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이 꼭 그렇게 하라는 말은 아니지 않을까?’ ‘하지 말라고 안했으니까 해도 되는 거 아닌가?’

대충 이런 고민을 장장 보름정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니 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들고 나왔다. 환경청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정리에 레미콘을 허가한 옥천군 경제교통과 공무원들이다.

레미콘공장가동으로 예견되는 지하수고갈이나 인근농경지피해에 대해 고민했냐는 군 의원의 질문에는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는 사람들이 앞서 살펴본 환경청의 너무도 단순 명료한 입장을 가지고는 장장 보름을 고민했단다.

왜 고민했을까? 고민이 되니 했을 것이다. 허가를 내줘야 하는데 환경청의 의견이 발목을 잡았으니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환경청의 의견을 ‘애매한 의견’으로 몰아세운 옥천군은 레미콘 공장 승인이 ‘법과 원칙’에 입각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문득 법대 재학시절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법대로 한다는 사람들을 상대할 땐 먼저 그들이 상식을 지키는지 살펴라. 상식을 짓밟고, 거부하는 사람들로부터 법을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시민의 임무다.”

평범한 상식의 눈으로 다시 금강유역 환경청의 결정을 보자. 당신의 눈엔 금강유역환경청의 의견이 어떻게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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